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일섭 님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을 공유한다.)
이주열 총재가 "금리를 내려도 소비가 늘지 않고, 고용과 물가의 관계는 점차 약해지고..." 등등을 지적하며 경제이론이 먹히지 않는 현실에서 통화정책 수장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물론 기자단 송년회에서의 몇마디 언급에 너무 심각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겠지만, 기사내용만으로 보면 과거 학계의 논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신 것 같다. 이총재가 토로한 어려움의 일부인 "금리인하의 약발이 떨어진 것", 나아가 이른바 '유동성 함정'이라는 문제는 최근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케인즈가 80여년전에 제기한 바 있고, 이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도 십수년전에 일본의 장기불황을 계기로 등장한 바 있다. 물론 그 해결책이 지금의 우리 상황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가는 또다른 논의의 주제이지만.
암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런 사정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지난 11월말의 포스팅 (https://www.facebook.com/ilseoplim/posts/1229531253729042) 에서 거론한 적 있는데, 들롱은 유동성 함정 하에서의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크루그먼의 글을 아무도 읽지 않은 것 같다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이런 내용이 있다는 걸 몰랐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오늘 또 이 얘기를 하는 것은, 며칠전의 이주열총재 기사가 기억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들롱의 새로운 포스팅을 읽었기 때문이다. 들롱은 지난번 크루그먼의 1998 페이퍼(It's Baaack)를 소개한 데 이어, 추가로 2000년 페이퍼를 소개하면서 "Mysterious Absence of Paul Krugman Thought"라고 제목을 달았다.
크루그먼의 2000 페이퍼에서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나름의 모델링, 재정정책의 효과, 그리고 양적완화, (비전통적) 공개시장조작, 인플레(기대) 타게팅 등 여러가지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무려 15년전 크루그먼의 견해를 볼 수 있고, 그것이 여전히 현재적인 쟁점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1998 페이퍼가 너무 길어서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2000 페이퍼를 권한다.
들롱의 포스팅은
http://www.bradford-delong.com/…/what-is-the-eccles-buildin…
들롱의 포스팅에 소개된 크루그먼 2000 페이퍼의 원문은
http://citeseerx.ist.psu.edu/viewdoc/download…
참고로 페이퍼의 결론 부분을 몇 자 소개한다.
"The whole subject of the liquidity trap has a sort of Alice-through-the-looking glass quality.Virtues like saving, or a central bank known to be strongly committed to price stability, become vices; to get out of the trap a country must loosen its belt, persuade its citizens to forget about the future, and convince the private sector that the government and central bank aren’t as serious and austere as they seem."
▶ 페이스북 글 원래 위치: https://www.facebook.com/ilseoplim/posts/125139106154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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