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전반적 평가: 고용창출 여건 변화와 거시 운용의 여유
■ 시진핑 정부는 2020년까지 △ 소득을 2010년의 두 배로 올리고 △ 주요 부문에서 개혁의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음.
■ 이 두 목표는 장기적으로 상호보완적이나, 단기적으로 상충되는 문제를 안고 있음.
- 구조조정을 해야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이나, 구조조정은 기존 경제체제에 충격을 주면서 단기적으로 경제의 양적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함.
- 중국정부는 기본적인 성장률이 크게 영향받지 않는 선에서 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옴.■ 그동안 중국의 경기부양은 1,000만 일자리 창출을 하한선으로 기획되었으나, 2014년 성장률이 목표치에 미달한 가운데 일자리 수는 초과 달성되면서 거시경제 운용에 한결 여유가 생김.
- 2014년 신규 취업자 수는 1,322만 명으로 3/4분기에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섬(9월 말 1,082만 명).
- 총리 업무보고에서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의 증가로 인해 낮은 성장률로도 충분한 고용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힘.■ 리커창 총리는 2015년 7% 성장 목표가 ‘필요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끝에 나온 것이라고 밝힘.
- 리 총리는 이 목표치가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 목표에 부합하며, 경제 총량 확대와 구조조정 추진에 부응하는 합리적인 목표치라고 설명함.
- 한편 양회에 앞서(2015년 2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발전규획사(發展規劃司) 사장(司長) 쉬린(徐林)은 2020년까지 소득을 두 배로 올린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13차 5개년 규획(2016~20) 기간 동안 매년 최저 6.5%씩 성장해야 한다고 밝힘.■ 그러나 2015년 성장률 7.0% 달성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나 급격한 산업구조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
나. PPP 활성화와 민간자본의 활약
■ 정부업무보고에서 민간자본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거듭 강조됨.
- 중국정부는 중앙 및 지방 정부의 투자 여력이 한계에 달한 점을 감안하여 그동안 국가 재정 및 국유기업이 독점해온 인프라 투자 부문을 민간에 개방하고자 했으나, 2012년부터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었음.
- 2014년 6월, 80개 민간자본 시범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제시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으며, 같은 해 11월 7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투자를 장려하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됨.■ 중신(中信)증권은 2015년에 총 1.6조 위안의 민간자본이 PPP 프로젝트에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총 인프라 투자 수요의 12%에 해당하는 액수임.
- 2015년 인프라 투자 총액은 13.5조 위안으로 전망되며, 이 중 지방정부가 책임져야 할 액수가 3.1조 위안임.
- 2015년 허용된 지방정부 채권 발행 총액이 1조 위안이고, 기존 융자 플랫폼을 통해 0.5조 위안 가량을 조달할 수 있으므로, 결국 나머지 1.6조 위안이 민간에서 공급돼야 함.■ ‘철도발전펀드(鐵路發展基金)’와 같은 새로운 금융조달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민간자본의 인프라 투자 활성화에 기여할 것임.
- 철도는 전적으로 중앙정부 예산에 의해 건설돼 왔으나, 이를 집행하는 철도부가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나면서 2013년 초 철도부가 해체됨.
- 2015년에만 총 8,000억 위안이 철도에 투자될 예정이며, 한계에 부딪힌 재정 투입을 보조할 새로운 투자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됨.
- 이에 따라 2014년 4월 리커창 총리는 민간이 참여하는 철도발전펀드를 제안함.
- 2014~15년 펀드 조성 목표액은 4,000~6,000억 위안으로 알려졌으며, 중앙과 민간의 비중을 1:2~1:3으로 추진 중임.■ 리커창 총리는 “정부는 규모를 중시하고, 민간은 이윤을 중시한다”며 양측의 시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민간의 활발한 참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음.
다. 3대 지역개발 전략의 함의
■ 3대 지역개발 전략으로 제시된 일대일로(一帶一路), 징진지(京津冀), 장강경제벨트(長江經濟帶)는 공통적으로 발전 지역과 저발전 지역을 연계한 종합적인 전략임.
