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1

(보고서) 환율과 주가 방향, 그때 그때 다르다

(※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내용. 결론은 글로벌 경기 사이클, 글로벌 유동성, 국내 사정, 정책 변수 등을 종합한 뒤 환율 움직임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 보고서 원제는 『환율과 주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요약
√ 시기마다 다른 환율과 주가 그리고 외국인 매수의 관계
√ 글로벌 경기 사이클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환율과 주가 관계를 결정
√ 환율과 주가,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

■ 환율과 주가 관계의 역동성

국내 증시에서 원/달러 환율은 일종의 유동성 지표로 읽힌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화가 들어오는 원화 강세 기간에 주가가 오르고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서 달러화 유출이 발생하는 원화 약세 기간에 주가가 나쁘다는 인식이 대표적이다.

실제 아래 그림을 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이것은 코스피 월간 수익률과 원/달러 환율을 나타낸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환율 하락기(원화강세)에는 주가가 오르고 환율 상승기(원화 약세)에는 주가가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을 간단히 분석하기 위해 월간 주가수익률과 환율 변화율간의 24개월 상관계수를 구했다. 아래 [그림 2]에서 보듯이 금융위기 이후 주가와 환율간의 상관계수는 평균 -0.6에 이른다.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부합한다. 즉 환율이 떨어지는 구간에서 국내 증시가 오르고 환율이 상승하는 구간에서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전으로 눈을 돌려보면 다소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특히 97년 IMF 위기 이전에는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 주가가 오르는 현상도 발생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2005~2007년 원화 강세기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떠났다는 사실이다. 외국인은 2005년 32.8억 달러 순매수에서 2006년 79.5억달러 매도로 돌아선 후 2007년에는 283억달러를 매도한다. 요즘 상식으로는 원화 강세가 예상되면 외국인은 엄청나게 국내 주식을 매수해야 되는데 말이다.

즉 환율과 주가, 그리고 외국인 매수의 관계는 고정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시기마다 그 관계는 다르다.

■ 환율과 주가 관계를 결정짓는 환경

환율과 주가의 관계는 1) 글로벌 경기 사이클의 특징, 2) 글로벌 유동성 환경으로 나눠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글로벌 경기 사이클 특징을 보자. 2000년대 중국이 주도하는 투자 사이클에서는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달러화 약세(원화강세)와 원자재 가격 강세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5~2007년 원화는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매수하지 않았다. 코스피 영업이익 규모는 오히려 2004년에서 2006년까지 3년동안 감소했다[그림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계가 예금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펀더멘털 방향성보다 국내 유동성 효과로 인해 국내 증시는 상승했다.

반면 90년대 미국 주도 소비사이클에서는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1993~1996년 국내증시에서 매년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나갔다. 이것은 대미 수출이 93년 0.6%에서 95년 17.6%까지 증가하면서 국내 경기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즉 90년대 미국 주도 소비사이클에서 달러화 강세는 미국 수입수요 증가에 따른 국내 수출경기 개선이라는 논리로 작용했다.

따라서 다시 90년대처럼 미국의 소비 사이클이 글로벌 경기를 이끌게 되면 달러화 강세의 영향력 역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될 것이다.


둘째, 주지하다시피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확대되었다. 이것은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의 6개월 차분과 국내 코스피의 전년비를 비교해 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그림 5]. 2001~2008년까지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의 6개월 차분값과 국내 코스피 전년비 증감률간의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0.2에 불과하나 2009년 이후는 0.6으로 크게 확대되었다[그림 6].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의 유출입에 민감해진 상태이다. 이로 인해 환율과 주가의 관계 역시 매우 밀접해졌다. 글로벌 유동성이 외환시장을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작한 2013년 이후 글로벌 유동성과 주식시장간의 상관계수는 다시 -0.14로 떨어졌다. 즉 글로벌 유동성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게 되면 환율과 주가의 관계 역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될 것이다.


■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

이번 경기사이클을 주도하는 것은 2000년대 신흥국 투자가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소비사이클과 공급측면에서 구조조정이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서 환율과 주가를 2000년대 이후 패러다임으로 해석하게 되면 달러화의 방향성에 대해 인위적인 편견을 갖게 된다. 따라서 그 동안 달러화 약세가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의미했던 적이 많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
★★★

이 블로그 검색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