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의 이전부터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강하게 반영해 오고 있다. 국고채 1년 및 3년물 수익률이 모두 7일짜리인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갔다. 오늘 기자회견장에서 느낀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주열 총재의 발언 내용을 정리하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
『내수와 수출 모두 한국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형국은 맞지만 아직 지표를 더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해도 그것이 국제 시장 상황 때문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묻혀버릴 수 있다. 또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은 불확실성만 높이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좀 더 확실한 경제지표가 확인되고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된 뒤에도 인하 필요성이 있다면 인하할 여력은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살펴 본 국고채 3년 선물 가격은 총재의 "금융 안정" 강조 발언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국고채 현물 시장에서 수익률은 전 구간 하락했다. 1년 및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종가 기준 사상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모두 기준금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제 이주열 총재로서는 어찌 됐든 다음 회의(3월10일) 때까지 3주일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지금부터는 시장과 이 총재와의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이다.
다음은 기자회견시 이 총재의 발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모두발언
- 세계경제 성장세 약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움직임
- 중국 성장세 둔화 지속, 금융·외환시장 불안 증폭
- 미국 성장세 다소 약화
- 일본 내수와 수출이 계속 부진
- 국내 실물경제 대외여건 영향 크게 받으면서 개선흐름 주춤. 수출감소세 확대, 내수 회복세다소 약화. 앞으로 국내경제 성장경로 불확실성 높아진 것으로 판단
-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 2%대 중반 유지
- 소비자물가 당분간 1%정도의 낮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
-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하되, 금융안정에 한층 더 유의할 것
- 대외여건 변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상황, 북한관련 리스크, 금융시장가격 변수의 움직임 등 면밀히 점검
- 하성근 위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의견
- 국내경제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는 데 대응하여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충하여 총 9조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도 5조원 신규 증액과 기존 여유분 4조원 활용)
※ 질의/응답
- 가계와 기업 심리 조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일부 지표 통해 볼 때 소비라든가 일부 내수 지표가 조금 미흡...좀 지켜볼 필요
- 현재 물가수준이 목표치나 전망치를 밑돌아도 중기적인 전망이 점차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본다면 금리정책으로 대응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지난 해 6월부터 진행...지금까지 주로 주식자금 중심으로 유출되다가 금년 2월 들어서는 채권자금 또한 상당폭 유출
- 외국인 자금 유출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기인...우리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
- 대외여건의 불확실성과 맞물려서 자금의 유출이 어느 정도 진행되리라고 본다
- 금리인하가 자금 유출입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는 어느 한 방향으로 말할 수 없고, 다른 여러 가지 상황과 같이 놓고 판단을 해야 될 문제
- 우리의 통화정책이 다른 나라 통화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 현재 금리 1.50%인데, 어느 정도 하한이 있다고 보지만 정책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평가는 동의
- 금리를 조정했을 때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있다
- 지금 상황에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에서 기대효과는 불확실하고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
- 그래서 이제부터는 거시경제 리스크 외에 금융안정 리스크를 같이 균형있게 고려해야 되는 시점이다...앞으로 거시경제 리스크와 금융안정 리스크 중 어느 쪽이 큰 지를 좀 더 보고 판단하겠다
- 상식을 뛰어넘는 대응을 하는 나라는 하나같이 기축통화국
- 비통상적인 정책을 편 지가 7년, 8년...하나의 교훈은 통화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
- 아직은 비상식적 대응을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아직 기준금리 조정의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한국경제가 그야말로 침체에 해당하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든가 디플레이션 우려가 당장 닥친 것도 아니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시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 일본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에서 보면 그 경로가 처음부터 작동이 안 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의 경우도 금리 인하를 했을 경우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 저는 금통위의 다수의견을 전달...한 분의 소수의견은 2주 후에 공개되는 의사록 참조
※ 로이터 영문 기사 전문 (길이 제한으로 비교적 짧게 처리)
Bank of Korea sees case for easing; guarded over global turm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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