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2

(보고서) 자영업가구의 부채 구조 분석 및 시사점

(※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공유한다.)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 규모의 안정화 여부는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 가능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다. 특히 자영업자의 부채 문제는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뇌관이 될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가계부채 중에서 유독 자영업자의 부채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사업부진으로 한계에 직면한 상당수 자영업자가 은행권을 벗어나 비은행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이들은 금리 상승 등 외부충격에 취약하다. 또한 자영업자의 소득은 일반적으로 임금근로자의 소득에 비해 그 변동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경기가 더 침체된다면 자영업자의 부채 부실화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자영업자의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은 21.4%인데, 이는 OECD 평균(14.8%) 대비 높은 수준이다. 전체 인구 중 그 비중이 높은 50대 중후반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면 상당수가 자영업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자영업자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자영업자의 부채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자영업자, 또는 자영업가구 부채의 본질적 문제점을 파악해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자영업가구와 상용근로가구의 부채 구조 비교를 통해 정책대응을 위한 방향성을 검토해 본다.

《상용근로가구와 자영업가구의 금융부채 건전성 비교》

지금부터는 통계청의 가구별 미시자료인 「2016 가계금융복지조사」 분석결과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표 1>에는 상용근로가구와 자영업가구의 금융부채 보유 현황이 정리되어 있다. 상용근로가구와 자영업가구가 표본가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5%와 23.7%다. 통계청이 집계한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이 21%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비교적 거시통계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표본가구별로 주어진 가중치를 이용해 전체 모집단 가구의 수를 추정한 결과 상용근로가구가 약 830만 가구, 자영업가구가 약 436만 가구로 나타났다. 상용근로가구 중 약 65.1%인 547만 가구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영업가구 중에서는 약 65.3%인 293만 가구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즉,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중은 두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연간 가처분소득은 상용근로가구가 미약하게나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금융부채 보유 가구, 또는 담보부채 보유 가구의 가구당 평균 부채규모는 자영업가구가 1.45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표 2>는 상용근로가구와 자영업가구의 부채 건전성을 비교한 것이다. 비교를 위해 사용된 지표는 LTV(자산항목 부동산 가액 대비 부채항목 부동산담보대출액 비율), DTI(연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 DSR(연간 가처분소득 대비 연간 부채원리금 상환액 비율), DTA(자산총액 대비 부채총액 비율) 등이다. 우선 LTV는 두 가구 그룹 모두 30% 내외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대출승인을 할 때 LTV 규제를 적용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평균 LTV 수준으로 미루어 볼 때 두 가구 그룹들이 담보부채의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하더라도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들이 보유담보를 경매시장에 매각하면 채권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 소득 대비 부채원리금 상환 여력을 나타내는 DTI, DSR 측면에서 볼 때 자영업가구의 상환 여력이 상용근로가구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자영업가구가 소득 창출을 통해 부채원리금을 정기적으로 갚아나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그 결과 연체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유자산의 매각을 통한 부채의 완전 상환 능력을 의미하는 DTA 측면에서 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자영업자는 연체가 발생해 어쩔 수 없이 보유자산을 매각하더라도 부채의 완전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각 개별 가구가 스스로 평가한 상환능력에도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 금융부채의 연체를 경험한 가구의 비중과 상환이 어렵다고 느끼는 가구의 비중이 자영업가구에서 훨씬 높았다.


《상용근로가구와 자영업가구의 가계부채 한계가구 비교》

비교적 낮은 LTV 수준을 감안하면 상용근로가구의 부채뿐만 아니라 자영업가구의 부채 역시 단시일 내에 부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앞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자영업가구의 부채 건전성은 상용근로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자영업가구의 부채는 금리가 올라가고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부실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다. 그러면 이미 부채상환이 어려워 한계에 직면한 가구는 두 그룹 간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가계부채 한계가구는 소득흐름으로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가구 중 보유자산을 모두 매각해도 부채 전체를 갚기 어려운 가구를 지칭한다. 이러한 정의를 이용해 상용근로가 구와 자영업가구 중 한계에 직면한 가구를 추정해 보았다. 우선 전체 표본인 9,176가구 중 금융부채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연간 가처분소득에서 연간 필수 소비액을 뺀 금액보다 큰 가구를 분류했다.

