분기별로 발표되는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는 가계가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대출 잔액과 신용카드나 리스사 등에 갚아야 할 신용판매 대금 잔액을 합한 것으로 우리나라 가계부채 통계에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통계다. 전체 액수도 물론 관심이지만 보통 가계가처분소득과 비교한 가계신용 비율을 여러 자료에서 사용한다.
이 비율은 2002년 113.8%에서 2003년 106.7%, 그리고 2004년 103.4%로 연속 하락했는데 당시에는 신용카드 버블 붕괴로 가계신용이 강제로 조정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후 이 비율은 줄곧 상승해 2012년에는 136.3%까지 치솟았다. 이렇게 날로 상승하는 가처분소득대비가계신용비율은 국제적으로도 관심사항이 되고 있고 국제 투자은행들도 이를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 당국도 이러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잘 인지하고 다각도로 부채비율 억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율은 사실 부채 증가만이 문제는 아니다. 가계부채가 늘어도 가계소득이 더 빨리 늘면 사실 문제의 심각성은 줄어들 수 있다. 실례로 가계신용은 2005-2011년 기간 중 연평균 9.2% 증가한 반면 가처분소득은 5.1% 증가에 그친 것이 부채비율 증가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정부의 노력과 부동산 시장 위축 및 소비 위축 등으로 2012년 중 가계신용 증가율은 5.2%에 그치며 200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가처분소득은 이보다 낮은 4.2% 증가에 머물러 부채비율이 낮아지지 않은 것이다. 결국 가계부채 총액의 증가를 억제하는 것도 좋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가계소득이 늘어나도록 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