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치 위기의 배경 및 경과》
□ 현재 베네수엘라의 정국혼란은 1998년 우고 차베스(Hugo Chavez)의 집권 이후 형성된 차베스와 반차베스 대결구도가 발단이 되었음.
- 차베스는 집권 직후 신헌법을 제정하고 의회 및 핵심 권력기구들을 장악함으로써 노동과 경제부문에서 전통적 엘리트들의 기득권을 박탈하고 구체제와 완전히 단절하였음.
- 정치적 참여와 사회복지가 확대된 군인과 빈민들이 차베스 지지세력을, 그리고 석유자원에 대한 기득권을 상실한 전통적 과두세력과 중간계층이 반차베스 세력을 형성하였음.
- 마두로는 50.78%, 카프릴레스는 48.95%를 획득하여 1.83%의 차이로 마두로가 힘겹게 대통령에 당선됐음. 물가 상승, 생필품 부족, 범죄율 증가, 부패 등으로 표가 집권당에서 야당으로 대거 이동하였음.
- 국제원유가 하락과 21세기 사회주의 경제정책으로 누적된 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생필품 부족, 외환부족, 치안불안과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 실패 및 부족 등이 대정부 시위를 격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였음.
- 야권과 시민들은 정부와의 대화와 협상을 거부한 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였고, 정부는 2002년과 같은 쿠데타로 인식하여 강경하게 대처하면서 유혈충돌을 초래하였음.
- 야권(민주연합 MUD)내 파업, 시위, 쿠데타 등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 정권교체를 시도하는 급진파와 선거나 소환국민투표 등 제도를 선호하는 온건파 간 분열과 주도권 경쟁이 반정부 시위를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
□ 야권 주도의 반정부 운동의 기세가 꺽이지 않자 마두로 정부는 2017년 3월 30일 친정부 인사가 장악한 대법원을 통해 국회 해산을 명령했고, 야권과 시민의 저항 및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월 30일 제헌 의원 선출을 강행하고 대통령 측근으로 채워진 제헌의회를 최고 헌법 기구로 선언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독재와 민주주의 후퇴라는 비난을 받음.
□ 2018년 5월 20일 실시한 조기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68%의 지지율을 획득하여 재선에 성공함.
- 그러나 야권은 야당의 유력 후보자들이 피선출권 박탈, 가택 연금, 수감 등으로 선거 출마가 불가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졌고 여당이 표를 매수하는 등 부정투표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선거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함.
- 미국, 리마그룹, G-7,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 대선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성명서를 발표함.
□ 2019년 1월 10일 마두로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시작됐으나, 1월 23일 야권 대표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선포하면서, 베네수엘라와 국제사회는 누구를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놓고 양분되었음.
- 미국을 비롯한 리마그룹, 영국과 EU 등 50개국이 이상이 과이도 지지를 선언했고, 역내에서는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멕시코, 우루과이 그리고 역외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터키, 이란 등이 마두로 지지를 표명했음.
- 미국 정부가 과이도 지지를 표명한데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내 대사관과 영사관 폐쇄와 외교관 철수를 지시하였고, 미국 정부도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외교관과 가족을 모두 귀국조치 하였으나 미국은 베네수엘라와의 외교단절을 인정하지 않았음.
-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내 자회사인 시트고(CITGO)의 본국송금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대베네수엘라 경제재재를 강화하였음.
- 우리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불법으로 인정하고 2019년 2월 25일 과이도 지지를 공식화했음.
□ 마두로는 카라카스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좌파정치와 노동운동에 종사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좌파정치에 대한 관심이 컸으며, 대학교육이 아닌 쿠바에서 조직원 훈련을 받고 대중운송노조의 지도자로 활동하였음.
□ 1992년 쿠데타에 실패한 차베스가 투옥되자 마두로는 차베스 석방을 위한 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1999년 차베스 대통령의 헌법개정을 위한 제헌의회의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음.
□ 2000년과 2005년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어 국회의장을 지냈고, 2006년 외무부장관으로 임명되어 역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중남미 통합 증대를 목적으로 한 미주 볼리바르동맹(ALBA)을 추진하였으며, 리비아의 카다피(Muammar al-Qaddaf) 짐바부웨의 무가베(Robert Mugabe), 이란의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등 반미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하였음.
□ 마두로의 정치적 지위는 2011년 차베스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상승했고, 2012년 차베스의 대선 승리로 마두로는 부통령이 되었고 그의 부인이 검찰총장이 되면서 마두로 부부가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강력한 두 개의 권력기관을 장악하였음.
