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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산을 쌓아올린 한국가계가 곧 '한계'에 봉착하면서 2008년 미국처럼 연쇄적인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종말론적인 전망을 제출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최근 한국 개발연구원에서 미국과 한국 가계대출을 비교한 자료("한국과 미국의 가계대출 비교")를 펴냈기에 소개해 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정말 우리가 2008년 미국형 가계대출 붕괴로 이어질 것인지를 검증하는 데 도움 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래에는 자료를 제가 간단하게 요약한 것이며, 원 자료는 '첨부'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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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가계대출 비교
아래 '그림1'의 왼쪽은 2013년 한국, 오른쪽은 2010년 미국 가계대출 데이터입니다. 자기 집을 담보로 대출 받은 가계의 비율은 한국 23%, 미국 45%입니다. 한눈에도 한국 그래프가 왼쪽에 치우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거주 주택 가치 대비 담보대출 비율(LTV)의 평균값(중앙값)은 한국 0.35(0.31), 미국 0.64(0.64)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람들의 비율도 미국보다 적고, 또 담보대출의 부담(LTV)도 미국보다 낮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미국에는 LTV규제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암튼, LTV 및 담보대출 가구 비중 모두 한국이 훨씬 건전합니다.
아래의 '표1'과 '그림 2'는 앞의 내용에 이어지는 것으로, 담보대출 현황에 이어 연간 소득 대비 가계대출의 비중까지 보여줍니다.
한국의 연간소득 대비 거주주택 담보대출의 평균은 미국보다 높고, 중앙값은 미국보다 낮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한국 차주는 소득 대비 낮은 담보대출을 유지하지만, 일부 차주가 높은 담보대출을 받음을 의미합니다. 즉, 제가 누차 이야기했던 것처럼..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전반적인 가계의 문제가 아닌.. 일부 차주(=자영업자)의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여러채 구입한 사람들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보다는 자영업자들이 사업자금 용도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많이 받은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연간소득 대비 거주주택 담보대출 비율이 상위 10%에 속하는 계층의 평균값(중앙값)은 한국이 19.4(5.2)이며, 미국의 경우 7.6(5.5)으로 나타나, 잠재적인 고위험군의 평균값은 한국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그러나 중앙값은 양국이 비슷해, 결국 소수의 극단적인 값이 한국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금융권에서는 DTI나 LTV 때문에 못받고, 2금융권 이하로 가서 대출 받은 사람들이겠죠. 이렇게 극단적인 숫자를 찍은 사람들 중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저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고위험군의 대부분은 자영업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집을 여러 채 사려고 1금융권 뿐만 아니라 2금융권까지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린 사람들은 많지 않을테니까 말입니다. 또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자영업자들은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몰리고 몰려 그런 선택을 한 경우가 많으니, 이게 걱정거리라 하겠습니다. 하루 빨리 내수경기가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 그룹에 속하는 분들이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