- ‘일대일로’는 중국의 서부와 중앙아ㆍ동남아를 연계하려는 전략이고, ‘징진지’는 베이징의 과밀화를 해소하고 낙후된 허베이를 개발하려는 전략이며, ‘장강경제벨트’는 낙후된 내륙을 상하이와 연계하여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임.■ 서부개발이나 동북진흥 등 기존 지역개발 전략이 폐기된 것은 아니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힘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이번 3대 전략이 새로운 투자와 성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임.
라. 개방을 통한 개혁: 외국인투자산업지도목록 수정, 네거티브 리스트 검토
■ 2011년에 발표된 외국인투자산업지도목록(外商投資産業指導目錄)이 2014년 의견수렴을 거쳐 2015년에 확정될 것으로 보임.
- 서비스업과 일반 제조업을 대폭 개방하며 제한 목록을 반으로 축소한다고 밝힘에 따라 관련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진입 전 내국민대우와 외국인투자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를 적극 검토한다고 밝힘.
- 이는 2015년 2월 가서명된 한‧ 중 FTA에서 추가협상을 통해 도입하기로 한 제도들로, 중국이 이를 한국뿐 아니라 보편적으로 개방하겠다는 뜻이므로 추가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음.
- 특히 2015년 타결될 것으로 알려진 美‧ 中양자간투자협정(BIT)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마.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보장성 주택 축소
■ 보장성 주택의 과도한 공급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관련 정책을 소극적으로 조정
- 2014년 도시 저소득 거주민을 위한 보장성 주택은 목표했던 700만 채를 초과한 740만 채가 착공됐으며, 511만채가 완공됐으나 이러한 대규모 저가 주택 공급이 불경기를 맞은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함.
- 2014년 중반부터 중국 주요 대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기록 중임.
- 이에 2015년 계획에는 ‘착공(開工)’이라는 표현이 빠지고 740만 채를 ‘안배(按排)’하겠다는 표현이 등장함.
- 특히 740만 채 중 580만 채의 도시 판자촌 개조가 포함돼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실제 신규 착공은 160만 채 이하가 될 것으로 보임.
바. 투자와 소비의 구조조정
■ 2015년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을 2014년 실제치보다 낮게 설정한 반면, 소비재 소매판매 증가율은 높게 설정함.
- 2014년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목표치는 17.5%였으나 실제는 15.3%에 그친 상황에서 2015년 목표치를 작년 실제치보다 낮은 15%로 설정
- 2014년 소비재 소매판매 증가율 목표치는 14.5%였으나 실제는 12%에 그친 상황에서 2015년 목표치를 작년 실제치보다 높은 13%로 설정■ NDRC 보고서는 2014년 소매 판매 증가율 목표치가 “애초에 높게 지향한 것이었다”며 목표치 달성 실패를 합리화하고 있음.
- 즉 더 높은 소비실적을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예상치보다 높게 책정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음.■ 2015년 경기가 2014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14년 실제치보다 높은 소매 판매 증가율은 실현될 가능성이 별로 없으며, 2015년 목표치도 ‘높게 지향된 것’일 가능성이 높음.
■ 투자 증가율 목표치는 현실성을 감안하여 낮춘 반면 소비 증가율은 비현실적 지향점을 유지했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소비 진작을 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판단됨.
■ 중국의 소비 부진의 근본적 원인은 소득불균형과 사회보장 미비로 개괄할 수 있으나, 2014년에는 다음과 같은 미시적 ‧ 단기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됨.
- 농민공의 도시민 전환이 목표치보다 낮았으며 그만큼 도시민으로서 누릴 사회보장 기회에서 박탈됨.
- 2014년 도시 호적인구 비율 목표치는 37.1%였으나 실제치는 36.7%에 그침.
- 정부의 반부패 이니셔티브에 따라 이른바 ‘삼공(三公) 소비’가 대폭 위축됨(해외출장, 음식접대, 공용차량).
-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특히 부동산경기 위축에 따른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작용함.
- 종합적으로 도시 주민 가처분 소득 증가율(6.8%)이 경제성장률(7.4%)에 미달함.
- 농촌 소득 증가율(9.2%)은 매우 높게 나타나나 아직 농촌의 소득은 도시 소득의 1/3에 불과하므로 본격적인 소비의 주체가 되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