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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실패한 제품을 낚아채 재창조하는 애플의 성공방정식

(※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차원용 님의 글을 소개한다.)
많은 분들이 애플 기업을 보고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기업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제품혁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간단한 애플만의 비즈니스 원칙, 즉 애플만의 성공방정식을 발견할 수 있다. 2013년에 씨넷은 ‘애플 성공의 비결은 말로는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공식, 즉 씻고(wash) 헹구고(rinse) 반복하고(repeat) 재창조하는(reinvent) 것이라며, 애플은 이 같은 기본 공식을 따르고 있어, 분기가 이어져도 뛰어난 실적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필자의 비즈니스 분석 관점에서 재조명해보고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상상의 혁신은 새로운 곳에서도 나올 수도 있지만, 기존의 실패한 제품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헹구고 혁신을 반복하여, 새로운 차원의 신제품을 재창조하는 애플의 전략에서 우리는 새로운 혁신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실패한 것들은 다 버리거나 혹은 새 수장이 바뀌면 새로운 것만 찾는 한국정부나 한국기업들은 이를 되 새겨볼 필요가 있다.
□ 애플의 성공방정식: 씻고-헹구고-반복하고-재창조

많은 분들이 애플 기업을 보고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기업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제품혁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간단한 애플만의 비즈니스 원칙, 즉 애플만의 성공방정식(Apple's success formula)을 발견할 수 있다. 2013년에 씨넷은 ‘애플 성공의 비결은 말로는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공식, 즉 씻고(wash) 헹구고(rinse) 반복하고(repeat) 재창조하는(reinvent) 것이라며, 애플은 이 같은 기본 공식을 따르고 있어, 분기가 이어져도 뛰어난 실적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Cnet, 23 Oct 2013) ).

씨넷이 설명하는 '씻기'는 제품에 대한 존경심과 팬들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충분히 새롭게 하고, 애플의 우아함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다. '헹구기'는 제품 주변으로 멋지고 탁월한 분위기(aura)를 만드는 과정이다. 결정적인 단계인 '반복'은 앞의 씻고 헹구는 사이클을 계속 반복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애플 제품의 지속적인 재창조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를 필자의 비즈니스 분석 관점에서 재조명 해보기로 한다. 애플의 성공 방정식을 보면, 처음부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타사들이 먼저 출시했지만 실패한 제품들을 낚아채어, 씻고 헹구고 반복하여 재창조한다는 점이다. 우선 씻고는 왜 그 제품이 실패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타사의 제품들이 실패한 이유는 너무 시장에 빨리 출시되어, 시장에는 모바일 네트워크, GPS, 와이파이 등의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고, 고객을 지원하는 앱 등의 생태계 구축이 미비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인프라가 부족했는지, 어떤 콘텐츠(앱)가 부족했는지, 어떤 핵심기술이 부족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 다음 헹군다는 것은 부족한 인프라와 기술과 콘텐츠를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 애플이 직접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기술(특허)을 타사로부터 사올 것인지, 아니면 인수합병 또는 인수개발 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다음 반복한다는 것은 그 판단에 따라 기술혁신과 서비스 혁신을 반복하여 거의 완벽한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멋진 디자인의 최고의 제품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 아이폰: 퓨처폰과 OS와 앱의 융합

우선 아이폰을 보자. 2000년 초기에 노키아, 모토로라와 삼성전자 등은 퓨처폰에 열을 올리면서 시장은 포화되어갔다. 고객들은 스마트한 폰을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인데, 이들은 퓨처폰에 OS와 앱을 융합하는데 실패했다. 이것을 애플이 낚아채어, 씻고 린스하고 반복하여, 음악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2003년에 먼저 출시하고,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에 캘리포니아의 뉴왁(Newark)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다음, iOS와 플레이-라이프-학습-일이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의 각종 앱과 콘텐츠를 개발 구축한 후, 2007년에 아이폰을 출시해 대 박을 쳤다. 2008년에는 앱 스토어, 2011년에는 아이클라우드와 시리를 출시하며, 지금도 멋진 디자인의 아이폰을 재창조하고 있다. 또한 액체금속이라는 신물질을 확보하고 3D 프린팅 특허를 확보하여 조만간 3D 프린팅의 아이폰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애플워치: 유일하게 성공한 스마트워치

이번엔 시계(Watch)를 보자. 2001년에 미국 아이비엠(IBM) 연구소와 일본의 씨티즌(Citizen) 사는 공동으로 리눅스를 탑재한 손목 시계형 컴퓨터인 워치패드(WatchPad 1.5)를 개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03년에 라스베가스 쇼에서 빌 게이츠 회장이 새롭게 발표한 스마트개인객체기술(SPOT, Smart Personal Object Technology)을 탑재한 시계를 개발했으나 이에 참여한 파슬(Fossil) 등의 제조사들은 다 실패했다.

