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흥국 경제에 있어 진짜 중요한 리스크는 급등하고 있는 실질자본조달금리와 관련이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 시대는 끝나가고 있으며 자본조달비용은 상승하고 있다. 선진국과 중국 경제의 수요는 제조업, 서비스업 및 원자재 공급자 등 모든 부문에서 가격 인상을 촉발하기에는 턱없이 취약한 상태다.
여기서 말하는 기업들이 부담하는 실질자본조달금리는 채권수익률과 생산자물가상승률 사이의 차이를 기준으로 한다. 기업들이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은 생산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 지표를 사용하기로 한다. 이 기준으로 할 때 신흥국의 실질자본조달금리는 2010-2012년 평균과 비교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질금리가 기업들의 투자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2009년까지 계속된 세계금융위기 직후 신흥국 채권수익률과 생산자물가상승률 차이는 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아시아와 중·남미 주요국에서 투자는 6%나 감소했다. 이어 2010년 미국 등의 양적완화정책이 시행되면서 실질금리가 0% 아래로 내려가자 신흥국 투자는 20%나 급등했다.
이제 실질금리가 최근 다시 상승함에 따라 연간 6조 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및 중·남미 민간 투자자금의 향배가 불투명해지게 됐다. 이들 두 지역에 있는 주요 12개국의 실질 자본조달비용 단순평균은 2013년 5%에 이르러 2011년의 -1%와 비교해 이미 급등한 상태다. 채권수익률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생산자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신흥국에서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는 더욱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기 침체를 모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세계경제에는 악재가 될 것이다. 서방 선진국에서는 이미 기업투자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도 역시 취약하다. 신흥국의 세계 전체 수요에 대한 기여 감소는 세계경제 회복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국들이 자국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세계 도처의 경제 및 정치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수익률마저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은 대거 이탈할 수도 있다. 물론 선진국이 수입을 늘리고 수입 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개발도상국 기업들의 실질자본조달비용은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가정일 뿐이다.
(로이터 그래픽: 2010-2012년 평균 대비 2014년 초 실질자본조달금리 차이. 실질자본조달금리는 정부채권 수익률에서 생산자물가지수상승률을 뺀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