이 가구들은 소비액수를 최대한 줄여도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상환액 전액을 다 갚을 수 없는 가구다. 이 가구들 중 자산총액 대비 부채총액 비율, 즉 DTA가 100% 이상인 가구를 한계가구로 정의했다.

DTA가 200% 이상인 가구는 보유자산 모두를 처분해도 부채의 절반도 갚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식별한 한계가구를 상용근로가구와 자영업가구로 분류했다. 표본가구별 가중치를 이용해 추정한 모집단 전체의 한계가구 수와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 총액이 <표 3>에 정리되어 있다.


분석결과 두 가지 특징이 발견되었다. 첫째, 자영업가구의 한계가구 수는 상용근로가구에 비해 적은 반면, 자영업 한계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규모는 상용근로가구가 보유한 규모에 비해 훨씬 컸다.

DTA 100% 이상을 적용할 경우 상용근로가구 중 한계가구 수는 약 12만 가구,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 총액은 약 6조 9천억원으로 추정되었다. 반면 자영업가구 중 한계가구 수는 약 9만 가구,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 총액은 약 22조원으로 추정되었다. 표본가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상용근로가구 40.5%, 자영업가구 23.7%)을 감안해 보면 자영업 한계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총액은 상용근로가구를 압도한다. DTA 200% 이상을 적용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둘째,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한계가구 수가 많고 보유 금융부채 총액이 큰 것은 두 그룹에서 동일했지만, 자영업가구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자영업가구의 경우 최저 소득분위인 1분위 가구의 한계가구 수와 보유 금융부채 총액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득이 가장 낮은 영세 자영업자의 한계가구 문제는 상용근로가구에 비해 훨씬 심각했다.

《시사점》

가구별 미시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자영업가구는 상용근로가구에 비해 보유 부채의 건전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한계가구 문제도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가구 부채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검토가 필요한 정책대응 방향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형 대출에 대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증가를 용인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인 바, 이들이 보유한 부채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소득 안정화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자영업자들의 부채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의 대출심사 기능과 공공 및 민간부문의 창업 컨설팅 기능이 잘 작동해야 한다.

금융기관들은 담보부 대출이라고 하더라도 자영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차주의 사업 성공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밀한 창업 컨설팅이 연계될 필요가 있는데,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모두 그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계가구 문제는 자영업가구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가 가장 심각한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할 여력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자산매각이 어려운 자영업가구에 대해서는 채무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해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채무조정에는 금리 및 상환만기 조정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자산을 완전히 매각하더라도 부채를 상환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금융기관들은 영세 자영업자 대출 중 상환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부실 처리하고, 이를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이 인수해 채권소멸시효(5년)가 지나면 즉시 소각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겠다. 이와 아울러 이들이 창업 및 취업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복지재원으로 지원하는 것도 그 가능성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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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사견임)

통계 참고용으로 자료를 공유하지만 이번 보고서를 포함해 한국에서 자영업자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근본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부당하게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자영업자가 됐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접근하다 보면 자영업자의 실패를 그들의 투자 판단 및 경영 실패로 보지 않고 그들을 불쌍한 피해자로 보게 된다.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또 자영업자들과 관련된 사항을 경제 논리 이외의 논리로 접근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가 희생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이것은 사회안전망과는 다른 차원이다. 근로자도 실직하면 실업급여나 다양한 사회안전망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적으로 실직하거나 퇴직하는 모든 사람을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다. 또, 큰 기업 경영인이 경영에 실패할 경우 이를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유독 사회적 책임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 주도로 대대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직업을 잃게 된 사람들에게 "일시적으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면서 창업을 장려했다는 사실을 감안한 습관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일시적 배경을 제외한다면 모든 자영업자의 문제를 사회가 나서서 떠안아야 한다는 인식은 무리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런 인식이 무리한 것인 이유는 성공하는 자영업자가 그 성공을 사회의 덕으로 돌리고 모든 이득을 사회로 환원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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