이 SPOT은 AM이나 FM 주파수의 남는 주파수를 이용하여 이맬, 약속, 생일, 캘린더, 날씨, 주식, 스포츠 경기 결과, 게임, 교통정보, 영화관 찾기 등을 시계로 알려주는 것이었다. 기타 삼성전자도 이 당시 시계를 출시했으나 다 실패했다. 애플은 이러한 실패한 기존 제품을 낚아채어, 왜 실패했는지를 잘 분석하여, 나름대로의 애플워치(Apple Watch)를 씻고 헹구고 혁신을 반복하여 재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애플은 2015년에 사파이어를 탑재한 전자기기가 아닌 독창적인 시계를 시장에 출시하여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 아이패드: PDA에서 PAD로

이번엔 아이패드(iPad)를 보자. 2001년에 휴대전화+음성녹음+카메라+MP3 등이 융합된 PDA가 출시되었으나 모두 융합에 실패했다. 2002년에 아이비엠(IBM)은 씽크패드(ThinkPad)의 메타패드(Meta Pad)를 개발했으나 실패했다. 2003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갖고 이동할 수 있는(Portable) 미라(Mira)를 발표했는데, 여러 제조사들이 이를 탑재한 스마트 디스플레이(Smart Display)를 출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애플은 이들 실패한 제품들을 다시 낚아채어 씻고 헹구고 혁신을 반복하고 재창조하여 2010년에 9.7인치의 아이패드라는 유명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2013년에는 두께 7.5밀리의 5세대 제품인 iPad Air를 출시해 성공하였다.

□ 아이카: iOS의 점진적 확대 과정

이번엔 아이카(iCar)를 보자. 2001년과 2002년에 트렌드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이었다. 당연히 모토로라(Motorola)가 주도하였다. 또한 제너럴 모토(General Motor)의 온스타(OnStar), 대우자동차와 케이티에프(KTF)의 텔레매틱스와 위치정보시스템(GPS) 솔루션인 드림넷(DreamNet), 포드(Ford) 자동차의 윙캐스트(WingCast), 토요타(Toyota) 자동차의 모넷(Monet) 등은, 그저 자동차와 기기와의 연결이 주된 전략(Connected Society)이었으며, 콘텐츠도 없었고 그 당시엔 앱도 없었으므로 모두 실패했다. 이젠 4G LTE, 와이파이 (WiFi), 블루투스 저 에너지(BLE)를 이용하는 아이비콘(iBeacon) 등 인프라가 구축되고, 여기에 지도(iMap), 로케이션베이스서비스(LBS), 음성인식기술인 시리(Siri) 등 충분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준비한 애플은, 실패한 자동차를 낚아채어, 2014년 ‘iOS in the Car’와 ‘Siri in the Car'라는 솔루션으로 아이카 디스플레이(iCar Display) 을 성공적으로 출시하였다.

□ 스마트홈: 때를 기다린 자의 미덕

이번엔 스마트 홈을 보자. 2001년에 홈 네트워크(Home Network)가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예를 들어 홈의 가전 제품 중 냉장고만 24시간 전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냉장고가 홈의 허브 또는 서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IBM은 퍼베이시브(Pervasive Computing)의 일환으로 냉장고를 디지털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냉장고를 위한 OS를 만들고 냉장고에 붙일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2001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디지털 홈(Digital Home)인 홈 네트워크 솔루션(Home Network Solution)을 개발했으며 또한 2002년에 홈 미디어 센터(Home Media Center)를 선보였다. LG전자는 2002년에 홈 네트워크 빌트인 솔루션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개념은 홈에 있는 기기들을 그저 연결하는 것으로, 지금의 엔-스크린(N-Screen) 서비스가 아니라, 많은 디바이스를 솔루션으로 판매하는 전략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모두가 다 실패했다. 이제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앱 등의 콘텐츠가 생태계를 이루자, 애플은 이를 낚아 채어 씻고 헹구고 혁신을 반복하여 2015년에 사물인터넷 개념의 스마트 홈 키트를 공개하고 홈 앱의 스마트 홈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 스마트 키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가는 과정

이번엔 스마트 부엌(Counter Intelligence)을 보자. 2004년에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은 야심 차게 부엌의 지능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추진결과 개념상의 프로토타이프로 끝나 실패했다. 그릇이나 주전자에는 태그나 센서를 붙일 수 있으나 파, 고추, 배추와 양념 등에는 붙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2008년에 인텔(Intel)의 디지털 키친(Digital Kitchen) 프로젝트, 워싱턴 대학(Univ of Washington)의 디지털 키친 프로젝트,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지털 홈(Digital Home) 프로젝트 등 많은 기업들과 대학연구소들이 추진했으나, 부엌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쉽지 않아 다 실패하였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1) 부엌의 테이블을 서피스 테이블(Surface Table)로 바꾸고, (2) 요리법(Recipe)을 개발하여 요리법에 따라 테이블의 식기 위치가 바뀌어야 하며, (3) 3차원 프린터로 용기나 음식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고 3차원 프린터도 100만 원대로 낮아져 진입장벽이 없다고 판단한 애플은 스마트 홈의 일환과 사물인터넷의 일환으로 실패한 부엌을 낚아채어, 부족한 기술의 특허들을 확보하고 인수 합병을 통해 아이키친(iKitchen)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상의 혁신은 새로운 곳에서도 나올 수도 있지만, 기존의 실패한 제품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헹구고 혁신을 반복하여, 새로운 차원의 신제품을 재창조하는 애플의 전략에서 우리는 새로운 혁신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실패한 것들은 다 버리거나 혹은 새 수장이 바뀌면 새로운 것만 찾는 한국정부나 한국기업들은 이를 되 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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