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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중국과 전면 무역전쟁이 아니라면,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 KB증권 보고서 내용 일부)

《무역전쟁이 아니라면,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강력한 대중 무역 보복을 선언하면서, 1) 60일의 조정기간을 부여했고, 2) 구체적 품목도 제시하지 않음

트럼프 대통령은 3/22 (미국 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500억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곧 이어 중국도 3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대한 수입관세로 맞불 대응했다. 아직 증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지시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암운이 드리워지자, 글로벌 증시도 크게 요동쳤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관련 행정명령을 보면 좀 어색한 것들이 있다. 크게 두 가지인데,강력한 대중 무역 보복을 천명하면서도, 1) 관세부과를 바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60일간의 조정기간을 부여했다. 뭔가 중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기는 듯 한 느낌인데, 4월에는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다. 2) 5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할 제품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128개 미국산 제품에 15~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중국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 1,300여개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아직은 추측일 뿐 1,300여개 제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이어진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금) 500억 달러는 예시적인 수치(illustrative figure)일 뿐’이라고 언급하며, 현재 작성 중인 최종 관세 품목 리스트를 통해 최종 집계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미국의 LNG와 농산물을 더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의 신중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역시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의 친구이며, 우리는 중국과 협상 중이다’라는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지금까지 북핵 문제 등을 통해 경험한 ‘협상가 트럼프’의 면모가 다시 확인되는 듯하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최대한 극단적인 곳까지 상황을 몰고가며, 결국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단기적인 금융시장 불안은 피할 수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인 현상들에 대한 전망이다.


무역불균형은 1) 환율 조정과 2) 수요 조정을 통해 시정될 수 있음

지금과 같은 대립이 무역전쟁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트럼프와 미국은 무엇을 원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간략히 생각해보겠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어느 국가는 경상수지 흑자가, 다른 국가는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것을 말한다. 즉, 경상 (무역)수지 불균형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글로벌 불균형이 지속되면, 한쪽에는 과소투자 (소비)가 다른 한쪽에는 과잉 저축이 쌓이게 된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1) 환율 조정과 2) 수요 조정이 있다.
Y = G+C + I + (NX)
소득=소비+투자+(순수출)
Y - (G+C) = I + (NX)
저축 = 투자 + (순수출)
결론이 무역전쟁이라는 파국이 아니라 위의 방법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상황은 완전히 반전될 수 있음

1) ‘환율 조정’을 하는 방법은 순수출 (NX)를 제거하여 ‘저축과 투자의 균형 (S=I)’을 맞추는 방법이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제2의 플라자합의’와 같은 방법이 여기에 속한다. 상대방의 환율, 곧 위안화를 강세로 전환시키면 순수출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2) ‘수요 조정’을 하는 방법은 소비 (G+C)와 투자 (I)를 확대하여 ‘저축과 투자의 균형(S=I)’을 맞추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중국이 수요를 늘려 미국의 LNG와 농산물 등을 더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에 속한다고 하겠다.

두 가지 모두 상대국가의 ‘환율’과 ‘수요’를 변경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미국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무역전쟁이라는 극단적 비극이 아니라 타협으로 방향이 정해진다면, 이 두가지 방법 이 해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위안화 강세나 중국의 수요 확대가 증시에 나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이런 합의에 도달하는 와중에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대립이 이어질 수 있으며, 따라서 당장엔 시장의 혼란을 배제하기 어렵다. 마치 작년 북핵 문제를 다뤘던 트럼프의 거친 협상 전략 같이 말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무역전쟁만 아니라면, 그 다음엔 오히려 지금과 정반대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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