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석태 님의 서평을 소개한다.)
행운에 속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이건 옮김, 중앙books, 2010년 (절판)
금융시장에 대한 우화, '동지중해' 회의론의 전통이 배어 있는 철학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의 관점에서 본 세계의 해석, 행동경제학의 기본에 대한 설명,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의 여러 저서 중 가장 겸손하고 읽기 쉬운 책.
연말을 맞이하여 세 번째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정리하다.
- 초판 원고를 쓸 때 나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내가 직접 확인했거나 독자적으로 개발한 내용이 아니면 다루지 않는다. 둘째, 손쉽게 써내려갈 정도로 숙고한 주제가 아니면 다루지 않는다.
(나는 이 두 가지 원칙을 지킬 자신이 없기 때문에 책을 쓰지 않는다.)
- 백만장자들의 속성이 평균적인 사람들과 비슷하다면, 이들의 성공은 오히려 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 논리에는 실증이 필요 없다. 논리 없이 통계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그 반대로 통계 없이 논리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 그는 절대로 '무방비 옵션'을 매도하지 않는다. 희귀사건에는 어떤 경우에도 노출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희귀사건에서 이익을 얻고자 했다. 그는 자기 돈을 재무부 채권 외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가 아니라 저축으로 부자가 되고자 한다. 그는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제력을 유지하면서 열심히 일한다면 누구나 넉넉한 인생을 살아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믿는다. 그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순전히 운이다. 4,000권의 장서를 갖춘 그의 아담한 집은 부채가 없다.
(어느새 내 인생의 규칙이 된 글. 물론 ELS에 투자하여 '무방비 옵션을 매도'한 적이 두어 번 있으며, 현재도 주식형 펀드에 일부 투자하고 있고, 외가격 옵션을 매수하여 '희귀사건에서 이익을 얻고자 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리고, 내 집에 남아 있던 담보 대출을 지난 여름에 다 갚았다.)
-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리더가 되는 주요 이유는 그들이 가진 능력이 아니라 미세한 신체적 신호를 통해 전달하는 지극히 피상적인 인상이다. 이런 것을 오늘날에는 '카리스마'라고 부른다.
- 감정이 없으면 인간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을 '이성을 돕는 윤활유'라고 부른다. 아이디어를 체계화시키고 실행하려면 감정을 사용해야 한다.
- 나는 단지 내가 운에 속기 쉽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감성적인 사실을 받아들일 만큼만 똑똑하다. 나는 감정에 지배받는다. 그러나 나는 아름다움을 즐기므로 이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 나도 이 책에서 내가 조롱한 사람들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 영웅이 영웅인 것은 전쟁의 승패 때문이 아니라, 행동이 영웅적이기 때문이다. 실수란 사후적으로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 당시까지 존재한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할 대상이다.
- 위험 관리자는 수익을 내는 트레이더에게 위험을 떠안지 말라고 막을 권한도 없다. 멍청이들이 사후 결과만 보고 소중한 수익 기회를 날려서 주주들에게 손실을 안겼다고 비난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험 관리자는 정치적으로 처신할 수밖에 없다. 위험 감수 활동에 대해 경고하는 모호한 내부 규정을 만들지만, 자신의 자리를 보존해야 하므로 위험 감수를 완전히 막지는 않는다.
- 지난달에 우리가 뉴스를 '연구'하면서 30여 시간 이상을 소비했지만, 예측력을 높이거나 세상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려면 엄청난 성찰이 필요하다.
- 휴대전화나 포켓용 컴퓨터로 실시간 주가를 확인하는 투자자를 볼 때마다 나는 웃고 또 웃는다.
- 종교나 개인적 행동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성적이 되는 반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처럼 운에 지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비합리적이 된다.
- 이코노미스트는 그럴듯한 포장 능력으로 평가받는 것이지,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채권 가격은 그런 포장에 속지 않았다.
- 부유한 트레이더는 최악의 트레이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정 시점에서 보면, 가장 큰 성공을 거두는 트레이더는 시장의 최근 순환에 가장 잘 맞는 트레이더이다.
- 우리가 사는 세상은 희귀사건이 갑자기 발생하므로, 상황이 '수렴'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 게다가 인생에서 벌어지는 상황도 전혀 연속적이지 않다.
- 금융 공학이야말로 사이비 과학이 잔뜩 첨가된 분야다. 이런 기법에서는 과거 역사를 미래 예측의 수단으로 삼아 위험을 측정한다. 과거 분포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법이 없으므로, 이런 개념 자체가 매우 값비싼 실수를 야기한다.
- 칼 포퍼는 과학을 문자 그대로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과학은 자칭 과학자라고 생각하며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학과 다르다. 과학은 단지 성찰이며 추측에 불과하다.
- 추론의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데이터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는 전문가들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빠르고 확실하게 함정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 실생활에서도 평균으로부터 편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것은 실력이 아니라 운 때문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실패는 운이라고 생각해도 성공을 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단일 임의 실행에도 자세히 보면 반드시 패턴이 나타난다. 진정한 임의성은 임의적으로 보이지 않는 법이다.
- 소로스와 같은 진정한 투기꾼들의 특징은 경로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순식간에 자신의 견해를 뒤집는다.
- 이제부터 불행을 만나게 되면 개인적 품위에 초점을 두라.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혜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라. 다른 사람의 잘못이었더라도 자신의 운명에 대해 남을 비난하지 마라. 행운의 여신도 어쩌지 못하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당신의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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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론이 대답했다. "온갖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불행을 돌아보면, 우리는 현재의 기쁨에 자만해서도 안 되고, 언제든 바뀔 수 있는 행복을 보고 감탄해서도 안 되는 법입니다.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불확실한 미래가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신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을 허락한 사람에 대해서만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네로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확률을 의식했지만, 정작 자신의 신체적 위험에 대해서는 확률을 제대로 생각지 못했다. 네로의 헬리콥터는 바람 부는 날 배터시 공원 근처에 착륙하던 중 추락했다. 그는 혼자 타고 있었다. 마침내 검은 백조가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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