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은 실질적인 효과(그림 아래 설명 참조)가 상당하지만 상징적인, 그리고 비경제적인 효과 또한 크다. 즉, 한국은행법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중립적으로 수립되고 자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하여야 하며, 한국은행의 자주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이는 그야말로 선언적 성격이 강하며 판단 근거나 준수를 강제할 조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대통령의 금리 관련 발언 직후 기준금리가 변경된다든가 하는 외압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함에도 최근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 동향은 여전히 추가 인상에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12년 이후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의 변화 추이를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GDP 디플레이터 증가율,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 근원물가지수 증가율, GDP 증가율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4개분기 이동평균을 적용했다.) |
아래는 한국은행이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통화정책 제도 설명으로 모두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인용한다.
《통화정책 목표》
「한국은행법」제1조 제1항은 "한국은행을 설립하고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 을 동 법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추구하는 최우선 목표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일이라 하겠다. 물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소득과 자원 배분이 왜곡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민생활의 안정도 해치게 된다.
국민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가안정뿐 아니라 금융안정도 확보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은행법」 제1조 제2항은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할 때에는 금융안정에 유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수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가운데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함께 경주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통화량 등의 중간목표를 두지 않고 정책의 최종 목표인 “물가상승률”자체를 목표로 설정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이를 달성하려 하는 통화정책 운영방식이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 제6조 제1항에 의거 정부와 협의하여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 2%이며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하도록 정책을 운영한다.
물가목표 운영상황을 연 4회 점검하여 그 결과를 국회 제출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민들께 설명한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를 ±0.5%p 초과하여 벗어나는 경우, 총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물가안정목표와의 괴리 원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경로,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등을 국민들께 직접 설명한다. 이후에도 물가가 목표를 ±0.5%p 초과하여 벗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면 3개월마다 후속 설명책임을 이행한다.
이번 물가안정목표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적용되며, 다음 물가안정목표는 2018년 말 이전에 경제여건을 점검하여 다시 설정한다. 다만, 향후 예상치 못한 국내외 경제충격, 경제여건 변화 등으로 물가안정목표의 변경이 필요할 경우 정부와 협의하여 물가목표를 재설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출처: 한국은행 홈페이지) |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파급경로는 길고 복잡하며 경제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나 그 파급시차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로를 통하여 통화정책의 효과가 파급된다고 할 수 있다.
금리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단기시장금리, 장기시장금리,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 등 금융시장의 금리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콜금리 등 단기시장금리는 즉시 상승하고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도 대체로 상승하며 장기시장금리도 상승압력을 받는다. 이와 같은 각종 금리의 움직임은 소비, 투자 등 총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은 차입을 억제하고 저축을 늘리는 한편 예금이자 수입 증가와 대출이자 지급 증가를 통해 가계의 소비를 감소시킨다. 기업의 경우에도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를 축소시킨다.
자산가격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게 되어 자산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이는 가계의 자산, 즉 부(wealth)의 감소로 이어져 가계소비의 감소 요인이 된다.
신용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은행의 대출태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은행은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전보다 대출에 더 신중해질 수 있다. 이는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투자는 물론 대출자금을 활용한 가계의 소비도 위축시킨다.
환율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여타국의 금리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금리가 상승할 경우 국내 원화표시 자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이다. 이는 원화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므로 원화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화 가치 상승은 원화표시 수입품 가격을 하락시켜 수입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외화표시 수출품 가격을 상승시켜 우리나라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해외수요를 감소시킨다.
⇒ 이러한 여러 경로를 통한 총수요, 즉 소비·투자·수출(해외수요)의 변동은 다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 투자, 수출 등 총수요의 감소는 물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환율경로에서는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원화표시 수입물가의 하락이 국내 물가를 직접적으로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대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일반의 기대인플레이션 변화를 통해서도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기대인플레이션을 하락시킨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제품가격 및 임금근로자의 임금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국 실제 물가상승률을 하락시키게 된다.
한편 오늘날과 같이 세계경제의 통합이 급속히 진전되고 경제구조와 경제주체의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으며 또 현재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의 여부를 수시로 파악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의 효과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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