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 경제 회복 속도 변화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 중
- 달러화 지수가 연중 최저치는 물론 지난 1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함
- 달러화는 7월 들어서만 3.0% 하락했고 3월 팬데믹으로 인한 킹(King) 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당시에 비교해서는 약 8.1% 급락함
- 최근 달러화 하락에 가장 큰 요인은 경제 펀더멘탈임
- 경제재개 이후 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주춤해질 조짐을 보이는 반면 유로 및 중국 등은 코로나19가 통제되고 있는 국가들의 경제 지표는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
- 달러 유동성 공급 확대와 신용경색 완화 역시 달러화 약세 요인임
- 이동제한 완화와 주요국의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적극적 통화 및 재정정책은 신용경색 현상을 크게 완화시키면서 킹 달러 현상 해소, 즉 신용경색 리스크가 빠르게 완화됨
백신 개발 진척에도 불구하고 올가을 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음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차 강화될, 즉 달러화가 재차 반등할 수 있는 요인이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올가을 미국 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5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경제로 대변되는 글로벌 뉴 사이클(New Cycle)을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고 있음도 달러화 강세 현상이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는 또 다른 근거이다. 이 밖에도 대선을 앞두고 더욱 골이 깊어지는 미중 갈등 등도 언제든지 달러화 강세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 중장기 달러화 약세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달러화 펀더멘탈이다. 〈그림6〉에서 보듯 역사적으로 미국 쌍둥이 적자, 즉 경상 및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늘 달러화 흐름에 중요한 척도 역할을 했다. 쌍둥이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경우 달러화는 추세적인 약세 현상을 보여왔다. 이처럼 달러화 펀더멘탈이라고 할 수 있는 쌍둥이 적자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향후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된 감세정책의 후유증과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미국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장기 재정수지 추계를 보더라도 재정수지 적자 폭은 상당 기간 축소될 가능성이 적다. 쌍둥이 적자가 중장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이는 달러화의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둘째,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다. 최근 몇 년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역 갈등 확산과 더불어 지난해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재진입하기 직전까지 실시되었던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QE 중단 등 긴축적 통화정책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여타 주요국 통화정책과 비교해 더욱 완화적 기조로 전환되었다. 정책 차별화 측면에서 미 연준과 여타 중앙은행 간 정책 기조가 역전된 것이다. 이러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코로나19가 완전히 퇴치되기 전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포스트 트럼프 시대이다. 11월 미 대선 전까지 미중 갈등 확산 등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잠재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선을 약 3개월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2016년 대선 당시와 같이 ‘샤이 트럼프’ 영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도 있지만, 각종 여론 조사 결과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포스트 트럼프를 고민할 시점이다.
만약 현 여론조사 결과처럼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달러화 약세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 문제가 해소되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 발 대중 불확실성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다. 특히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중심의 고립주의에 벗어나 다자간 무대로 복귀할 수 있음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드리워졌던 갈등 리스크가 상당부문 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는 위안화 등 비 달러 통화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바이든 후보 공약의 핵심은 1)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 2) 오바마케어 복귀, 3) 인프라 투자 확대, 특히 그린뉴딜 정책이다. 바이든 후보는 4년간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2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 고효율 주거단지 150만 개 건설 ▲기존 빌딩 400만 개와 주거시설 200만 개 업그레이드 ▲정부 이동 수단 전기차로 변경 ▲자동차 업계에 친환경 자동차 생산 인센티브 제공 ▲주택 소유자에 친환경 가구 도입 지원 ▲자동차 소유주에게 친환경 차로 변경 인센티브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공약 중 증세 부문은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하여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즉각 실시할 수 없는 공약이다. 반면 오바마케어 복귀 및 그린뉴딜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재정수지 부담이 다시 커질 공산이 높다. 즉 쌍둥이 적자 확대 우려가 달러화 약세 심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여기에 11월 미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레임덕 현상도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요약하면 글로벌 자금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화 추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달러화 추세를 둘러싼 주장이 아직 엇갈리고 있지만, 강달러 현상이 마무리될 요인이 부각되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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