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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아르헨티나 경제, 달러 채택하면 살아날까?

(※ 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아르헨티나의 미 달러화 공식화페 채택 논의』라는 제목의 보고서 내용을 공유함. 보고서 결론에도 지적하고 있지만 간혹 고질적인 경제 문제를 '말 하기 좋고, 듣기 좋은, 그러나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제도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결국 "모든 건 올바른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 성장 촉진을 위한 구조개혁 및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및 법률 제도의 정비 등이 전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듯이, 그 나라 경제주체들이 문제를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해야 한다. 만병통치약은 없다.)

■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물가안정을 달성하고 경제성장 기반을 구축하려면 미 달러화를 공식화페로 채택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음
  • 달러라이제이션은 ① 자국화폐를 폐지하고 미국과 통화동맹을 결성하여 미 달러화를 공식화폐로 사용하거나, ② 미 달러화를 자국통화와 마찬가지로 공식화폐(법정화폐)로 인정하여 병용하는 두 가지 채널이 있음. 채널① 사례로는 에콰도르, 동티모르, 엘살바도르 등이 있고, 채널② 사례로는 캄보디아, 니카라과, 미얀마 등이 있음
  • 주장: Argentina Needs to Dollarize (WSJ 201899), Argentina Should Scrap the Peso and Dallarize (Forbes, 2018.6.29), Could Dollarization Be Argentina's Salvation? (Bloomberg, 2019.10.30), etc.
  • 아르헨티나는 지난 1944년 군사정권 종식 이후 75년간 극히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물가안정 등 거시경제의 안정성 확보에 실패하였음 
  • 그동안 통화정책 및 환율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53.8%로 지난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였음 
■ 이와 관련하여 달러라이제이션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에콰도르의 지난 20년간 경험은 유사한 경제 및 금융 환경에 직면한 아르헨티나의 달러라이제이션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음

■ 첫째, 달러라이제이션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였음
  • 2000년 1월 달러라이제이션을 채택한 에콰도르에서는 2004년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기 시작하였음
  • 1970~199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28%에 달하였으나 2004년 이후 연평균 3.1%까지 하락하여 칠레(3.3%), 콜롬비아(4.4%), 페루(2.9%) 등 여타 중남미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하였음
■ 둘째, 달러라이제이션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개선하는 데에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음
  • 에콰도르의 경우 비금융 공공부문 지출액이 1990년대 후반 GDP 대비 약 26%에서 2014년 약 43%까지 증가하였음
  • 에콰도르 정부는 이러한 재정지출 확대를 감당하기 위해 유가 상승에 따른 재정수입 증가분을 투입하고, 중국 중앙은행으로부터 외화자금을 차입하는 한편 민간부문 대외부채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해야 했음
  • 또한 에콰도르 중앙은행은 화폐 발행을 통해 정부의 재정지출을 뒷받침하였는데, 이는 1998년부터 중앙은행에 부여된 통화정책 독립성을 무력화시키는 헌법 개정으로 가능하였음
  • 그 결과 에콰도르의 국가위험도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며, 지난 5년간 에콰도르 정부가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총수요 억제 정책을 펼치면서 1인당 GDP가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음
  • IMF는 에콰도르의 1인당 GDP 감소 추이가 향후 최소 3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음

■ 셋째, 달러라이제이션은 경제성장을 자동적으로 촉진시키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음
  • 지난 20년의 대부분 기간 동안 유가 상승, 미 달러화 가치 절하, 국제적인 저금리 추이, 해외 근로자들의 국내송금 증가 등 대외 경제 여건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에콰도르의 1인당 실질 GDP는 연평균 3.3%를 기록하여 직전 3년간의 연평균 4.7%를 크게 하회하였음
  • 더욱이 2019년 1인당 실질 GDP는 2012년 수준을 하회하였으며, 여타 주변국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음

■ 넷째, 달러라이제이션은 이를 채택하는 국가의 실물경제가 대외충격에 더욱 취약해지도록 만드는 특징을 보임
  • 자국통화를 사용하는 국가의 경우 대외충격으로 통화 가치가 절하되고 가격경쟁력이 상승함에 따라 수출 및 생산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달러라이제이션 국가의 경우에는 이러한 환율조정 완충장지가 존재하지 않아 실물경제가 대외충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음
  • 이러한 취약성은 달러라이제이션을 채택하는 국가가 에너지나 원자재 수출국일 때 더욱 심화될 수 있는데, 가령 에콰도르의 경우 미 달러화 가치가 절상되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정수입도 감소하는 이중고에 노출되었음
  • 한편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가격경쟁력이 상승함과 아울러 유가 상승과 재정수입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므로 달러라이제이션이 경기변동성을 크게 키우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음
  • 2000~2019년 중 실질 GDP 성장률의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에콰도르가 2.66으로 칠레(2.1), 콜롬비아(1.79), 페루(2.44) 등 여타 중남미 국가들보다 높게 나타남

■ 다섯째, 달러라이제이션을 채택하는 국가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을 경우 가격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음
  • 에콰도르의 경우 명목임금의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노동이동성이 제한되어 있어 기업 입장에서 생산비 조정이 용이하지 않으나, 자국화폐를 발행하는 국가의 경우에는 대외충격이 발생하면 자국통화의 가지 하락에 의해 미 달러화 표시 명목임금이 감소하면서 생산비 조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
  • 노동이동성(labor mobility)이란 노동시장에서 노동자가 전근, 신규채용, 복직, 퇴직, 휴직, 해고 등의 원인으로 인해 기업, 산업, 직업, 지역 간에 이동하는 현상을 지칭함 
■ 아르헨티나의 미 달러화 공식화폐 채택 논의와 관련하여 에콰도르의 20년 경험 사례는 달러라이제이션 채택이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단기 정책 처방으로는 유효할 수 있으나, 재정적자나 저성장 등 여타 중장기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음
  • 그러므로 아르헨티나가 미 달러화를 공식화폐로 재택하더라도 물가안정 달성과 경제성장 기반의 구축에 성공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올바른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 성장 촉진을 위한 구조개혁 및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및 법률 제도의 정비 등이 전제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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