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제도의 기원 및 흐름
○ 전세 제도는 임차인이 주택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일정금액의 보증금을 주택 소유주에게 맡기고 빌려 쓴 후 계약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임차 유형
- 전세는 매월 임대료를 별도로 납부하지 않는 것에서 보증부 월세와 차이○ 우리나라 전세 제도는 고려시대 전답을 대상으로 하던 전당 제도가 조선시대에 주택을 활용한 가사전당(家舍典當) 형태로 발전되었다는 견해 존재
- 또한, 조선시대 경성(京城)에서는 임차 시 임차인이 가옥대가의 50~80%의 금액을 가옥주에게 위탁할 경우 별도 임대료 지불 없이 계약이 진행되고 계약 종료 시점에 해당 금액을 돌려받던 가옥 임대차 방법이 존재하였다고 함
- 그러나 전세 제도에 대한 공식 기록은 1910년 조선총독부 관습조사보고서에 ‘전세란 가옥 임차 시 차주로부터 일정금액을 가옥 소유주에게 기탁하여 별도의 차임을 지불하지 않고 가옥 반환 시 그 금액을 반환하는 제도’로 등재된 것이 최초
- 전반적으로 전세 제도는 채권에 대한 법률적 토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의 점유를 통해 채권을 확보하던 관습이 임대차 제도로 확대되었던 것으로 추정○ 서양의 역사에서도 우리나라 전세와 유사한 임차 방식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나타남
- 김진유(2015)에 따르면, 서양 역사 기록 중 ‘안티크레시스(Antichresis)’는 모기지 개념으로 대출해준 쪽에서 대출 받은 사람의 부동산을 점유하고 해당 부동산에서 나오는 과실이나 이익을 이자로 대신해서 취하는 계약의 형태로 전세와 유사
- 대부분 나라(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에는 법적 기록만 있으나 현존하는 형태로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Anticretico)가 존재
- 안티크레티코는 무이자 대출에 대한 대가로 거주지를 임대하는 과정으로 일정 계약기간 동안 보증금을 낸 세입자에게 집에서 살수 있는 권리를 주는 형태
- 볼리비아에 안티크레티고로 거주하고 있는 가구는 전체의 3.5%인 9만7,179가구(2012년 기준)로 우리나라 전세비중(22%, 2010년 기준)에 비해 매우 낮은 편
- 이는 세입자에 대해 세금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 달리 볼리비아에서는 일정금액의 등록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
○ 국내 전세와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가 제도적으로 발달된 공통적 특징은 제도권의 취약한 금융구조로 인해 사적 대차 형태인 전세가 임대차 제도로 정착된 것
-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기 제도권 금융을 활용해 주택 구입이 용이 하지 않던 상황에서 목돈이 필요한 집주인들이 전세가 값비싼 사채나 대출보다 자금을 조달하기 용이해 확산
- 볼리비아 역시 은행에서 큰 돈을 빌리기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들며, 부동산의 임대소득 또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안티크레티코 제도가 유지
- 즉 주택금융 차원에서 전세는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하여 집주인이 자기자본수익률을 높이는 것에 활용하는 등 제도권 금융의 보조적 역할을 수행
○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기관의 금리가 낮아지고, 대출이 용이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전세를 활용하고자 하는 집주인의 수요가 줄어드는 양상
- 임대차 시장 내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압박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세시장의 구조적 변화 움직임 확대
■ 향후 전세 시장 변화 점검
○ 임차수요측면에서 전월세전환율8의 지속적인 하락은 급상승한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전세수요자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월세로 전환하게 하는 유인 효과
- 전월세전환율은 전세에서 월세로, 또는 월세에서 전세로 환원할 때 적용되는 비율
- 전월세전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월세에 비해 전세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는 의미이거나 다른 측면에서 ‘전세가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싸졌다’는 것을 의미9
- 전월세전환율은 대체로 시장금리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추세이며, 이러한 이유는 월세 산정 시 전세 보증금의 운용에 대한 기회비용을 감안하기 때문
- 즉, 전월세전환률은 시장이자율과 월세운용 등에 대한 risk premium으로 구성
- 국내 전월세전환률은 2000년대 이후 지속 하락하는 추세로 2011년에는 전국기준 약 9%대였으나 최근에는 6%대로 하락
- 이러한 전월세전환률의 하락은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 외에도 급상승한 전세가격대비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월세가격의 영향도 존재
- 이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월세가격은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을 확대시키는 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
○ 한편, 임대인 역시 시장금리보다 높은 월세 운영을 통해 수익률을 향상 시키려는 노력 계속하고 있어, 향후 임대차시장의 월세전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
- 최근 주택시장에는 자본수익의 기대는 낮아진 반면, 임대를 통한 소득수익 극대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어,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전세 운영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월세 운영을 선호
○ 다만, 주택의 공급증가에 따른 월세 하락 가능성 증가 및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속도 다소 늦어질 가능성
-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 호황에 힘입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크게 증가
- 2014년과 2015년 내 분양된 아파트 공급 물량은 연평균 약 42만호로 이는 직전 3년간 공급물량대비 1.6배 높은 수준(비수도권 비중 약 54%)
- 이러한 공급 증가 영향은 월세 시장의 공실 증가 등의 관리 위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상대적으로 전세 공급물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 존재
- 이 밖에도 대형 아파트의 월세 점유 비중은 매우 낮은 편으로 실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주택유형별, 규모별 진행속도 차이 발생할 듯
※ 아파트규모별 보증부월세 비중: 40m2 미만 27%, 40~62.8m2 50%, 62.8~95.9m2 18%, 95.9~135m2 4%, 135m2이상1%(2014년 주거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