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견임. 이 글은 관련 주제에 대해 답을 한다기보다 문제 제기 차원에서 쓴 것임.)
한국의 소비지출이 심각하게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소비 부진을 얘기할 때 처분가능국민소득 가운데 기업의 몫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가계의 몫은 훨씬 더디게 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이것을 거대한 구조적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즉 기업이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이며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혹시 통계상 왜곡 가능성은 없을까?
|
(위 그림에서 보듯 실제 한국의 전체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법인의 몫은 1997년 2.9%에서 2013년에는 10.2%까지 높아졌다. 반면 개인 몫은 전체의 74.2%에서 65.8%까지 낮아졌다.) |
|
(같은 통계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소개해 보겠다. 위 그림처럼 법인과 개인의 처분가능소득을 각각 1997년 현재 100으로 놓고 이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현재 법인 몫은 901로 9배로 늘었지만 개인 몫은 230으로 2.3배로 느는 데 그쳤다. 따라서 기업의 처분가능소득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했다고 말할 수 있다.) |
|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격차가 너무나 커 보인다. 정말 무언가 크게 잘못돼 기업들의 가처분소득이 개인(가계)들의 가처분소득보다 7배나 더 빠르게 증가한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갖고 이 기간 중 법인 수와 개인(인구) 수, 그리고 가계의 수 변화를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이 기간 중 법인 수는 278% 증가한 반면 가구 수는 34% 증가했다. 또 인구는 9.5% 증가에 그쳤다. 즉 법인 수가 가구나 인구 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는 것이다. 혹시 이런 숫자의 차이를 반영하면 어떻게 될까? 위 그림처럼 숫자상 변화를 제외할 경우, 즉 법인당, 가구당, 1인당 가처분소득 변화를 살펴보면 2003/04년, 2010/12년 두 기간을 제외하고 그 증가 속도 차이가 훨씬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단순한 계산이 통계학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한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가처분소득 통계를 이해하는 데 참고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