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 보고서 내용 중 주요 부분을 공유한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완료했다고 선언한 상황인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주장하고 있어서 양측이 전격적으로 타협에 이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북한이 과거 외국 및 국제기구와 맺은 약속이 충실히 이행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은 비관론자들이 제시하는 비관론의 배경이 된다. 어쨌든 정상회담이 눈앞에 다가왔고 어떤 식으로든 합의는 체결될 것이다. 합의 자체보다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교조적으로 비관론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
4월 27일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2018년 2월 10일 북한의 제안으로 시작된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000년 6월, 2007년 10월에 이은 세 번째다. 더 큰 건은 5~6월 중에 예정돼 있다. 5월 말~6월 초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6월에는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3월 3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김정은의 3월 25~28일 베이징 방문때 6월 방북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북미·북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되는 것은 북한의 '국제사회 고립 탈피' 구상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1953년 체결된 6.25전쟁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UN, 북한, 중국이므로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4자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정상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역사적 정당성을 떠나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주한미군의 존재 등을 감안하면 종전 선언을 위해서는 4자 합의가 필요). 종전선언 이후에는 선언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 논의가 본격화된다.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 휴전 상태를 법적으로 종결하는 절차다. 북한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한국, 미국, 중국 정부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4월 9일 시진핑-트럼프 전화통화에서 4개국 평화협정 논의가 있었으며, 4월 17일 트럼프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남북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고 언급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종전 선언과 비핵화 합의, 평화협정 등 단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결론적으로 4월 27일은 북한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표1〉에 통일부가 발표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그간의 노력’ 참고자료의 주요 용어를 정리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중요했던 지금까지의 ‘북한 리스크’
4월 27일, 더 나아가 5~6월 북미·북중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그 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변수가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인 만큼 지금 확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소규모 폐쇄경제’였다. 한국은 북한과 가장 인접한 국가임에도 양국간 경제적 관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국방비 지출, 휴전 국가로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받는 디스카운트가 중요했다.
북한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준 영향과 관련하여 살펴볼만한 데이터가 있다. Google에서 제공하는 ‘Google Trends’ 데이터다. 특정 키워드에 대해 시간 경과에 따라 검색빈도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관심이 높은 순간을 100점 만점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도를 점수화했다. 그 결과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로 국제적인 이슈가 됐던 2017년이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그림2〉는 북한에 대한 관심도와 한국 증시의 신흥국 대비 할인율이다. 2010~2017년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매우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이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것이다.
휴전선이 없어진 한국 상상해보기 ① 북한과의 민간 교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소규모 개방경제’가 된다면 어떨까? 북한이 중국과 같이 시장개방을 추구하게 된다면? 북한을 바라볼 때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풍부한 광물자원, 값싼 노동력, 적은 자본을 가진 인접 국가의 등장’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긴 기간에 걸쳐서 나타날 변화다. 한국 통일은 독일처럼 ‘실수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려서’ 이뤄지기는 어렵다. 당시 독일 통일은 타의에 의한 분단 (서독·동독 국민들 간의 이질성이 적다는 뜻), 소비에트연방의 지배력 약화 등이 맞물려서 가능했다. 남북한이 처한 환경은 독일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한반도를 동북아 군사력의 완충 지대로 보아, 이대로 남겨두고 싶어한다. 프랑수아 모리아크 식 표현을 빌리자면 주변국들은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이 2개 있는게 더 좋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정권의 통제력이 강해, 소련 해체 시기의 동독과 비교하기 어렵다 (독일이 통일된 이듬해인 1991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
즉, 남북통일에 앞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편입되면 나타날 경제협력에 주목해야 한다. 경제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하다. 남북 간 평화협정이 맺어지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되면 (미국의 제재가 풀리게 되면), 북한과의 민간 교류도 합법적으로 가능해진다. 북한산 농·축·수산물 교역, 여행도 가능해진다. 동남아 대신 북한으로 휴양을 가는 것도 상상만은 아니다. 북한의 낮은 임금, 물가가 한국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휴전선이 없어진 한국 상상해보기 ② 북한에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북한은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다. 정부가 모든 기간산업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북 제재로 선진국 기업이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례로 북한의 이동통신사를 살펴보자. ‘고려링크’, ‘강성네트’, ‘별’ 3개 사업자가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초기 이동통신 사업을 위해 해외 기업 (고려링크의 지분 75%는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 텔레콤’이 보유)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 한국 통신사도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니다. 정치·군사적인 평화협정뿐 아니라 북한 투자에 대한 합리적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이집트 기업은 북한에서 통신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휴전선이 없어진 한국 상상해보기 ③ 북한의 자원 개발권에 주목하자.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 평화구상’을 통해 남북 철도연결 (접경 경제벨트), 남·북·러 가스관 연결 (환동해 경제벨트), 남·북·중 산업물류량 연결 (환서해 경제벨트) 등을 포함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 구상의 이면을 살펴보면 북한의 광물자원과 관련된 정부의 의도가 읽힌다. 북한 내 주요 광물의 잠재가치는 약 4,200조원에 달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추정). 그리고 이는 주로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3대 경제벨트 부근에 집중돼있다. 인프라 구축과 자원 개발을 패키지로 연결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읽힌다.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벨트가 연결되는 중국 (환서해 경제벨트), 러시아 (환동해 경제벨트)와 사업을 함께 진행하려 할 공산이 크다. 러시아·중국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 한국 측에는 북한 투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강화될 수 있고, 러시아·중국에게는 남북관계 개선을 이익으로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정부는 과거에도 북한의 에너지·자원 거점도시 개발권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다. 2007년 한국은 북한에 차관을 제공하고 북한은 한국에 지하자원 현물 및 자원 개발권으로 갚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섬유, 신발, 비누 등 경공업 자재(95개 품목, 8,000만달러 상당)를 지원했다. 북한은 3%를 당해연도에 아연괴, 마그네시아 클링커 등으로 상환하고, 나머지 잔여분은 함경남도 단천의 대흥광산·룡양광산 (마그네사이트), 검덕광산 (아연)개발권으로 상환할 계획이었다. 이른바 ‘신경협’이다. 하지만 이 ‘신경협’은 2009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무산됐다. 투자 회수율은 당해년도 현물 상환분인 3%에 그쳤다.
현 정부가 과거 2007년 당시 정부와 연결점이 있는 만큼, 위와 같은 사업 구상은 다시 재개될 공산이 크다. 북한 자원개발과 관련된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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