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스크랩)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얼마나 신경 써야 하나

(※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의 칼럼을 공유)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다음주에 만 20주년을 맞이한다.

언제가 외환위기의 ‘기점’인지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필자는 1997년 10월 23일 홍콩증시가 하루에 10.4% 하락한 날이 동아시아 외환위기의 기점으로 적절하지 않나 생각된다. 1997년 7월 태국에서 시작되었던 외환시장의 급변동이 인도네시아를 거쳐, 홍콩과 대만 등 이른바 동아시아 공업국까지 파급된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1월 21일,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가끔 당시의 경제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과거와 현재가 어쩜 그렇게 다를 수 있는지 놀라게 된다.

1997년 10월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305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7년 8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3,848억 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1997년에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2017년 1~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이미 496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9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38억 달러에 달했기에 올해에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천억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10년 주기 경제위기설’을 근거로, 한국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으니 2017년도 위험하다는 게 핵심적인 논리인 것 같다.

1929년 대공황의 유령이 다시 출현했다!??

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2013년 마켓워치의 칼럼이 문득 떠오른다. 세계적인 투자 사이트, 마켓워치의 한 칼럼니스트는 “1929년 대공황의 유령이 다시 출현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2013년 미국 주식시장이 1929년처럼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서 경기를 부양하려는 노력을 펼친 결과 주식시장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1928년처럼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었다. 특히 1928~1929년과 2012~2013년 다우지수의 흐름을 비교한 ‘그래프’의 형태가 너무 비슷했던 것이 공포를 자극했었다.

(그림설명: 검정선은 1928~1929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우축), 붉은선은 2012~2013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좌축))

그 후 4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2013년 말 1만 6,577포인트였던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017년 9월 말 현재 2만 2,405포인트에 도달해, 같은 기간 상승률이 무려 35.2%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투자자가 마켓워치 칼럼니스트의 주장에 혹해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면, 그는 좋은 투자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을 것이다.

1987년과 1977년 경제성장률은?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가 틀린 이유는 명확하다. 1928~1929년의 주가 패턴이 2013년과 비슷하다는 점만 바라봤을 뿐, 경제 여건과 기업의 실적 등에 대해서는 도외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논리는 ‘10년 주기 경제위기설’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10년 주기의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는 사람들은 항상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2007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로 든다. 그런데, 1987년 이야기는 좀처럼 하지 않는다. 참고로 1987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12.5%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977년 경제성장률은 12.3%였으며, 1967년은 9.1%, 1957년은 9.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957년 이후 10년 주기의 성장률의 흐름을 살펴보면, 4번은 고성장을 기록했고 2번은 성장률이 부진했다. 그런데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얼마 전 통계청이 한국의 경기순환을 분류한 것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대략 2/3는 호황을 누리지만 나머지 1/3의 시간은 불황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결국 10년마다 경제가 위기에 처한다는 주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크게 신뢰하기는 어렵다.

밀림이나 초원에서 손 쉽게 포식자의 징후를 찾아낸 사람일수록 더 많은 후손을 보았을 것이기에, 현대인들도 패턴 찾기 선수가 되었다. 그러나 주식시장 등 수많은 참가자들이 더 높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자본시장에서는 패턴을 찾는 노력뿐만 아니라, 경기여건은 물론 기업실적의 변화 같은 다양한 변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림설명: 붉은 원 부분이 1957년, 1967년, 1977년, 1987년, 1997년, 2007년.)



★★★
★★★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AI 암호화페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인공지능 미국 인구 한은 논평 에너지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경제학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