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연준은 고용 개선에도 불구하고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근거해 금리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음.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두 가지 큰 범주인 재화와 서비스 중 지난 수년간 전자는 하락하고 후자는 상승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남. 향후 미 연준은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종합물가 지표뿐만 아니라 재화 및 서비스 물가 수준에 미치는 경기변동적 또는 구조적 요인들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임.■ 최근 미 연준은 지속적인 고용 개선에도 불구하고 디플레 우려 때문에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입장은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음.
• 금년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불변(0.0%)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치(2%)에 크게 미달하였고, 이를 근거로 연준은 금리인상에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임.
• 그러나 소비자물가는 재화가격과 서비스가가격의 가중평균이라는 점에서 두 가격을 구분해서 보면 재화가격은 하락(5월 현재 전년동월대비 -3.3%)하는 반면 서비스가격은 빠르게 상승(5월 현재 전월동월대비 2%)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음.
•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경기가 확장국면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매우 낮은 상태임.
• 따라서 이 두 가지 기준지표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통화정책을 수행해야 적시성·유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음(서비스가격 상승을 수요측면의 인플레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임).
■ 서비스가격 상승은 임대료 급증에 상당부분 기인하지만, 재화가격과 서비스가격 간 괴리현상(division between goods and services)은 다음과 같이 상호연관성이 높은 항목들을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짐.
•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마트 와인 가격은 5년 전 대비 소폭 하락하였지만, 레스토랑 와인 가격은 동 기간 중 약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
• 남성 정장 가격은 5년 전 대비 각각 3.7% 하락하였지만, 세탁소 비용은 동 기간 중 약 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
• 특히 여가문화(entertainment) 관련 항목들에서 재화와 서비스 물가 간 괴리현상이 가장 두드러졌는데, 예컨대 TV 가격은 5년 전 대비 약 58% 하락한 데 비해 방송수신료는 약 13.7% 상승함.
■ 이러한 괴리 현상은 서비스 공급자들이 재화 공급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가격결정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지적됨.
① 글로벌 경쟁의 결여 : 서비스는 비교역재 성격이 강해 재화와 달리 외국기업의 진입에 의한 가격경쟁에 거의 노출되어 있지 않음.
② 노동비용의 상승압력 존재 : 서비스 가격은 국내 노동시장 여건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는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타이트(tight)한 상황(구인 수가 구직자 수보다 많아져 필요 노동력을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음.
③ 생산성 둔화 : 운송·출판·회계 등 다양한 서비스 산업에서 ICT 발달에 따라 생산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신문·토목·항공 등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산업에서는 생산성이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윤 확보를 위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됨.
■ “서비스가격상승률>재화가격상승률”은 미국 경제 내 설비 사용 및 노동 고용(생산요소 사용량)이 이미 상당한 수준(과잉 또는 과열)이라는 것을 시사함.
• 달러 강세로 수입물가 및 재화가격이 하락하는 현재 상황을 경기침체로 판단하는 것은 오류이며, 경기 과열이나 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서비스가격상승률이 더 적합할 수 있음.
• 향후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물가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
• 이 경우 연준은 물가안정과 고용극대화(적정성장 달성)라는 두 가지 통화정책 목표 중에서 전자를 위한 금리인상 단행에 있어 ‘시기적으로 늦을 가능성(behind the curve)’이 존재함.
■ 미국의 소비자물가 양극화 현상은 향후 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집행함에 있어 종합물가지표뿐만 아니라 재화 및 서비스 물가 수준에 미치는 경기변동적 또는 구조적 요인들을 충분히 고
려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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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위 논의와 관련하여 한국의 물가상승률 추이를 주요 항목별로 구분해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기비)이 2014년 중반부터 급격히 하락한 것은 경기상황보다 심한 측면이 있으며 개인서비스와 집세 동향을 보면 2009년이나 2012년과 같은 급격한 위축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