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내용. 결론을 뒤집어 말하자면,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고 북한 문제가 악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문제도 심화된다면 한국은행으로서는 어려운 한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릴 것으로 본다. 경제여건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올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3.0%를 넘어서고 내년에도 3.0%에 근접할 정도로 경제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대 초반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섰기 때문에 내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여건만 놓고 본다면, 기준금리 1.5%에 경제성장률 3.0%와 물가상승률 2.0%라면 내년에 3~4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우리는 내년에 미국이 2%대 초반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연방기금금리를 4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가계부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림1]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가계는 지난해 기준으로 예금과 채권투자 등에서 36조 1천억원의 이자를 받고,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등으로 41조 7천억원의 이자를 냈다. 이자 내느라 가계의 소득이 5조 6천억원 감소했다는 뜻인데, 올해 가계부채의 증가와 금리상승 효과를 감안하면 가계소득의 감소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분명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역행하는 정책일 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증가시킬 우려도 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가계의 소득과 소비뿐만 아니라 연체율, 고위험가구의 현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난 이후에나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금융안정 상황 전반에 대한 평가보고서인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내년 상반기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가계의 금융상황을 살펴볼 것이고, 이번 11월 금리인상이 가계의 금융안정에 큰 위험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5~7월 사이에 두 번째 금리 인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며, 가계부채에 큰 위험이 없다면 세 번째 금리인상도 그 6개월 후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개월이 아니라 6개월 간격을 두고 인상되는 점진적인 인상을 예상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기금리가 더 크게 상승하고 장기금리 상승폭은 작아지면서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될 것으로 본다. [그림2]는 10월 금통위 이후 우리나라의 만기별 국채금리의 변화를 나타낸 것인데, 3~6개월의 짧은 만기의 금리는 30bp 이상 상승했지만 10년과 30년 만기는 각각 7bp, 1bp 상승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향후 경제성장 속도가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어 장기금리가 더 많이 오르면서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된다. 반대로 금리인상이 느리게 진행되면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더 많이 오르면서 장단기금리차는 축소된다. [그림3]은 미국 연준이 2015년 12월 첫번째 금리인상을 한 이후 만기별 국채금리의 변화를 나타낸 것인데, 2년간 4번 밖에 인상하지 않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장단기금리차는 줄어들었다.
미국은 점진적 인상론자인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물러나면서 내년에 금리인상이 4번 있고, 한국은 금리인상을 2번만 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다. 한미금리 역전은 자본유출 우려를 높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금본위제나 고정환율제가 아닌 변동환율제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금리차이로 자본유입이나 유출을 설명할 수는 없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도 원화가 절상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사람들 사이에 퍼져있다면 자본유출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림4]를 보면 1999~2001년과 2005~7년에도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현상이 있었지만, 달러화대비 원화환율이 계속 하락했기 때문에 자본유출 우려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에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고, 여기에 더해 북한문제가 악화되면서 원화환율이 오르게 되면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와 미국의 무역압력 등을 감안하면 내년 원화환율의 하락을 예상하지만, 내년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올해처럼 북한문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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