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ue Believer: Thoughts on the Nature of Mass Movements, Paperback, 240 pages, Harper Perennial Modern Classics, Reprint edition (August 6, 2019), English, ISBN 978-0062930866 |
그런데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의 책 『The True Believer』(Amazon.com 책 정보 ⇒ 여기를 클릭)을 읽으면서 많은 의혹이 풀렸다. (한글 번역본은 『맹신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다. 다만, 번역본이 어떤 논조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책 정보 ⇒ 여기를 클릭)
저자 소개는 번역본 소개 글을 공유한다.
저자 에릭 호퍼는 미국의 사회철학자로 1902년 뉴욕 브롱크스의 독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가구 제작 일에 종사했다. 일곱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갑자기 시력을 잃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열다섯 살에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한 뒤 미친 듯이 독서에 몰두했다. 열여덟 살에 아버지마저 여의고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금 시굴자, 레스토랑 웨이터, 떠돌이 노동자 등으로 일하면서,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집필한 첫 번째 저서 『The True Believer』를 1951년에 발표했다. 나치즘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황폐화된 직후에 나온 이 책은 집단 동일시에 관한 심리 연구서로 그에게 엄청난 명성을 안겨주었으며, 오늘날에도 테러리스트와 자살폭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지침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Thoughts on the Nature of Mass Movements(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단상)"라는 부제가 소개하듯이 이성적인 분석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중운동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떤 이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모든 대중운동이나 대중운동가가 성공을 거두거나 비이성적인 주장을 펼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중운동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에 기초해 이해할 수 없는 규모의 인기를 누리며 이해할 수 없는 부작용을 인류에 남기며 실패했다. 물론 아직 진행 중인 경우도 있지만,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중운동 또는 조직이 많다.
저자는 이런 대중운동이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 "자존감을 상실한 개인들에게 얼토당토않은 미래를 약속하면서 아주 과장된 공공의 적을 내세우는" 전술을 소개한다. 자존감을 잃거나 아직 자존감이 형성되지 않은 많은 현대인은 간혹 말도 안 되는 선전에 따라 말도 안 되는 행동에 동참하곤 한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신조로 사람들을 현혹하려면 그 신조는 애매해야 하며, 이해할 수 없거나 애매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검증 불가능해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최근까지도 얼핏 들으면 그 존재를 특정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지칭하면서 그 대상과의 대결을 명분으로 비이성적인 행동을 독려하는데도 주변에 있는 나름대로 현명했던 동료들이 이에 동참하는 일을 많이 목격한다. 이들이 바로 이런 전술에 넘어간 것으로 보면 된다. 이런 일이 바로 선전‧선동의 전형인 것이다.
책을 상세히 소개하지는 않겠지만 몇몇 밑줄을 그으며 읽었던 구절을 소개한다(최대한 직역이다). 모쪼록 지나고 보면 웃기지도 않은 일인데도 당시에는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다"고 느끼는 일을 겪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고 '자존감'을 회복해 다시는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이미 자신은 깨닫지 못하지만 누가 봐도 선동에 이미 빠져 있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분들이 이 책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 부족할 때보다는 가진 것이 꽤 있는 상태에서 더 많은 결핍을 느낄 때 더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p36)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확실치는 않지만 평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p95)
"(비이성적인 선동에 넘어가는 이들이 이성적으로 생각할 때 느낄 만한) 위험에 겁먹거나 장애에 좌절하거나 모순되는 상황에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그런 것들을 아예 부인하기 때문이다." (p100)
"어렵지 않게 자기 자신을 기만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스스로도 잘 기만당한다." (p103)
"증오만큼 동원하기 쉽고 포괄적인 단결 기제는 없다." (p113)
"대중운동은 특정 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도 확산할 수 있지만 (공공의) 악이 있다는 믿음이 없이는 확산할 수 없다." (p113)
"신이 이상적인 존재이듯, (선동가들이 동원하는) 공공의 적은 흔히 전지전능하고 어디나 있다고 강조된다." (p115)
"증오는 특별히 자신들이 무언가에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스스로 무력감, 자신 없음, 비겁함 등의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즉 자기비하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p117)
"미국인들이 진심으로 외국인들을 증오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생활양식에 자신감을 잃었다는 징표일 수 있다." (p120)
"공허함을 느끼던 사람들은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증오함으로써 삶의 의미와 목표 의식을 느끼게 될 수 있다." (p122)
"사실을 일정 부분 왜곡하지 않고는 대중운동은 성공할 수 없다." (p143)
"좌절감에 빠져 있는 사람이 선동에 따르는 이유는 그 선동이 약속의 땅으로 자신을 이끌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다만 그 선동에 따름으로써 자신이 원치 않는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146)
"(선동에 동참한) 대중이 갈망하는 자유란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자율적인 존재가 되려 할 때 느끼는 중압감에서의 자유이다."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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