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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경기회복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및 한국의 노동생산성 추이를 글로벌 위기 전후로 구분하여 비교해 살펴보았다. 각국의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이후 낮아졌고 과거 경기회복기에 비해서도 회복 정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생산성 수준도 위기 이전의 추세수준을 밑돌고 있다. 5개국 모두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위기 이전에 비해 1~2%p 내외 하락하였으며, 그 수준은 위기 이전 추세의 85~95%, 과거 경기회복기 수준의 90~9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은 표면적으로는 고용변화에 상응하여 경제성장률이 제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본질적으로는 경기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자본축적 부진, 기술혁신 약화,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 등에 주로 기인한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투자활력이 저하됨에 따라 자본심화가 부진하였으며, 위기 이전 생산성 증가를 주도하였던 IT기술의 혁신 효과가 약화되고 R&D 및 지적재산물 투자 증가율도 하락하였다. 또한 위기 이후 저생산성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증대가 이루어진 데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심화된 점도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노동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긴요함을 시사한다.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 강화, 인허가 제도 등의 진입장벽 완화 등을 통해 경제 전반의 혁신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을 개선함과 아울러 신성장동력산업의 육성,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에 정책적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경제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 노동생산성 변동요인 분해
(성장과 고용 측면에서의 요인분해)
위기 이후 주요국의 노동생산성 회복지연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동생산성(시간당 기준)의 변동요인을 GDP와 노동생산성, 1인당 근로시간, 고용률 및 생산가능인구의 항등식을 이용해 성장과 고용 측면으로 분해해 보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노동생산성 둔화는 GDP성장률이 낮아진 데 주로 기인하며 고용 측면은 어느 국가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다만 근로시간, 고용률, 생산가능인구의 변화 등 고용의 세부 측면에서는 국가별로 그 영향의 방향 및 정도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및 영국의 경우에는 고용측면에서 1인당 근로시간의 감소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 둔화, 고용률의 하락세 확대 등에 따른 노동투입 증가율의 둔화가 노동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성장 측면에서 GDP성장률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및 독일의 경우에는 고용 측면에서 1인당 근로시간의 감소폭 확대 및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전환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GDP성장률의 큰 폭 하락과 더불어 고용률의 하락세 둔화(일본) 또는 상승세 확대(독일) 등으로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 고용률의 상승폭이 줄어든 데다 1인당 근로시간의 감소폭이 확대되는 등 고용 측면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GDP성장률이 낮아짐에 따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함수 측면에서의 요인분해)
또한 각국의 노동생산성(시간당 기준) 증가율을 생산함수를 이용하여 총요소생산성(TFP)에 의한 변동분과 자본심화도(K/L)에 의한 변동분으로 분해해 보았다. 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은 상당 부분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둔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을 제외한 여타 국가는 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분의 5~30% 정도만이 자본심화의 부진에 기인하고 70~95%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하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일본의 경우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분에 대한 총요소생산성 하락 및 자본심화 부진의 기여율이 서로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여타국에 비해 자본심화 부진에 의한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 주요국 노동생산성의 회복지연 배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노동생산성의 회복 지연은 경기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자본축적 부진, 기술혁신 약화,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 등에 기인한다. 다만 국가별 여건에 따라 노동생산성의 회복이 지연된 배경은 다소 상이하게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1. 경기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자본축적 부진
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투자활력이 저하됨에 따라 자본심화도 부진해지면서 생산성 제고 기반이 약화되었다. 위기 이후 주요국의 투자율(고정자본형성/GDP)은 감소세를 보이며 위기 이전 수준을 하회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위기 이후 투자중 상당 부분이 대체투자(replacement investment)에 집중됨에 따라 순투자(=총고정자본형성-고정자본소모)가 급감하는 등 생산설비 확장을 위한 신규투자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위기 이후 상당 기간 순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2013년에 들어 플러스로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주요국에서는 위기 이전에 비해 자본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자본심화도의 증가세도 둔화되었다.
자본심화도의 변동요인을 노동투입량에 의한 변동분과 자본투입량에 의한 변동분으로 구분해 보면, 주요국에서 자본심화도의 증가세 둔화는 노동투입량의 증가세 둔화보다 자본투입량의 증가세 둔화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독일의 경우 위기 이후 늘어난 노동투입량도 자본투입량 증가세 둔화와 함께 자본심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실제로 독일의 고용률은 위기 이후 정부 및 기업의 고용유지 전략 등에 힘입어 여타 국가와 달리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자본스톡의 변화 추이를 산업별로 살펴보았다. 미국, 일본, 및 영국의 경우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자본스톡 증가율이 낮아졌으며, 독일과 한국의 경우에는 제조업의 동 증가율이 비교적 꾸준한 수준이었으나 서비스업의 동 증가율은 위기 이후 하락하였다. 서비스업의 자본축적은 모든 국가에서 둔화되는 모습이었으며, 건설업의 자본 축적은 위기 이후 버블붕괴로 타격이 컸던 미국과 영국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 기술혁신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생산성 증가를 주도하였던 IT기술의 혁신 효과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약화된 점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노동생산성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IT혁명기를 주도해온 미국에서는 IT산업 및 IT활용도가 높은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IT혁명기의 이전 수준으로 둔화됨에 따라 전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1990년대 중반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IT자본과 비IT자본으로 구분하여 자본축적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모든 국가에서 IT자본 및 비IT자본의 증가세가 모두 위기 이후 둔화된 가운데 비IT자본에 비해 IT자본의 증가율이 훨씬 더 크게 하락하였다.
