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OECD 비교대상국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비중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개념과 정확한 최근 현황 및 그들의 실태에 대한 정보는 갑자기 찾아보려면 찾기 힘든 경우가 있다. 아래 내용은 산업연구원에서 발간한 『자영업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보고서 내용의 일부로 자영업의 개념, 현황 및 실태 부분만 발췌한 것이다. 보고서 전문은 여기를 클릭하면 구할 수 있다.)
※ 자영업의 개념, 현황 및 실태
(1) 개념
자영업이라는 용어는 자주 사용되지만, 그 개념이 엄밀하게 이해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특히 자영업과 관련한 경제·사회적 문제점과 정책대응을 논의할 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자영업과 자영업자가 엄밀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그 결과 자영업에 대한 논의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영업에 대한 논의와 자영업자에 대한 논의가 뒤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논점을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 건강한 정책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게 만든다. 자영업이란 개인기업(Individual Company, Sole Proprietorship), 즉 개인에 의해소유되고 경영되는 가장 단순한 기업 유형을 의미한다. 자영업에서는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자영업)의 문제와 개인(=자영업자)의 문제가 뒤섞여서 나타나곤 한다.
(2) 현황
자영업의 기본 현황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전국사업체조사 및 국세통계 등을 통해파악해 볼 수 있다.
첫째,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2013년에 전국의 사업체는 총 368만개인데 이 중 개인사업체의 비중이 81.2%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업체의 조직형태별 구성을 살펴보면, 개인사업체가 299만개(81.2%), 회사법인이 46만개(12.4%), 회사 이외의 법인이 10만개(2.8%), 비법인단체가 13만개(3.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개인사업체 수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그러다가 2003년 이후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2009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여 2013년에 개인사업체 수가 368만개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반하여, 전체 사업체에서 개인사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사업체 비중은 1993년 91.2%에서 2013년 81.2%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3년 이래로 한 해도 예외 없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둘째, 우리나라 국세청에 등록된 사업자 수는 2012년 말 현재 총 592만명인데, 이 중 법인사업자가 64만명, 개인사업자가 528만명이다. 전체 사업자 수에서 개인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9.3%로서, 개인사업자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법인사업자 및 개인사업자는 모두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법인사업자가 개인사업자보다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셋째,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로서 자영업자 현황이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3년의 경우 취업자 수는 2,507만명인데, 이 중 임금근로자가 1,820만명(72.6%), 비임금근로자가 687만명(27.4%)이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 565만명(22.5%), 무급가족종사자 122만명(4.9%)으로 구성되며, 자영업자는 다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151만명(6.0%),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414만명(16.5%)으로 구성된다. 자영업자 및 비임금근로자 수는 통계가 집계된 1963년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02년에 최고치를 기록(자영업자 619만명, 비임금근로자 799만명)한 이후 감소세로 반전하였다.
자영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보기 위해, 먼저 각국의 인구 천명당 사업체 수를 분석해보았다(<표 2> 참조).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이 집중되어 있는 5대 산업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운수업, 개인서비스업, 제조업인데, 자영업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도소매업의 경우 한국의 인구 천명당 사업체 수는 18.8인 데 비해, 일본은 11.0, 미국은 4.7, 영국은 7.8, 독일은 9.3, 프랑스는 11.5로 나타나, 한국의 도소매업 사업체 수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한국은 13.5인데 비해, 일본은 5.6, 미국은 2.1, 영국은 2.7, 독일은 3.2, 프랑스는 3.9로 나타나, 각국별 문화와 생활습관의 차이를 감안해도 한국의 숙박음식점업 사업체가 과도하게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운수업, 개인서비스업, 제조업에서도 한국의 인구 대비 사업체 수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많다. 결국 이들 산업에서는 영세한 자영업자가 제한된 내수시장에 서 과잉 경쟁을 벌이게 되고 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주요 선진국의 자영업자 비율(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을 살펴보면, 2013년의 경우 미국 6.5%, 일본 8.8%, 독일 10.7%, 영국 14.2% 등이며, OECD 회원 34개국 평균은 14.9%이다(<그림 1> 참조). 선진국의 경우 자영업의 경제적 비중이 오랜 기간에 걸쳐 하락한 결과 이제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이 1963년 37.2%, 1983년 33.8%, 2003년 27.3%에서 2013년 22.5%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동안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3) 실태
자영업의 기본 현황도 조사기준 및 방식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이지만, 자영업의 실태 역시 엄밀한 파악이 쉽지 않다.
