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연구원 자료)
▶ 요약: 주거형태의 전월세전환이 제도권 및 비제도권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시 제도권 가계부채는 증가하지만 전세보증금 등 비제도권 가계부채를 포함한 총가계부채는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됨. 또한 전월세전환은 총가계부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주택가격 하락 위험을 임대인이 더 부담하게 되는 특징이 있음.■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자가주택 가구의 비중은 약 54%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전세가구 비중이 소폭 줄어드는 대신 월세가구 비중은 늘어나고 있음.
- 전세가구 비중은 2012년 21.8%에서 2014년 19.6%로 2.2%p 감소한 반면, 월세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1.3%에서 23.2%로 1.9%p 증가함.
- 가계부채의 총량은 ‘제도권 가계부채와 비제도권 가계부채의 합’으로 정의되기도 하는데, 제도권 가계부채는 금융회사로부터 조달된 부채를 의미하며, 비제도권 가계부채는 금융회사를 통하지 않고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받는 전세금 및 보증금을 의미함.
- 결론적으로 보면 전월세 전환에 따라 총가계부채는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임대인으로부터 임차인에게 반환되는 보증금의 규모(비제도권 가계부채의 감소분)가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 거래에 의해 발생시키는 제도권 가계부채의 증가분보다 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임.
-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임대주택의 평균 가격은 1억 5,000만원, 평균 전세보증금은 약 1억원임.
- 전세보증금의 50%인 5,000만원이 월세로 전환된다면 평균 전월세전환율 6%에 따라 연간 월세 지출이 300만원이므로 임차인의 경상소득(약 5,000만원)대비 지출가능 범위에 있다고 판단함.
- 또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세보증금 규모는 약 440조원이며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약 40조원이므로, 전세보증금 대비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10%임.
- 먼저 평균 전세보증금 중 1억원의 50%인 5,000만원이 월세로 전환될 경우, 임대인은 이를 돌려주기 위하여 여유자금을 이용하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함.
-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하위 75% 임대인은 여유 금융자산이 5,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며, 이들의 평균 금융자산은 1,000만원이므로 4,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함.
- 평균적으로 보면, 임대인은 전세보증금 중 5,000만원을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 약 3,000만원(=4,000만원×75%)의 제도권 가계부채를 증가시킬 수 있음.
- 반면, 임차인은 이미 전세보증금의 10%인 1,000만원을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증금 반환분으로 대출을 상환하게 되어 제도권 가계부채는 1,000만원 감소함.
- 종합하면 이와 같은 거래에 의해 비제도권 가계부채는 5,000만원(반환되는 전세보증금) 감소하고, 제도권 가계부채는 2,000만원(=3,000만원-1,000만원) 증가하게 됨.
- 먼저 기존 주택 A의 임차인 을이 월세전환을 거부하고 다른 주택 B를 구매하여 이사하면서, 구매대상 주택 B의 기 보유자 병은 A의 월세 세입자로 들어간다고 가정함.
- 주택 A의 임대인 갑은 위 (거래유형 1)과 동일한 방식으로 비제도권 가계부채를 5,000만원 감소시키고, 제도권 가계부채를 3,000만원 증가시키게 됨.
- 기존 임차인 을은 전세보증금 1억원을 돌려받아 전세자금대출 1,000만원을 상환하고, 잔액 9,000만원과 주택담보대출 6,000만원을 받아 1억 5,000만원 상당의 주택을 구매함.
- 한편, 보유주택을 처분하고 기존 주택 A에 월세 세입자로 들어가는 병은 주택매도금액 1억5,000만원으로 주택담보대출(LTV 50%) 7,500만원을 상환, 나머지 7,500만원으로 월세보증금 5,000만원을 충당할 수 있으므로 병의 제도권 가계부채 7,500만원이 전액 감소하게 됨.
- 종합하면 이와 같은 거래에 의해 비제도권 가계부채는 5,000만원(반환되는 전세보증금) 감소하고, 제도권 가계부채는 500만원(=3,000만원+5,000만원-7,500만원) 증가하게 됨.
-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2015.12월)에 따르면, 임차인 중 12.1%가 자가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 점을 고려하여 (거래유형 2)에 15%의 가중치를 부여함.
- 위처럼 전세보증금 규모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전월세전환에 따라 제도권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이유는 (1)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대부분이 제도권 금융을 통해 조달되지 않고 (2) 보증금 환급액보다 임대인의 평균적 금융자산이 더 작기 때문임.
- 예를 들어 임차인의 전세자금 중 30%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기타 제도권 금융(마이너스 통장 대출, 보험사 등)으로 조달되었다면 전월세전환에 따라 제도권 가계부채는 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만일 40%라면 제도권 가계부채가 800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남.
- 전세제도 하에서는 높은 전세보증금으로 인해 주택가격 하락 위험을 임차인도 상당부분 지고 있었으나, 전월세 전환으로 보증금이 크게 낮아지고 이로 인하여 임차인의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일정부분 임대인에게 전가됨.
- 다만 전월세전환은 중·저소득 임차인에게는 소비제약요인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음.
※ 위 글과 관련해 주거 형태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과거에는 누구나 주택을 보유하고 싶어 하고 또 보유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주택을 임차해서, 즉 "세를 들어" 사는 것을 마치 주택을 보유하지 못하는 하나의 결핍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나마 전세는 상대적으로 큰 금액의 보증금을 지불한 것이라는 점에서 "월세" 세입자를 당연히 빈곤층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많은 빚을 지고 주택을 보유한 사람과 자신의 돈으로 큰 금액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를 사는 사람을 비교해 보면 이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월세도 마찬가지다. 많은 빚을 내 주택을 매입했으나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는 사람도 많은 반면 딱히 주택을 매입할 의향이 없어서 금융자산을 저축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신은 월세를 사는 사람도 있다. 이 둘을 비교하면 주택 보유자가 부자고 월세 세입자가 가난한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맞지 않는다. 또 아직 사회초년생인 경우, 그리고 과도한 금융부채를 지지 않으려는 사람의 경우 월세입자로 지내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주거 형태를 설명할 때 경직된 이분법적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맞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참고로 전세제도에 관해 잘 정리한 글은 과거 블로그 글을 참조 바람 ☞ (자료) 전세제도의 기원, 흐름, 그리고 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