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는 아베노믹스의 초기 조치인 대대적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엔화 가치가 대폭 하락했고 그에 따라 기업들의 엔화 표시 이익이 급증하고 주식 가격은 급등했지만 가계 소득으로 연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일본 국민소득 증가가 가계 부문보다 기업 부문으로 더 흘러들어간다는 것과 일본 개인들이 주식 보유 비중이 높지 않으며 그나마 연금 기관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즉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소득이 늘더라도 가계 소득이 증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며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더라도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아래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전체 국민가처분소득 가운데 기업 부문으로 돌아가는 몫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개인의 몫은 줄어들고 있다. 다만 최근 몇년간 이 추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이것은 가계소득이 빨리 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업 소득이 줄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가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또 한가지는 연공서열에 따른 의사결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롬바르드는 엔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높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바로 이 연공서열 문화를 지적한 것이다. 얼핏 보기에 둘 사이에 직접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국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사견이지만 덧붙여 본다.
최근 글로벌 산업 분석가와 대화 도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즉, 미국의 혁신적인 기업의 경우 연공서열 문화가 심하지 않은 경우 기업 내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지위고하나 나이 등을 불문하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한 반면 한국 기업의 경우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회사 간부가 어떤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치켜세울 때 그에 대해 부하 직원이나 나이 차이가 큰 직원이 반대 견해를 자유롭게 피력할 수 없는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공서열 문화는 한국에서는 많은 긍정적인 기능도 하고는 있지만 기업 내에서는 또 많은 부정적 기능도 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문화적 차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하는 기업의 경우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인한 장애 요인이 발견될 경우 이를 잘 개선해나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아래 표는 연공서열 문화가 일본 기업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연공서열 문화에 대한 더욱 훌륭한 글이 있어 몇 개 소개한다:
한편 아래 그림도 한국 내 기업 문화에 대한 적절한 지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