□ 2012년 쿠바로 원정수술을 떠나기 전 차베스는 마두로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하였고, 수술 후 차베스의 권력공백 상황에서 마두로는 사실상 지도자 역할을 했음.
- 차베스주의 운동은 세 개의 분파 즉 쿠바와 강한 유대관계를 가진 좌익 민간인들, 1992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들 그리고 지방 및 지역의 리더들로 구성돼 있음.
- 마두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군부의 지지를 받는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디오스다도 카베요(Diosdado Cabello)였으나, 차베스의 핵심 동맹인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이 마두로를 더 신뢰하였음.
- 2014년 중산층을 중심으로 마두로의 퇴출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마두로는 야당 인사들의 정치활동을 물리적 또는 제도적으로 금지하고 의회해산을 시도 하는 등 권력집중을 강화하였음.
- 집권 이후 마두로는 21세기 사회주의, 반미 및 미국중심의 국제질서에 반대하는 쿠바, 중국, 러시아 등과의 긴밀한 외교관계 구축 등 차베스의 정책을 지속 내지 강화하였음.
- 마두로는 야권과 국제사회로부터 극심한 경제침체, 민주주의의 훼손과 인권침해 그리고 인도적 위기 책임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있음.
□ 마두로 퇴진을 주도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는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1983년생 초선의원으로 현재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임.
- 과이도는 2015년 총선에서 초선의원으로 당선된 정치신인이었으나, 마두로 정권의 야당 정치인 탄압이 심해지면서 이름이 알려진 야당 정치인들 다수가 정치 활동이 금지되면서 정치경력이 없는 과이도가 2018년 12월 야권연대의 주요 정당 중 하나인 국민의지당의 당대표로 선출되었음.
- 2015년 총선 이후 국회 다수당인 민주연합의 4개당 즉 민주행동당(Acción Democrática), 정의우선당(Primero Justicia), 국민의지당(Voluntad popular) 그리고 새시대당(Nuevo Tiempo)은 각 당의 대표가 1년씩 국회의장직을 맡기로 약속했고, 순서에 따라 국민의지당이 금번 의장정당이 되면서 과이도가 국회의장이 되었음.
- 비록 과이도는 무명의 정치인 이지만, 그동안 분열돼 있었던 야권을 결집하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빠르게 이끌어 내면서 정권교체를 이끌 인물로 급부상하였으며 현재 마두로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인물로 평가됨.
- 과이도는 비명문가 및 비카라카스(Caracas) 출신으로 베네수엘라 정치에서는 비주류에 속하지만, 반차베스 학생운동의 리더로 활동하면서 미국 정부 지원으로 미국 유학까지 하였음.
- 국민의지당은 반체베스 야권에서 가장 친미적이고 신자유주의 지향적이며 마두로와는 어떠한 대화나 타협도 거부하는 비타협적 성향의 정당으로 사회주의 개혁 프로그램의 폐지와 차베스 측근의 전면 숙청을 주장함. 현재 다수의 정당 활동가들이 테러리즘과 무기소유 혐의로 구속 수감, 가택연금, 해외 망명 중에 있음.
- 레오폴도 로페스는 미국국제개발처(USAID)와 CIA하의 민주주의국가기금(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으로부터 민주주의 원조로 5천만 달러를 지원받았음.
- 과이도는 2019년 1월 5일 비밀리에 워싱턴을 방문하였고, 트럼프 지지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와 릭 스코트(Rick Scott), 마리오 디아스 발라트(Mario Diaz Ballart) 하원의원, 마이크 폼페오(Mike Pompeo) 국무장관과 회동한 뒤, 1월 23일 대규모 반정부 집회에서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하였음.
《향후 시나리오》
가.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따른 외부로부터의 붕괴
□ 미국은 군사개입의 가능성 언급과 석유 제재를 통한 자금줄 압박 등 마두로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은 높지 않음.
□ 미국의 군사개입은 러시아와 중국의 중남미 군사개입의 명분을 주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음.
□ 미국이 군사개입을 위해서는 미국 내 여론과 국제여론의 지지를 얻어야 하지만 쉽지 않음.
- 국내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미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작전을 완료할 수 있어야 하고 군사개입의 명분을 확보해야 하나, 베네수엘라의 국가 규모, 강력한 군부 및 친정부 민병대인 colectivo의 존재, 쿠바나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 등을 감안할 때 희생 없이 군사작전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음.
