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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의 "국민과 정부의 경쟁" 발언

(※ 사견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 만에 여덟 번째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강도는 차수를 거듭할수록 기존 대책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이번에도 더욱 강해졌다. 이번 대책의 효과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 하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역할이다.

전임자인 추미애 대표도 정부의 대책이 언급될 때마다 토지공개념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는 등 원칙적인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는 대책 발표 전부터 발표 이후까지 구체적이고 주도적인 발언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여당 대표가 국정 현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출처: 네이버 뉴스)
문제는 이미 현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에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의 생각과는 다른 견해가 제기되거나 토론되는 분위기가 전혀 없는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김수현 수석의 주장과 같은 인식에 기초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데 있다. 부동산 정책은 주거복지에서 건설, 금융, 가계부채, 경제 성장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그리고 서로 다른 시점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정교한 수립과 조심스러운 시행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제수석비서관이나 경제 부총리가 사회수석비서관과 다른 견해를 제기했다거나 그런 반론에 기초한 토론이 이루어졌다는 조짐은 별로 없다. 그런 가운데 이해찬 대표가 가뜩이나 견제를 받지 않고 추진되고 있는 정책에 힘을 보태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정부의 정책은 집권자의 철학에 기초해 일관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선거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처럼 복합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경우 다양한 정부 및 청와대 참모진들로부터 다양한 견해를 듣고 철저한 토론과 조정을 거쳐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사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진 데는 정부의 섣부른 대책 발표의 책임도 크다. 첫 번째 대책이 시장 왜곡을 심화하고, 두 번째 대책이 왜곡을 더욱 심화하는 등 차수를 거듭할 수록 시장 왜곡이 심화돼 여덟 번째 대책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첫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 대책이 문제를 심화한 것은 언급하지 않고 모든 것을 대상이 모호한 일부 시장참가자들의 탐욕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 더구나 이해찬 대표의 발언에서는 실수요자와 그 밖의 수요자, 정부 대책에 찬성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 사이의 "대결"을 전제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문제는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와는 다르게 인식해야 하는 것 아닐까?

다음은 정부 대책이 발표된 다음 날 아침 이해찬 대표의 공식 발언이다.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대책을 발표했다. 공급 대책은 다음 주 추석 전에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제는 우선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발표했다. 이 문제를 보면서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나 주택을 가지고 불로소득을 왕창 벌겠다는 생각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부대책이 나왔는데 이 대책 갖고 안 되면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까지 해서 국민과 정부가 서로 경쟁하는 상황은 이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강조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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