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9

(참고) 중국 인민일보에 게시된 익명의 기사 내용 및 그 배경

(※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익명의 고위인사(權威人士)의 입을 빌려 거시경제 상황과 구조개혁 과제 등 중국 경제의 핵심 이슈에 관한 종합적인 평가와 판단을 제시하면서 그 내용과 배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중국 익명의 고위인사가 말하는 중국의 경제 현황』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기사 내용을 정리해 소개했다. )

<자료>
1. 人民日報, ‘開局首季問大勢-權威人士談當前中國經濟’, 2016년 5월 9일
2. 中金网, ‘撼動中國的“權威人士”究竟是誰?’, 2016년 5월 17일
3. 人民日報, ‘習近平在學習貫徹五中全會精神硏討班的講話’, 2016년 5월 10일

1. 5월 9일 인민일보는 익명의 ‘고위인사(權威人士)’와의 장문의 인터뷰 형식으로 중국 경제의 중장기 전망과 과제에 대한 정권 핵심부의 판단을 보도하였음.
• 인민일보는 2016년 5월 9일 ‘새로운 국면을 맞는 중국 경제의 대세’라는 제목으로 동 고위인사와의 인터뷰를 게재하였는데, 이는 2015년 5월 25일 ‘중국 경제 현황에 대한 다섯가지 질문’, 2016년 1월 4일 ‘공급측 개혁에 대한 일곱가지 질문’에 이은 ‘고위인사’와의 세 번째 인터뷰임.
• 특히 동 인터뷰는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속담, 문학작품, 고전(古典) 등을 인용하면서도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이러한 보도가 나오게 된 배경과 이 고위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
• 다음 날인 5월 10일 인민일보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 1월 공산당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구조개혁 관련 강연의 전문을 다시 게재하는 등 공산당 최고위층이 의도적으로 국민들에게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됨.
2. 성장 문제에 대해 향후 중국은 총수요 부진과 생산과잉 등의 문제로 인해 U자형이나 V자형의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상당기간 L자형의 성장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못박음.
• 최근 6%대의 성장률이 정착되고 있으나 이 수준의 성장조차 투자주도형 성장이라는 과거의 방식(老辦法)에 의존한 것이라고 비판함.
• 과거의 성장 방식은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 민영기업의 투자 급감, 부동산 버블, 과잉생산, 부실 대출, 자본시장 불안 등의 새로운 문제들을 키우고 있으므로 반드시 장기적인 구조 및 체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임.
3. 시장경제 체제 아래서 자원이 고수익을 내는 영역으로 집중되다 보면 지역·산업·기업 간 성과의 차이(分化)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나, 이러한 분화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형성시키는 원천이기도 하기 때문에 분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평가함.
• 사회의 분화는 고통이 수반되는 과정이지만 성공과 실패를 통해 경제주체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서 분화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함.
• 이와 함께 현재 중국의 낙후된 지역·산업·기업이 “환상을 버리고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해야 한다”고 주장함.
4. 또한 앞으로 공급측 개혁이 구조적 변화의 핵심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하고 그 내용을 설명함.
•정부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계획경제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호랑이 목에 걸린 방울을 풀려면 먼저 맨 처음 그 방울을 맨 사람부터 찾아야 한다”는 불교 속담을 인용하면서 과잉설비 형성을 초래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를 시장에만 맡길 수는 없다고 지적함.
• 좀비기업 퇴출을 위해서는 환경보호·에너지소비·품질·안전 등의 영역에서 기업에 대한 규제의 문턱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하며 대출 중단 등 좀비기업에 연결된 ‘수혈관’이나 ‘인공호흡기’를 단호히 제거함으로써“ 젖을 끊어야 할 때는 끊어야 한다”고 말함.
• 또한 “나무가 결코 하늘 끝까지 자랄 수는 없다”면서 성장을 통해 레버리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고 과중한 레버리지 축소를 위한 과감한 조치를 당장 취해야 한다고 강조함.
5. 구조개혁이 경기하방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구조개혁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기 때문에 고통스럽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함.
•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좀비기업이 늘어나고 채무가 쌓이면서 장기적으로는 재정·금융 리스크가 더욱 확대된다면서, “사탕수수의 양끝이 모두 달 수는 없으므로” 성장과 개혁을 모두 잡으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함.
• 투자확대를 통한 단기적 경제부양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고통이 오히려 더 길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연못에 가서 물고기를 탐내는 것(성장)보다 물러나 그물을 뜨는 것(구조개혁)이 낫다”는 고전(准南子)의 구절을 인용함.
• 기업 구조조정은 “근로자는 보호하되 부실기업은 보호하지 않는다(保人不保企)”는 원칙 아래 진행되어야 하며, 부채를 탕감하는 채무-주식전환(債轉股)이나 우량기업에게 부실기업 떠안기기(拉郞配) 같은 쉬운 해결책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함.
6. 또한 시장경제 체제에서 거시경제 관리란 결국 경제주체의 기대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 관건은 정책의 안정성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함.
• 구조개혁 및 공급측 개혁이라는 정책 방향이 명확할수록 시장의 불확실성도 사라질 것이며, 이 시점에서 수요자극이라는 예전의 방식을 다시 택하면 경제주체들이 오히려 길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함.
• 소통을 통해 정책 투명도를 높여야 하고, 드러난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되며, 다양한 학술적·전문적 의견과 토론을 허용하여(各抒己見)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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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각을 조금 덧붙여 보겠다. 위 익명의 기사는 평소 시진핑 주석의 생각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 기사는 시진핑 주석이 리커창 총리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를 일반 국민들의 여론을 동원해 바로잡으려는 시도 아래 작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만일 항간에 떠도는 말대로 시 주석과 리 총리 사이에 경제 정책을 놓고 시각차이가 존재한다면 이는 자칫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 최고위층의 정책 결정 과정이 그렇게 허술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양측의 생각이 항상 일치하리라고 믿을 수만도 없다고 본다. 한쪽에서는 구조조정이 중요하지만 일정 수준의 성장은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한 쪽에서는 구조조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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