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컨센서스보다 글로벌 경기 흐름 좋을 가능성
경제전망을 할 때, 기본 시나리오보다 나빠질 만한 이벤트를 점검(하방 리스크)하는 전망은 많지만 예상보다 좋아지는 경로를 전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는 역발상 시나리오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는 IMF의 유가전망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래 〈그림1〉은 IMF의 유가 전망과 실제 유가 추이를 보여준다. IMF는 이 보고서에서 스스로 부실한 유가전망(poor forecast)을 했다고 자인했다.
이 흐름을 보면, 고유가 시대에는 유가 급락을 예상 못 했고(2008년, 2014년), 반대로 저유가 시대에는 낮은 수준의 유가를 전망했다가 전망이 빗겨나간 경험을 했다(2000년, 2004년). IMF 조차도 경기둔화 시기에는 경기회복을 예상하지 못 한 것으로 풀이된다.
■ 글로벌 경제 상방 요인: 미국 소비확대
당사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재정정책이 하반기 신흥국 경기회복을 도울것이라는 전망을 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소비확대가 글로벌 경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2009년 하반기 이후 장기간 호황을 지속한데다, 최근 설비가동률이나 자본재 주문이 둔화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의견이 많다.
사실 장기 시계열을 그려 보면, 미국 소비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1980년 이후 미국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을 보면, 200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레벨을 높인 상황이다. 1980년대~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인들의 소비성향이 높아졌다가 지금은 낮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시계열을 좁혀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2년 사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는 디플레이션이다. 2014년 가을 유가가 급락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저유가 수혜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주된 배경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때문이다. 내일 물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 차라리 그 돈으로 저금을 한다. 그 결과, 유가급락을 전후해 미국 가계저축률이 4.5%에서 5.9%로 급등했다. 기름 값이 싸졌지만 그 돈으로 소비를 한 것이 아니라, 저축을 했다는 의미가 된다.
■ 기대인플레 높아지면서 소비성향도 함께 높아질 것
장기적으로 보면, 소비성향과 저축률은 고령화(나이가 들면 노후대비를 위해 저축),중산층 기반(대체로 중산층 소비성향이 높음)의 문제와 연결되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소비성향은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역의 함수로 볼 수 있다〈그림3 참조〉.
현재 유가수준과 연준의 저금리 정책기조를 감안할 때, 하반기에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은 올라갈 것으로 판단한다. 기저효과까지 가세하면 물가상승률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그와 궤적을 같이 해, 미국 저축률 하락과 소비성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일종의 저유가 수혜가 이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가능성은 포착되고 있다. 지난 3월 가처분소득 대비 5.9%까지 상승한 미국 저축률은 5월에는 5.3%로 낮아졌다. 2014년 유가 급락 이전에 미국인들의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이 4% 중반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처분소득 대비 1% 정도의 소비 확대가 가능하다.
■ 미국 임금상승률 확대 가속화
소비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은 임금확대에서도 관찰된다. 미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설문을 해 보면, 향후 임금인상 계획을 가진 사업자의 비중이 15%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2000년대 중반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서베이 결과는 대체로 실제 임금상승률에 6개월 가량 선행한다. 안정적인 고용 소득이 확보되면, 소비를 늘리기가 쉬워질 것이다. 하반기 미국 임금상승 확대 폭이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은 미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비성향 확대 가능성이 적다. 다만, 저축률 확대 속도가 2014년에 비해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에 따른 저축률 하락 효과가 미국보다는 적겠으나, 소비성향이 추가로 악화되는 구간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 미국 저축률은 글로벌 교역과 역의 관계
선진국, 특히 미국 저축률을 강조한 것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교역과 연결돼 있기때문이다. 선진국 가계 저축률과 글로벌 교역 증가율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선진국 소비자들이 저축을 많이 할수록(소비를 적게 할수록), 신흥국 수출에는 부정적 요인이 된다.
시계열을 짧게 해서, 2014년 이후로 접근해 보는 것도 좋다. 미국 가계저축률은 한국 수출증가율이나 KOSPI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미국 가계저축률 하락이 한국 경제가 주가에 좋은 신호라는 의미가 된다. 구조적이거나 중장기적인 이슈를 걷어내고, 중기적인 경기사이클에 집중해 보면, 미국 저축률 하락에 따른 한국경제 수혜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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