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의 선택: 정책 실패는 없다
요약:
▶ 17일 FOMC :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정책 실패로 연결될 우려, 신중모드로 갈 것
▶ 2016년부터 미국은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디플레 압력이 높아지는 구도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국 금리 인하론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금)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파급 시차 있어 지켜보야 하겠지만, 금리인하 효과가 과거보다 제한적’이라고 발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는 10월 인하설까지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당사 채권팀은 추가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견해다.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지만 현재 한국의 금리가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인 미국과 큰 차이가 없어 이미 충분히 경기 부양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환율도 급등했다. FOMC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금융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국가들은 오히려 정책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에는 신흥국인 파키스탄이 정책금리를 6.5%에서 6.0%으로 낮췄고 뉴질랜드도 기준금리를 2.75%로 25bp 인하했다. 노르웨이는 24일(목) 정책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으며, 일본 중앙은행(BOJ)도 이르면 10월 30일 양적완화 규모 확대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1)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2) 달러 강세 압력이 신흥국의 성장동력을 약화시켜 3) 달러화 자산 강세 – 비달러화 자산 약세 구도를 강화하고 4)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미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연결고리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순환참조가 걸려있는 꼴이다.
실제로 [그림 1]은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만 있어도 2016년부터 미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 조만간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만기도래 증권의 재투자를 중단해 총 자산이 줄어드는 사이클로 진입하게 되는데, 일본중앙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총 자산이 여전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추가 양적완화설까지 대두되었다. 중국 등 주요 신흥국 무역 파트너들의 통화정책까지 완화적간다면 미국은 더더욱 상대적 긴축으로 내몰리게 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과감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번 주 17일 FOMC에서 미국 정책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판단한다. 전격적인 금리인상이 정책 실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 결정이 10월 이후로 미뤄지거나 설사 금리를 올린다 해도 10bp 정도의 시험적인 수준에서만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멘트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확산된 7월 이후 미시건 소비자신뢰지수는 큰 폭 반락했고 미국 채권시장의 내재 기대인플레이션도 5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미국 에너지 하이일드 회사채 가격은 2011년 수준까지 회귀해 위험자산 회피가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정책 실패를 범할 것이라고 베팅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더 이상의 숏 마인드 접근이 무의미하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