기술혁신을 주도할 IT관련 신기술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R&D투자 및 지적재산물(intellectual property)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주요국의 R&D 및 지적재산물 투자 증가율은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R&D 투자 증가폭은 독일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위기 이전에 비해 축소되었으며 지적재산물 투자 증가율도 모든 국가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전체 자본축적에 대한 IT자본의 자본스톡 기여율(IT자본 증가분/총자본 증가분)은 낮아졌다. IT자본의 자본스톡 기여율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정(+)의 상관관계에 있는 점에 비추어, IT자본의 자본스톡 기여율의 하락으로 각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도 둔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3.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
(저생산성 부문 중심의 고용 증가)
노동투입이 저생산성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각 부문별 노동생산성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노동이동에 따른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변이할당 분석(shift share analysis)을 통해 노동생산성의 변동요인을 산업내 생산성 변동요인과 산업간 고용구조 변동요인으로 구분해 보았다. 그 결과 산업 자체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위기 이전에 비해 낮아진 데다(산업내 효과) 산업간 고용비중의 변화(산업간 효과)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변이할당 분석결과 산업 내 효과는 위기 이후에도 5개국 모두 정(+)으로 나타나 산업 자체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위기 이전과 비교해 보면 그 증가세는 약화되어 산업내 효과가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산업간 고용구조의 변화를 반영하는 산업간 효과는 위기 이전과는 달리 이후에는 분석대상국 모두에서 부(-)의 값으로 나타나 저생산성 부문의 고용비중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미국과 영국은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산업간 효과에 의한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 정도가 줄어들었으나 일본, 독일 및 한국에서는 산업간 효과에 의한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 효과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독일 및 한국에서는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고용이 크게 늘어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고용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미국과 영국의 경우는 위기 직후의 큰 폭 감소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고용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노동시장 미스매치 심화)
구인자와 구직자간에 일자리 요건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를 파악해 보면, 미국과 한국의 경우에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심화가 노동생산성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미스매치 정도를 교육정도 및 연령대를 기준으로 산정해 본 결과, 한국과 미국은 미스매치 정도가 위기 이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위기 직후 미스매치 지수가 상승했다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반면 독일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하르츠 노동개혁(Hartz reforms)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2004년 이후 미스매치 정도가 낮아지는 추세이며, 일본은 매우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었다.
김현재·최영준(2015) 등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심화는 노동시장의 효율성 및 생산성을 저하시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학력에 따른 미스매치 증가는 인적자본 분배의 비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둔화시키고 연령대별 미스매치로 인해 청년 실업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인적자본 형성 등을 저해하여 생산성 하락을 초래한다.
▣ 종합평가 및 시사점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및 한국의 노동생산성 추이를 살펴본 결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진 가운데 과거 경기 회복기에 비해서도 회복 정도가 미흡하게 나타나는 등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개국 모두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위기 이전에 비해 1~2%p 내외 하락하였으며, 그 수준은 위기 이전 추세의 85~90% 및 과거 경기회복기 수준의 90~9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은 표면적으로는 고용변화에 상응하여 경제성장률이 제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본질적으로는 경기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자본축적 부진, 기술혁신 약화,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투자활력이 저하됨에 따라 위기 이전에 비해 자본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자본심화가 부진하였다. 위기 이전 생산성 증가를 주도하였던 IT기술의 혁신 효과가 약화된 데다 R&D투자 및 지적재산물 투자 증가율이 하락한 것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위기 이후 고용 증대가 주로 저생산성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도 심화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다만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둔화 현상은 각국의 여건이 달라 그 양상도 다소 상이하게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이 상당 부분 IT기술혁신 효과의 약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에는 IT산업 비중이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상황을 반영하여 IT자본스톡의 증가율이 큰 폭 둔화되면서 생산성 증가가 제약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은 위기 이후 고용유지 전략에 따른 노동투입량 증가가 자본심화도를 낮추어 노동생산성 둔화에 비교적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낮은 투자율 및 자본스톡 증가율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당 기간 지속되어온 투자 부진의 영향이 여타 국가에 비해 컸던 모습을 보였다. 영국은 전산업에 걸친 자본스톡 증가세의 둔화 및 R&D 투자의 감소에 따른 총요소생산성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분석대상국중 가장 큰 폭으로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이에 따라 노동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투자환경 개선, 기술혁신,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해소, 서비스업의 효율성 제고 등이 긴요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의 불확실성 및 기업활동 관련 애로 해소, 지속적인 규제완화, 기업의 R&D활동 지원 등을 통해 투자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기업의 투자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 강화, 인허가제도 등의 진입장벽 완화 등을 통해 각 분야의 창의성과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혁신 역량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산업 및 기업 수요에 부응한 인력 양성을 도모하고 일자리 매칭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성장동력산업의 육성,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경제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 확충에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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