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조사 결과가 엉터리라는 기사도 곧바로 나오고 있다. 즉, 해당 조사는 ▲299요금제(음성무제한요금제)를 기준으로 했는데 이는 한국의 요금 수준을 대표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 달리 알뜰폰 업체(MVNO)를 포함하지 않았으며 ▲25% 요금할인(선택약정)도 포함하지 않았고 ▲국내 데이터는 구글 번역기를 돌려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리휠이라는 조사업체가 있는 핀란드의 경우 1GB당 380원에 불과해 이를 우리나라 평균 데이터 이용량(4.5G)으로 보면 핀란드 국민들은 월 스마트폰 데이터요금이 190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 한국인들은 전국민이 매달 데이터 요금만으로 9만원 가까이 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 기사는 마침 가계 통신비 부담이 지나치다며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와서 더욱 주목을 끌 것 같다. 실제로 앞의 통신사 기사는 휴대폰 요금이 부당하게 높으니 인하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시위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보고서 자체야 조작하지 않았겠으나 사진과 함께 어우려져 왠지 특정 정파의 주장에 동조하는 기사가 돼 버렸다.
하지만 통신비 혹은 통신요금은 단위당 가격(단가)에 이용량을 곱한 것이다. 하지만 통신비가 비싸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용량은 생각하지 않고 단가가 비싸다고 주장한다. 만일 단가가 비싸지 않은데 통신요금이 부담스럽다면 그것은 이용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단가가 싸더라도 업체 간 담합이라든지 하는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이를 처벌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인민재판식으로 민간기업들에 특정 재화나 서비스 가격을 인하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옳지 않다. 옳지 않을 뿐 아니라 국가경제에 좋지 않은 선례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통계청 통계를 보더라도 한국 통신비 단가는 지속적으로 억제돼 왔다. 가계 통신비 부담이 크다면 그건 과소비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 과거 블로그 글((小考) 지난 10년 한국 가계 소득과 지출 변화 내용)도 참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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