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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시그널 주지 않은 한은, 추가 인하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장

(※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보고서 원래 제목은 『찾기 힘든 시그널, 열려 있는 가능성』이다. 오늘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방향에 관한 기자회견은 시종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총재의 발언 내용은 대체로 방향성이 없어 보였다. 좋게 보자면 그만큼 대외 여건이 불확실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좀 심하게 말하자면 한국 같이 큰 경제의 중앙은행 수장으로서는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결국 아무 시그널도 주지 않음으로써 시장의 추가 인하 예측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인 듯하다.)

■ 7월 금통위, 만장일치로 정책금리 1.25% 유지 결정

최근 6월발 발생한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 및 국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4월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선제적 대응 관점에서 이미 25bp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7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일부에서는 금리인하 관련 소수의견 개진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연속 2개월 금리인하로 대응하기보다는 현재는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 효과 및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임 등을 지켜본 후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가 추경을 비롯한 재정 확충 초안을 발표하긴 했으나 아직 추경이 국회도 통과하지 않았고, 브렉시트 관련 금융시장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가계부채 증가 및 일부 지역의 부동산 과열 우려가 지적받는 상황이므로 한은 입장에서 섣부른 움직임이나 시그널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부담으로 무색무취의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이 예상했던 기준금리 동결이었기에 시장금리는 금리 동결 발표 및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과정에서도 조정을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장기물을 중심으로 추가 강세가 진행되었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한은의 생각과는 달리 여전히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작지 않음을 반증한 것이다.

■ 추경 감안한 2.7%의 성장, 여전히 낙관적인 한은

한은이 이번 수정 경제전망시 정부가 발표한 추경을 비롯한 재정확대 효과를 감안했으며, 이것이 대략 올해 성장률 제고 효과가 0.2%p 수준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기존보다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었고, 하반기 경기 흐름에 있어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높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시장 컨센서스 2.6%를 상회하는 낙관적인 전망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한은의 성장률 전망이 낮았더라면 추가 인하 시그널로 해석될 여지가 있겠지만, 역설적으로 한은이 낙관적 경기 전망을 가질수록 3분기 경기 흐름이 한은 전망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또다시 추가 인하로 대응할 여지를 열어둔다고 판단된다.

한은이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성장 기여도에서 내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내수 부분은 하반기에 전반적으로 회복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상품 수출이 완만하게 개선될 전망이나 향후 신흥국 수입수요 부진, 선진국 경기 개선세 약화 등도 거론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출이 국내 경기를 이끌 만한 힘이 강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GDP 마이너스 갭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등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작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한은이 비록 시그널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또다시 추가 금리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은 해외 중앙은행들의 행보와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외국인 자금 흐름 등을 좀더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로 완화적인 발언에 신중을 기한 것이었다는 판단이다.

■ 기대에 못미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보고

완전히 예상하지 않았던 바는 아니지만 역시나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보고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한은의 2% 물가안정목표가 중기적 시계에서 도달해야 하는 목표인 것은 시장 참여자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으나, 이미 한은이 설정한 중기적 물가안정 목표 2%에 도달하지 못한지 이미 3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보다 구체적인 물가 전망이나 향후 정책 대응을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 중반에 머물고 있다고 하나 그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1% 미만 저물가 관련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GDP갭률이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으며, 이것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 결국 향후 수요견인 인플레압력이 상당히 낮을 것이라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물가 관련 정부 공공요금 관리정책이나 산업정책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면 한은 주도하게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물가안정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시장은 계속해서 통화정책으로만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강세 이어질 전망

비록 이번 금통위에서 향후 금리인하 관련 시그널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지난 6월 1년만에 금리인하 기조를 재개한 한은의 입장에서 단순히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에 그치기에는 대외 경기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고조되었다. 게다가 한은의 경기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만큼 3분기 경기 흐름이 한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선제적으로는 9월, 늦더라도 10월에는 금리인하로 대응할 여지가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단기간내 금리인하 단행되는 것이 아니고, 아직까지는 한반도 사드배치 관련 이슈로 인해 중국의 자금 유출입 흐름 등도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중단기물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추가적으로 반영해 나가기에도 부담이 작지 않아 보인다. 국고 3년은 1.20%에서 하방 경직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결국 경기 우려를 반영해 장기물 위주로 채권 투자 수요가 나타날 전망이며, 이는 현재 레벨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의 추가 축소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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