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국 QE의 목적 및 특징: 대체로 ▲정책금리가 비교적 높은 상황에서도 ▲금융시장 기능 회복과 재정조달 지원을 목적으로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자산을 매입하는 것이 특징이나, 국가별로 QE 도입 여건이나 규모, 방식 등이 상이
- 장기금리 하락을 통한 수요 진작과 인플레이션 견인을 목표로 QE를 도입했던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손상된 금융시장의 기능을 회복하고 정부의 재정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주 목적
- 브라질 중앙은행장 “환율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처럼 채권매입은 금리 변동성 완화가 목적”. 남아공 중앙은행장 “자산매입은 시장기능 회복을 위한 것”
-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유발은 선진국 입장에서는 QE의 목표인 반면, 신흥국에게는 QE 실행에 따른 리스크. 따라서 대규모 QE로 중앙은행 B/S가 크게 증가한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매입 여력이 제한
-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자산매입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대체로 QE 규모가 GDP의 15~20%에 달하는 선진국과 달리 대체로 5% 미만
- 다만, 신흥국 사이에서도 QE 실행의 배경이나 여력, 규모 등이 국가별로 상이
[Group 1] 저금리 국가의 전면적 QE - 이스라엘∙폴란드∙칠레 등
- 이 국가들은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 후 공식적으로 QE를 도입하고 목표 매입 규모가 GDP의 3% 이상으로 비교적 크다는 점에서 선진국과 유사
- 이스라엘은 신흥국 중 유일하게 QE 경험(`09.3~8월, 180억셰켈)이 있는 국가로 3/23일 QE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500억셰컬(GDP의 3.6%)을 목표로 자산을 매입 중
- 폴란드는 QE 목표∙기간 등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5월 중순까지 이미 721억즐로티(GDP의 3.2%)를 매입했으며, 최대 2천억즐로티(GDP의 8.7%, UBS)에 달할 가능성
- 칠레는 3/19일 6.5조페소($80억, GDP의 3%) 규모 은행채 매입 계획을 발표. 중앙은행의 국채매입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나 최근 전∙현직 중앙은행장들이 법률 개정을 요구
- QE의 1차적 목적은 시장 유동성 여건을 개선하고 금리인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함이나, 시장금리 하락을 유도하여 재정 조달을 지원하려는 목적도 내포
- QE 실행 후 통화가치 추가 하락 압력이 제한되고 장기금리도 안정되는 모습이나,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대응 효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완화한 영향이 큰 만큼 아직 이 나라들의 QE 실행에 따른 장기적 영향은 불확실
[Group 2] 저금리 국가의 소규모 자산매입 또는 QE 검토 - 체코∙태국∙한국 등
- 자산매입이 소규모이거나 아직 검토단계에 있는 국가들로 아직까지는 유동성 공급을 통한 금융시장 기능 회복에 초점
- 체코 의회는 4/8일 중앙은행(CNB)이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5/7일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1.00%→0.25%) 후 추가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QE 기대가 확산 중이나 전면적 QE 실행 여부는 아직 불확실
- 태국은 법적으로 중앙은행의 국채매입이 가능하며 3월 중 1천억바트를 매입. 5/20일 정책금리를 0.50%로 인하하여 실효 하한에 도달한 만큼 QE를 고려할 소지(HSBC 등)
- 한국은행은 3/26일 무제한 RP 매입 제도를 도입하고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3/20일과 4/10일에 각각 1.5조원 규모 국고채를 매입. 5/28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0%로 인하하고 필요시 국고채 추가 매입 가능성을 시사
- 정책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한 가운데 향후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과 정부의 재정 부담이 확대될 경우 본격적으로 QE를 실행할 가능성
- 인도∙브라질은 정책금리 및 지준율 인하, 장기대출(LTRO) 등으로 대응 중이나, 비상 상황에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춤에 따라 향후 재정적자 증가 시 국채매입에 나설 가능성. 남아공은 소규모 QE를 실행 중
- 인도 중앙은행(RBI)은 법적으로 비상 상황에서 국채를 직매입할 권한을 보유. 아직 QE 실행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3월 중순 이후 8,400억루피(발행시장 5천억, 유통시장 4,400억) 국채를 매입했으며, 향후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국채매입 규모도 증가할 가능성
- 브라질은 과거 포퓰리즘 정책에 의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면서 법적으로 중앙은행의 권한을 제한했으나, 4/17일 ‘전시예산법War Budget Law’이 통과되면서 위기 국면에서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재량권이 부여
- 남아공은 3/25일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과 시장기능 개선을 위한 국채매입을 발표. 매입 목표나 기한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5월 중순까지의 매입액은 120억란드($7억, GDP의 0.2%)
- 재정건전성 및 인플레이션 위험 등을 감안할 때 이들 국가의 QE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BofA, Bloomberg)
- 터키와 인도네시아는 고금리 통화 신흥국 중 유일하게 QE 실행을 공식화하고 발행∙유통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국채를 매입 중
- 터키는 3월말 QE 실행 발표 후 중앙은행의 국채 보유액이 빠르게 증가. 중앙은행의 국채 보유가 B/S의 5%로 제한되어 있지만 한도가 상향될 수 있다고 발표
- 인도네시아는 3/31일 행정명령을 통해 중앙은행(BI)의 국채 직매입을 허용. BI는 발행시장 매입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지만 4/21일 수쿡 입찰에서 1.72조루피아(20%)를 직매입했으며, 유통시장에서는 3월에만 153조루피아(GDP의 1%)를 매입
- 국내저축 부족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고금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재정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QE에 나서면서 ‘부채의 화폐화’ 위험이 점증
⬛ [평가] 경제활동의 Sudden-stop으로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재정∙통화정책 여력이 한계에 봉착한 것은 전세계 공통. 이에 많은 신흥국이 선진국처럼 QE를 실시 중이나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신흥국들은 차별성이 저하되어 자본유출 위험이 확대될 소지
- 주요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 속에서 현재 시장은 신흥국들의 QE 실행에 따른 잠재적 위험에 덜 민감하게 반응
–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고 ▲연준 등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투자자들의 수익률 추구를 부추기고 있으며 ▲많은 신흥국이 동시에 자산매입에 나서는 점(safety in numbers) 등은 신흥국 QE의 위험을 저평가하는 배경
- 그러나, 앞으로 미국 등 선진국들이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하고 먼저 출구전략을 모색할 경우 신흥국들은 공격적인 통화정책 실행에 따른 후유증에 노출될 가능성
– 선진국과 신흥국을 망라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QE에 나선 것은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동조화synchronized된 것일 뿐, 정책공조coordinated의 결과는 아님(BofA)
– 향후 ▲자산매입 규모와 기간 ▲불태화 여부 ▲환율 및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과 의지 여하 등에 따라 국가별로 QE 실행에 따른 위험이 부각될 소지
- 특히, 터키∙인도네시아 등 재정 및 대외건전성이 약한 고금리 국가들은 전면적 QE 실행에 따른 순기능보다 투자자 신뢰 훼손으로 인한 대규모 자본유출 등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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