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2

(보고서) IMF 는 왜 재정정책을 강조하는가?

(※ 키움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

■ G20·IMF·한국은행,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일주일 사이 개최된 세 차례의 중요한 경제일정(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 총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런 주장이 제기된 이유는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왔음에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6%에 불과했으며 미국 2.4%, 유로존 1.6%를 기록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성장 탄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을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왜 주요국 정부는 재정정책을 그간 시행하지 못했는가?

그 이유는 2010년 발생한 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재정적자에 따른 정부부채 급증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해 IMF는 “언제 공공부채를 줄여야 하는가? (When Should Public Debt Be Reduced?)”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런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지적한다.

IMF는 이 보고서에서 ‘재정여력’(fiscal space) 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부채를 의도적으로 감축하는 정책은 재정여력이 충분한 국가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중략) 재정이 건전한 국가들은 물려받은 부채와 살아가며 경제성장을 통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을 관리하는 게 낫다(if fiscal space remains ample, policies to deliberately pay down debt are normatively undesirable)”고 주장한다.

이에 IMF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요약함으로써 G20 · IMF · 한국은행이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원문 링크: http://www.imf.org/external/pubs/ft/sdn/2015/sdn1510.pdf)

■ 통화정책, 제로금리의 벽에 부딪히다

G20 등이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각국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의 하한(Zero Lower Bound)에 도달하여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이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50%이며, 미국 Fed는 0.50%, 유로존 ECB는 0.00% 이다. 만약 성장회복이 계속 더디거나 또 다른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충격에 대응하기가 힘들다.

G20 등이 재정정책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확장적 통화정책의 힘으로 기준금리 및 채권금리가 낮은 환경에서의 정부지출 증가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부지출 확대의 결과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국채금리가 상승하여 재정정책의 효과를 없애버린다. 그러나 양적완화(QE) 등 확장적 통화정책 덕분에 국채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정부지출이 증가하더라도 국채금리가 크게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정책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 재정지출 확대가 재정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이상과 같은 재정정책 시행의 근거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정부지출 확대의 결과 정부부채가 증가하여서 재정위기 발생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라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재정적자∙정부부채는 경제성장에 해롭다”는 주장이 “재정적자∙정부부채 감축이 경제성장에 이롭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긴축적 재정정책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둔화되면 GDP 성장 탄력이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GDP가 감소하는 경우에는 연쇄적으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올라가게 된다면, 정부부채 감축을 위한 긴축 재정정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또한 각 국가마다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부채가 많다 적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향후 경제전망이 어두운 국가와 밝은 국가, 미래 채권금리 예상치가 높은 국가와 낮은 국가 간에는 적정 부채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IMF는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치, 채권금리 전망치 등 30여 변수를 이용하여 특정 국가가 재정위기에 처하게 될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을 산출하였다. 이 비율과 현재의 부채비율 간의 차이가 클수록 재정여력이 큼(ample fiscal space)을 의미한다.

IMF의 계산에 따르면 한국, 독일, 미국, 영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재정여력이 충분한 안전한 지역(green zone)에 위치해있다. 참고로 재정여력이 없는 나라는 일본과 그리스 등이었다. 물론 충분한 재정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형태의 재정정책이 효율적이냐”를 두고 많은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건설부문에 지출하느냐, 교육부문에 지출하느냐, R&D부문에 지출하느냐에 따라 재정정책의 효과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다소의 논쟁점은 남아 있지만, 최근 G20 등이 왜 그렇게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지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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