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2 차전지테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은 진정되고 있다. 전주말 이후 주춤해졌으나, 미국과 유럽 증시는 각각 사상 최고치와 지난해 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중국 및 국내 주식시장 급락세도 진정되었다. 하지만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중국 및 글로벌 경기를 잘 반영하는 구리 가격과 금리는 주가에 비해 회복 속도가 느리다.
흥미로운 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있는 테마가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2차전지 테마다.
올해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KOSPI와 반도체 테마는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상승 폭을 반납했다가 회복 중이다. 반면 2차전지 테마주는 보다 강한 상승 추세를 형성하고 있다.
상식을 넘어선 테슬라 효과: 코로나바이러스에도 전기차 배터리 업체 주가 강세
2차전지 테마는 연초 이후 10% 이상 올랐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도주로 꼽히고 있는 반도체를 능가하고 있다.
테슬라 효과 때문이다. 2019년 10월 이후 테슬라 주가는 223% 급등했다. 올해만 78% 상승했다. 테슬라뿐만 아니다. 중국 BYD도 17.4% 올랐다(도표 52).
한국 배터리 업체들 주가도 상당히 올랐다(도표 53). 2차전지 테마의 핵심인 LG화학과 삼성SDI 주가는 각각 21.7%와 34.3%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 랠리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 이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9일 테슬라 영업이익은 3억5,900만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1,350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으로는 도요타 (2350억달러) 에 이어 2위다. 주요 완성차 업체 3개(폭스바겐 550억달러 , 다임러 520 억달러, GM 490억달러)를 합친 수준을 조금 밑돈다. 폭스바겐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테슬라(36만대)의 35배를 넘는다.
상식을 크게 넘어선다. 테슬라에 대한 Valuation이 적절한지, 현재 주가 랠리가 과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
테슬라를 둘러싼 갑론을박: 테슬라는 전형적인 버블이냐 파괴적 혁신자의 전형이냐?
테슬라 랠리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주가 급등은 테슬라를 둘러싼 비관론(숏 포지션)이 급반전되면서 발생한 기계적인 또는 추종 매수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예컨대 Robintrack이라는 미국 금융업체는 동사 투자자들의 보유 선호 종목들을 테마로 추천한다. 지난해 11월 이후 테슬라 주식 보유자들이 늘어나자, 이를 추종하는 매수세가 급증 했다 (도표 55).
테슬라 주가 급등을 1720년대 South Sea(남해회사) 버블과 유사하다고 보기도 한다. 당시 재정이 좋지 못했던 영국 정부가 공공부채를 처리하기 위해 만든 동사는 보물선을 인양해 최고 100배 배당금을 주기로 했다. 당시 주가는 6개월 동안 10배 올랐다(도표 56).
그러나 테슬라 주가 상승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마존처럼 파괴적 혁신자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 대량 생산 체제로의 전환 성공: 테슬라가 2분기 연속 생산 목표를 달성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와 곧 지어질 독일 공장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제 더 이상 유망주(스타트업)가 아니다.
- 신제품 출시 기대: 지난해 11월 공개된 Cybertruck을 비롯해 올해 Model Y(소형 SUV) 및 Roadster(스포츠카)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도표 57).
전형적인 Tech 성장주 패턴과 유사: 영업이익률 확대 초기 국면에서 PER 100배 이상
필자의 생각으로는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은 만연 유망주에서 벗어나 Mobility 산업의 최고 혁신 기업이 될 가능성과 저금리에 따른 성장주 Premium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 애플/아마존도 유사했다.
애플도 2002~2003년 당시 PER이 100~150배를 넘었던 시절이 있었다(도표59). IT버블 이후 애플 영업이익률은 적자로 전환되었다. 2001년 맥킨토시와 아이팟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아마존 영업이익률이 안정적으로 전환되기 직전 2015~2016년 당시 아마존 PER은 740배에 달했다. 이후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PER은 하락했다(도표60).
넷플릭스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영업이익률이 안정적으로 높아지는 국면에서 넷플릭스의 PER은 100~150배에서 움직인 바 있다(도표61).
테슬라는 연간으로 이익을 기록해본 적이 없다. 공식적으로 PER은 제공되지 않는다. 2020년 예상 이익 기준으로 테슬라의 PER은 111배, 2024년 예상 이익 기준으로 27배 수준이다(도표62).
상식적으로 부담스러운 Valuation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한 것은 그만큼 테슬라가 다른 업체들의 점유율을 압도해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테슬라가 자동차 업체가 아니라 Tech 업체들의 Valuation이 가능한 이유다.
Tech 와 함께 전기차/배터리도 관심: 저금리 환경은 성장주 프리미엄 유지시켜줄 전망
천하의 테슬라(?)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지난 2/5일 테슬라 주가는 15%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상하이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M3의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뉴스 검색 수가 진정될 조짐이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의 높은 Valuation을 지지해주는 것은 낮은 금리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미국 장기 금리는 더 이상 하락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등 폭이 크지 않다.
그만큼 유동성 환경 자체는 긍정적일 수 있다. 경기가 침체를 걱정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일수록 성장주 프리미엄은 유효하다.
테슬라의 선전은 배터리 등 2차전지 업체들과 관련 업체들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는 부진하다. 반면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NIO, 그리고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는 긍정적이다.
한국에서도 유사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충격 이전 주가를 회복하거나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은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디스플레이, 가전, 배터리 중심 화학 업체들이다. 반도체이외 전기차/배터리 업체에 대한 관심도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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