- 그뿐만 아니라 마두로 정부와 콜롬비아, 에콰도르, 엘살바도르의 반정부 게릴라군 및 역내 헤즈볼라 테러조직과의 연계를 놓고 볼 때 미군의 공격을 피해 군이 이들 게릴라 집단과 결합할 경우 미국이 중남미에서 벌이고 있는 반 마약, 반테러 작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됨.
- EU와 리마그룹 국가들도 마두로 정부의 퇴진과 과이도를 지지하지만, 정치적 해결을 원하지 군사적 방식을 원하지 않음.
- 그러나 과이도나 미국 시민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질 경우, 시위 진압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미군 개입의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군사적 충돌이 가능해짐.
□ 베네수엘라 위기는 과이도를 지지하는 자유주의 우파진영과 마두로를 지지하는 사회주의 좌파진영으로 양분돼 있어 진영 간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시리아 사태와 같은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임.
- 트럼프는 군사적 개입까지 언급하고 있으나, 시리와 사태와는 달리 베네수엘라의 인접국들이 전쟁을 절대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개입의 명분이 없음.
-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데 중·러 모두 미국 견제의 목적은 있으나 베네수엘라와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으로 보임.
나. 군사 쿠데타 또는 민심 이탈로 인한 내부로부터의 붕괴
□ 마두로의 절대 지지층인 군부와 빈민층의 지지 이탈이 이번 정치위기 타결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임.
□ 경제위기 장기화와 극심한 생활고, 기초 공공 서비스 중단으로 최근엔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반정부시위가 빈민층 밀집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나, 정부가 배급하는 생필품박스가 빈곤층에게는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 되고 있는한 빈민층의 대대적인 이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됨.
□ 마두로 정부는 군 출신이 정치와 경제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군사정부임. 따라서 마두로 정부 하에서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고, 비록 과이도가 특별 사면권을 가지고 군부를 회유하고 있지만, 정권이 교체되면 인권 탄압과 부패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마두로 지지를 이탈하지 않을 것이므로 군사 쿠데타나 내란의 가능성은 낮음.
□ 그러나 미국의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의 강도가 높아지고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고통이 극심해지면서 군과 민심의 이탈도 가능할 수 있음.
다. 타협을 통한 평화적 이행
□ 미국과 과이도가 원하는 타협안은 마두로가 망명하고 군부는 면책권을 보장받아 과이도 주도하에 선거를 다시 치르는 안이나, 마두로의 권력의지가 남아있고 군부가 마두로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음.
□ 또 다른 타협안은 마두로와 과이도가 참여하는 가운데 국제적 감시 하에 재선거를 실시하는 방식이나, 미국과 과이도 측은 마두로와의 대화나 협상은 없으며, 마두로가 퇴진한 후 재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라 실현 가능성은 낮음.
□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과 쿠바의 화해를 중재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교황은 중재 이전에 양측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양측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나 아직까지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 않음.
□ 멕시코와 우루과이 주도로 국제교섭그룹(ICG)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주체가 된 평화적 해법인 몬테비데오 메카니즘을 제시하고 있으나, 미국이 마두로 정권 퇴출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중남미 정치지형도 친미 우파세력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타협을 통한 평화적 이행도 순조롭지 않아 보임.
□ 그러나 교착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최근 리마그룹이 UN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고, 어느 쪽으로도 추가 확실하게 기울지 않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통이 증가하게 되면 결국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증가할 수 있음.
라. 마두로 정권의 유지
□ 마두로가 경제압박과 외교적 고립 속에서도 계속 버티면서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음.
-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마두로에게는 아직 군부의 지지가 있기 때문에 마두로가 권력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임.
- 미국의 경제적 압박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군부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순종과 복종 그리고 충성을 공식적으로 맹세했음.
- 과이도 측이 반정부 시위를 벌인다고 할지라도 군부의 지지가 지속되는 한 마두로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없으며, 마두로는 군부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결정 과정에 군 출신의 참여를 더 확대할 것임.
- 지난 3월 17일 정부는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개각을 발표했음. 이는 내부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고 군 출신을 정부요직에 임명하는 것은 돈줄이 막힌 마두로 정부가 군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보상임.
- 실질적인 권력은 마두로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이도는 비선출 대통령이라는 약점이 있으며, 베네수엘라 내 어떠한 기업, 경찰, 군대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
- 과이도는 마두로의 인도적 구호품 반입 차단 및 정전사태 대응 등 동원 가능한 정치적 쟁점을 충분히 이슈화하지 못하였음.
- 5일 이상 지속된 정전사태 상황에서도 예상외로 큰 소요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음.
- 과이도는 마두로 퇴진운동을 주도 하고 있을 뿐 베네수엘라의 정치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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