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0

(스크랩) 중국발 충격 대비해 금리인하도 고려하자

(※ 네이버 블로그 "시장을 보는 눈"의 글을 공유한다.)

요즘 투자자들을 만날 때 빠지지 않는 질문이 세 가지 있다.

첫 번째 질문은 지난 해 7월 이후 한중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는데, 최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연관된 두 번째 의문은 한국의 최대 수출 국가인 중국으로의 수출 길이 이번 규제로 완전히 막힐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의 충격은 어떤 수준이며,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궁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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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의문에 답하자면, 최근 가해진 중국의 조치가 ‘비이성적’인 면을 담고 있기에 금융시장의 참가자들이 충격을 받았다. 왜 비이성적인가? 그 이유는 중국인의 한국 방문을 금지하고 더 나아가 한국 제품 불매에 나서는 게 한국은 물론 중국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해 신발과 의복 그리고 완구 등 이른바 경공업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어 임금과 토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저가전략’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한계에 부딪히자, 중국 정책당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수출제품의 선진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1992년에만 해도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산 제품의 22.7%만이 하이테크 제품이었지만, 2015년에는 그 비중이 56.6%로 뛰어 오른 게 이 때문이었다. 이렇게 급격히 수출 산업을 고도화한 것은 좋았지만, 중국 독자적인 능력으로는 하이테크 제품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결국 중국 기업들은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대만 등 동아시아의 공업국에서 핵심 부품과 자본재를 수입해, 이를 중국에서 가공하고 또 조립해서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국제분업’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2012년 일본에 이어 한국과의 관계마저 악화되는 것은, 중국 경제 입장에서 백해무익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이나 한국산 제품을 배제하면 남는 것은 ‘독립’을 외치는 대만제품 아니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미국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상황을 꿰고 있는 금융시장 참가자 입장에서, 전면적인 대 한국 제재는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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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의문에 대한 답은 최근 발표된 중국의 대외 교역 통계에서 찾을 수 있다. 2017년 1~2월 중국의 수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대 대만 수입이 29.1%나 늘어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해 1월 치러진 제 14대 총통 선거에서 ‘대만 독립 노선’을 주창한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된 이후, 중국의 대 대만 제재가 강화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5월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대만으로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 감소하는 등 여전히 양안 관계가 냉랭한데, 어떻게 대만제품에 대한 수입이 급증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중국 기업들이 대만제 핵심 부품과 자본재 없이 물건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대만과 한국의 대중 수출을 살펴보면, 자본재와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7%와 93%에 이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제품의 겉에 ‘made in Taiwan’이 표시된 제품은 수입이 줄어들었지 모르지만, 겉에 드러나지 않은 부품이나 자본재 수입은 중단할 수 없었던 셈이다. 특히 최근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며 중국의 수출이 회복된 것도 대만 제품에 대한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산업구조가 유지되는 한, 한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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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지막 질문. 즉 중국 관광객 감소는 한국 내수 경기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2016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관광객이 806만 명에 이를 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관광객보다 월등히 컸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대만의 사례를 적용해보면, 2017년 중국 관광객이 500만 명대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내수경기의 급격한 침체 위험을 피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2015년 메르스 사태에 있다. 지난 2015년 봄, 메르스에 대한 공포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내수경기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 민간소비는 1분기 +0.8%에서 2분기 -0.1%로 악화되었다. 이에 대응해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3월에 이어 6월에도 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국회도 내수경기의 침체에 대응해 11.8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결과, 2015년 3분기부터 내수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

물론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카드위기가 한창이던 2003~2004년,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한국은행은 2003년 5월 정책금리를 4.0%로 인하한 데 이어 2004년 11월에는 3.25%까지 금리를 낮추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6월부터 미국 정책금리가 인상되고, 2005년 8월에는 한국과 미국 정책금리가 역전되었음에도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내수 경기 부양에 주력했었다.

일각에서는 미국금리인상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을 걱정하나, 한국 외환시장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연초 1,200원 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최근 1,100대 초반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지는데 환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진 것도 분명 영향을 미쳤겠지만, 더 큰 원인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기여건이 개선된 데 있다고 본다. 즉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등 수출국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셈이다. 특히 포스코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출기업에 대한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는 이런 심증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금리인하를 비롯한 적극적인 내수 경기 부양정책을 고민하고 또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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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을 소개하면서 통계를 찾아 보았다. 아래 그림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2016년의 경우 3분기까지 자료를 참고했다. 그림에서 보듯 민간소비의 GDP 대비 비중은 최근 4년간 연속해서 떨어졌다. 연속 하락 기간도 길고 그 수준도 지나치게 낮아져 있다. 2015년과 2016년(3분기 현재)에는 연속해서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소득 증가 둔화도 이유로 들 수 있지만 동시에 미래 사회 및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득에 비해 지출을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 글에서도 주장하듯 지금이야말로 금리와 재정정책을 동시에 동원해 소비 확대를 이끌어낼 적기라고 생각한다. 이제 5월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그 때가 되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도 앞두고 있을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더 많이 이루어지기 전에, 그리고 소비자들의 심리가 더 악화되기 전에 부양책을 써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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