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6

(스크랩) 최저임금 1만원과 채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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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1만원과 채권시장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작년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금번 최저임금 인상은 2000년 이후 최대 폭일 뿐 아니라, 향후 3년 간 강력한 추가 상승이 예상되어 경제와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 같다. 새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3년래 최저임금 1만원의 가시성이 더욱 높아졌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려면 2019년과 2020년에도 연평균 15%씩 올라야 한다. 2017년 6,470원에서 2020년 1만원까지 누적 55%의 임금 상승을 경제가 버텨낼 수 있을까?

금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하다. 인터넷으로 알바구인을 검색해보면 이태원 지역 평균 시급이 7,000~8,000원이다. 이태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전국 가장 물가와 매출이 높은 지역의 시급이 내년 최저임금을 간신히 충족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광역시 및 지방 대부분의 시장 균형 시급이 내년도 최저임금에 미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내년에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급을 올려야 한다. 2020년에 최저임금이 정말 1만원에 도달한다면 이태원에서도 시급을 추가적으로 30% 높여야 한다. 지방의 인건비 상승률은 누적으로 50%를 넘을 수도 있다.

인건비 상승은 제품 및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어 물가를 상승 시킨다. 고용주들은 마진 축소와 비용 감축으로 일정 부분 대응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특히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는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인건비 상승으로 Cost-Push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이 앞당겨지고, 긴축의 강도도 세질 것이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경기가 회복하면서 시장은 몇 년 안에 한국은행의 통화긴축을 예상했다. Cost-Push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한국은행의 긴축 행보가 더욱 빠르고 강해질 것이다. 특히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강행한다면, 국채 3년 금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생산성 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균형 임금 이상으로 올라가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는 장기금리 하락요인이다. 고용주들은 인건비 상승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겠지만, 경제 전체의 소득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가격 상승은 수요를 감소시킨다. 경쟁력을 갖춘 일부 업체는 매출 감소 없이 가격을 전가할 수 있겠지만, 완전경쟁시장에서 치고 박는 다수의 자영업자들은 노동비 상승을 제대로 전가시킬 수 없다. 치킨 가격을 10% 인상했는데 치킨 수요가 12% 감소해서 닭집 총매출이 2% 줄어드는 상황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한계 자영업자들을 더 빠르게 퇴출 시킬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하루 9시간, 1년 250일 일하면 연봉 2,250만원이다. 어설픈 자영업자보다 최저임금 근로자가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줄어들면 최저임금 일자리도 없어진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많은 알바들을 고용하고 있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동시에 자영업자들이 퇴출되면 최저임금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Cost-Push 인플레이션으로 한국은행의 통화긴축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한계 자영업자들이 퇴출되기 시작하면 내수 경기는 치명타를 맞을 수도 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비율은 25%(2014년 기준)으로 OECD에서 5번째였다. 자영업 구조조정이 빨라지면 퇴출자들의 소득감소로 내수가 감소한다. 거듭 얘기하지만 퇴출된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일자리도 얻지 못할 수 있다. 성장률 감소로 장기금리는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

새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은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그간 주장해온 (실증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소득주도 성장론에 더해 내년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리면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의 가시성이 높아졌다.

금융시장은 당장 월요일부터 최저임금 1만원 효과를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한국은행 통화긴축 가능성으로 단기금리가 상승하고 경제 성장률 저하로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저임금 1만원은 일드커브를 전반적으로 평탄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 퇴출로 인한 성장률 하락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나타날 현상이다. 올해 연중으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와 한국 수출 호조로 장기금리가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번 달만 놓고 보면, 단기와 장기 금리가 함께 패러럴하게 밀릴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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