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5

(斷想) 세월호 사고로 인한 경제 영향 논의를 바라보는 시각

(※ 사견입니다)

수십 년만에 최악의 민간 해양 사고인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한국은 전국적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첫 며칠간 방송은 진도발 뉴스 위주로 편성됐고 사고 원인과 처리 과정을 둘러싼 얘기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주요 화제 가운데 하나가 될 정도였다. 정부는 사고 발생 후 3주 정도 지난 5월 초 "최근 경기동향에 대한 선제적 보완방안"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기획재정부는 "세월호 사고(4.16일) 이후 속보지표 및 현장경기 점검결과, 소비 및 관련 서비스업의 활동이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정리하며 그 근거가 될 만한 자료를 모아 기자들에게 제공했다. 이후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하는 기사도 있고 심지어 "더블 딥 침체"를 제목에 포함시킨 기사도 눈에 띄는 등 일제히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자료 가운데 실측 자료는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수학여행 취소(정지 조치로 당연) 상황, 백화점 3사 및 할인점 2사 주간 단위 매출액 동향 등이 전부였으며 나머지는 업계 이익단체 견해 등을 정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내수 전체는 물론이고 전국적인 소비가 위축되리라는 확실한 느낌을 주기에는 자료로서 충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투자은행들이 발표한 보고서는 크게 이번 사고로 인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과 소비 등 일부 부문에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기관은 많지 않았다. 나는 지금까지의 추세로 볼 때 이번 사고로 인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사고 여파로 현지 상권이나 일부 업종의 경우 직접 피해를 당하는 안타까운 업체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이야 없다고 해도 일제히 내수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호소하는 논조를 담고 있는 이러한 기사들이 작성되고 출고되는 배경이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해당 언론사들과 담당기자들이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전국적으로 슬픔에 잠겨 있는데 "뭔가 큰일이 났다"는 분위기에 맞추려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각종 이익집단으로서는 이 때를 틈타 정부의 이런 저런 부양조치를 이끌어내려고 언론의 "힘"을 빈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간혹 이런 기사에 대해 일선 기자들 혹은 자료를 만든 정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 알면서 뭘 그러냐"라든지 "뭐든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라든지, "이렇게 써도 보는 사람은 다 안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좋은 게 좋은 거지만, 쓰여진 대로 읽고 읽은 대로 이해하면 되는 그런 기사가 제대로 된 기사가 아닐까.

(※ 사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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