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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책소개)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힐 것인가?

(※ 지인의 블로그 글을 공유. 마지막에 내 생각은 따로 추가함.)

성인 상당수가 1년에 책 한두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 그리고 인터넷 세계를 보면 실질적인 문맹이 가득한 나라 한국에서 '독서'는 영원한 화두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이 주제를 깊숙하게 파고든 문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사회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노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학업성적' 때문일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책을 잘 읽고 또 책 읽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결국 회사 일의 90% 이상이 글을 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통계가 중요하다고 하나, 각종 표와 그래프는 보고서를 위한 밑바탕일 뿐. 결국 글쓰기가 업무의 성과를 상당부분 좌우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글쓰기 책이 지적하듯,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글쓰기에 유리합니다. 읽은 책이 많을 수록 생각도 깊으며, 더 나아가 문장도 조리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왜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책 읽기를 싫어하고 또 어려워할까요?


저는 그 상당 부분이 잘못된 책읽기 교육에 있다고 봅니다. 모 베스트 셀러 작가는 "인문고전을 읽어야 성공한다"는 식으로 주장합니다만.. 저는 이런 식의 책 읽기 교육이 독서에 대한 열의를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독서는 아무때나 가능한게 아니라 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오늘 소개하는 책("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일부를 소개해보겠습니다(책 51 페이지).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교육이 따로 필요 없다. 하지만 글자는 그렇지가 않아서 따로 교육하지 않으면 스스로 터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진화심리학자계의 거장 스티븐 핑커는 “소리에 관한 한 아이들은 이미 선이 연결된 상태이지만, 문자는 고생스럽게 추가 조립해야 하는 액세서리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뇌는 말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는 반면, 글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애초에 뇌는 독서를 염두에 넣지 않았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 매우 부자연스러운 행위인 것이다.
말과 달리 문자는 최근에 발명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익히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두뇌가 충분히 발달되기 전에 어려운 책을 억지로 읽으라고 강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책("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52 페이지 부분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이처럼 독서는 뇌의 다양한 정보원, 특히 시각과 청각, 언어와 개념 영역을 기억과 감정의 부분들과 연결하고 통합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그런데 이런 통합을 위해서는 뇌의 각 영역들이 최소한의 성숙도를 확보해야 한다. 
즉 뇌의 각 영역들이 잘 연결되고 빠르게 통합되어야 한다. 연결된 뉴런은 전기적 신호를 기반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때 전기 신호가 너무 느리면 통합 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다. 문제는 각 영역들의 성숙도의 생물학적 시간표가 달라서, 독서를 위한 통합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때’가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어릴 때부터 어려운 책 읽히는 것은 백해무익한 짓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언제 책을 본격적으로 읽혀야 할까요? 그 나이는 6~9살 사이라고 합니다(57 페이지 부분).
발달 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6세 아이는 대상을 종류에 따라 분류화하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9세 아이에게는 분류화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6세와 9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생각의 시대』의 저자인 김용규는 그 사이에 아이의 뇌신경이 크게 발달하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이 학교에서의 읽고 쓰는 교육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많은 현대 심리학자들은 문자가 아이들의 정신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만 7살에 보내는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그럼, 우리 부모들은 취학 이전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필요한게 바로 '읽어주기'라고 합니다. 부모가 자녀들 앞에서 책을 솔선수범해서 읽음으로써, 자녀들의 모방 행동을 자극하라는 거죠.

더 나아가 소리내어 책을 읽어줌으로써 '말>문자'로의 발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라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저에게 끝없이 책을 읽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한글을 깨쳤고, 지금껏 문자중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편찮은 어머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인문고전만 읽으면 위인된다' 같은 책팔이들의 헛소리에 속아 아이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가하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꼭 읽혀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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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소개된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 관한 내 경험담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아이의 나이에 따라 조금은 다른 개념이 적용된다. 영ㆍ유아기 때는 사실 내용에 관계 없이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즉 아이들은 크면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자신들의 운명이라고 느낀다. 그런 이유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형, 누나, 언니, 부모님 등)이 그렇게 매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도 그런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 주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른들이 책을 흥겹게 읽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학교나 유치원 다니는 형(누나, 언니)는 책을 읽기는 하는데 마지 못해 읽는다든지, 어머니와 어머니는 책을 읽는 모습보다 TV를 보거나 술에 취해 있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든지 하는 환경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주기는 힘들다. 내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우리는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고 나는 대학원 졸업 준비에 바빴고 틈틈이 번역 일도 집에서 했다. 아내도 역시 무언가 읽기를 즐겨 했다. 따라서 아이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줄곧 무언가 읽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아이가 조금 크면 책 읽기를 계속할 만한 동기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즉 그저 그런 동화라면 책이 끝난 뒤 이야기를 지어서 말하도록 시켜본다든지 아니면 결말 부분을 바꿔 말하도록 시켜본다든지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이 때도 부모는 단순히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지시만 해서는 안된다. 옆에서 같이 읽지는 못해도 책을 읽는 행위를 높이 평가하는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자주 심부름 하라며 중단시킨다면 아이는 부모가 책읽기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을 고를 때는 선택의 근거를 항상 대화를 통해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다른 엄마를 만나고 온 날 우리 엄마가 갑자기 "이런 저런 책이 좋다더라"라고 하며 책을 골라 준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 행위를 무언가의 대가와 결부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책을 다 읽으면 원하는 무엇을 하게 해 준다든지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다.

끝으로 책은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정독을 하는 것이 좋으냐의 문제가 있다. 하나의 답은 없지만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독서는 좋지 않다. 어차피 아이들은 수백 권의 책을 읽어도 이해하는 부분만 기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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