먼저, 2013년 기준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개인사업자가 65.4%, 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사업자가 34.6%이다. 사업이 매우 영세해서 사업자 등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꺼리는 개인사업자가 많기 때문에 자영업의 실태를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 한편, 사업자 등록이 있는 개인사업자 비중이 2007년 60.7%에서 2013년 65.2%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소위 비공식부문 혹은 지하경제의 비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산업별 개인사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의 경우 도매 및 소매업 82만개(전체 개인사업체의 27.7%), 숙박 및 음식점업 66만개(22.3%), 운수업 34만개(11.5%),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29만개(9.8%), 제조업 27만개(9.3%) 등의 순으로 개인사업체가 많이 분포되어 있다. 개인사업체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 97.6%, 운수업 93.4%,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91.9%, 도매 및 소매업 86.7% 등이 있다.
셋째, 2013년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연령계층별 현황을 살펴보면, 50대가 179만명(31.1%)으로 가장 많으며, 다음이 40대(150만명, 26.1%), 60세 이상(150만명, 26.0%)의 순이다. 교육정도별 자영업자 현황을 살펴보면, 대졸 이상이 170만명(29.7%), 고졸이 240만명(41.7%), 중졸 이하가 164만명(28.6%)을 각각 차지한다. 자영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8.7시간으로서, 2007~2013년 기간 중 취업시간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취업자의 근로시간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자영업의 창업 및 폐업이 매우 활발하다. 국세통계를 통해 자영업의 창업 및 폐업 현황을 보면, 2011년에 개인사업자 96만명이 신규 등록하였고 83만명이 폐업하였다. 2012년 연말 가동사업자 기준 개인사업자의 18.1%가 당해 연도에 창업하였고 15.8%가 폐업한 셈이다. 법인사업자의 창업비율 15.3%, 폐업비율 8.9%에 비하면 개인사업자의 창업 및 폐업이 대단히 활발함을 알 수 있다.
통계청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2012년 자영업의 신생률은 14.4%, 소멸률은 13.3%로 나타났다. 자영업의 신생률 및 소멸률 추이를 보면 지난 수년간 신생률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소멸률은 13%대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영업 부문의 과도한 경쟁, 열악한 경영환경 및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자영업의 수적 증가가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다섯째, 2013년 기준으로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의 창업자금 규모는 500만원 미만이 3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5,000만원 미만 창업이 74.9%에 달하여 자영업의 대부분은 창업 당시 사업 규모가 대단히 영세하다. 자영업의 사업자금 조달방법으로는,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이 66.1%, 은행,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 차입이 27.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정부 보조 또는 지원 등은 0.5%에 불과하였다.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자금조달 측면에서 정부의존도가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여섯째, 2012년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1인당 연 소득은 2,05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금액은 1인당 평균 2,986만원이었으므로, 개인사업자 평균 소득은 근로소득자 평균 소득의 60.6%에 불과한 셈이다. 개인사업자의 사업 소득은 근로자의 임금소득보다도 낮거나 혹은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에 그칠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의 소득 증가율 또한 하락하거나 정체되고 있다. 다만,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원이 과세당국에 덜 노출되므로 신고소득이 실제소득보다 적은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소득탈루율은 약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이는 법인세 탈루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일곱째, 은행의 가계·기업대출 기준으로 개인사업자의 차주당 대출 규모는 2013년 3월 말 현재 약 1억 2,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차주당 가계대출 4,000만원의 약 3배 수준이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경제 전체의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 부채 중 38.4%를 자영업자 가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자영업자의 부채 증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 중위값)은 16.1%로서 임금근로자의 11.7%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덟째, 2013년 기준으로 가구주가 자영업을 영위하는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5.2%를 차지한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자산은 4억 6,803만원으로서 상용근로자 가구의 평균 3억 3,789만원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도 8,859만원으로서 상용근로자 가구의 평균 6,154만원에 비해 많다. 자영업자 가계의 재무건전성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을 살펴보면, 자영업자의 경우 74.6%로 상용근로자의 56.2%보다 상당히 높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금융부채는 자영업자가 153.8%, 상용근로자가 88.2%,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은 자영업자가 26.3%, 상용근로자가 17.2%로 나타났다. 즉 자영업자 가계는 처분가능소득의 1/4 이상을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에 할애하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아홉째,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기준으로 가입 및 수급(권)자가 67.9%이며, 미가입자가 32.1%로 조사되었다.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을 비교해 보면, 자영업자의 가입률은 54.6%, 임금근로자의 가입률은 67.6%(정규직 81.2%, 비정규직 39.2%)로 나타났다. 즉,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이 임금근로자에 비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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