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7년이나 흘렀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소비 수요 부진에 직면해 있으며 성장률은 회복되지 못하고 주요국 중앙은행은 위기 대응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1-2년 사이 세계 경제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사진 출처: http://www.selectfactoring.co.uk/) |
첫째 시나리오는 위기 재발 및 장기 저성장 진입이다. 2007-2008년과 같은 은행 위기는 아니지만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지고 자산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둘째 시나리오는 디플레이션 속 활황 출현이다. 이 경우 중국, 일본, 대다수 신흥국 및 원자재 수출국의 수요 측면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영국, 유로존의 소비 활황세가 이를 압도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당사는 둘째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비생산적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중국 성장률이 3-5% 선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세계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성장률 둔화 예상에 따라 세계 원자재 시장이 급락했지만 이는 원자재 생산국에서 원자재 수요국으로 부가 이전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원자재 수요국에서는 처음에는 늘어나는 소득에도 불구하고 저축을 늘렸지만 이제 드디어 소비를 늘리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중국이 과잉투자를 자제하는 가운데 미국, 영국, 유로존에서는 투자를 늘릴 기회가 높아지는 효과도 맛보고 있다.
물론 이런 낙관적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한 필요조건이 있다. 세계 주요국 당국간에 전례 없이 강한 정책 공조가 이루어지거나 최근 그래 왔던 것처럼 이런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서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세계 경제를 그런 대로 끌어가는 것이다. 이런 필요조건이 충족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향후 몇개 분기 동안 다음 몇 가지를 잘 지켜봐야 한다:
● 일본 통화정책
아베노믹스 초기부터 당사는 실패를 예고했다.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가능성이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추가 통화완화를 단행할까? 세계 경제에 최선은 BOJ가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엔화 추가 절하 정책을 편다면 중국의 환율 정책도 유지되기 힘들어진다.
● IMF의 위안화 SDR 편입 여부
시진핑 주석 취임 이래 중국은 금융자유화 및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대대적인 부양책도 자제해 왔다. 주요국 가운데 중국이 유일하게 고평가 통화를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며 그렇게 되면 중국은 환율 자유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이번에 편입이 또 무산되면 위안화의 1회성 평가절하가 추가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 미국 소비 심리
실질 소득 개선에 따른 소비 증가가 이끄는 경제 성장이 현재 미국 경제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한동안 소비 부양 효과를 내지 않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소비자들이 입었던 충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가 여전히 의문시되고 있다.
● 중국 노동 시장
중국 노동시장은 최근 성장률 둔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불안 조짐이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만일 이것이 사회적 불만과 결합해 폭발할 경우 중국 정부의 개혁 추동력이 약화될 여지가 있다.
● 중동 정세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중동 산유국 경제는 유가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지역에서 정치적 혹은 기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세계 유가가 다시 급등하는 상황이 온다면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