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연구원 보고서 주요 내용)
※ 요약: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발생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지난 8년간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물가 하락 현상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저지를 위한 장기전 태세로 돌입함.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 마이너스금리정책 강화 시사와 더불어 장기금리 변동폭을 수익률관리곡선의 목표치 0%의 ±0.20%에서 ±0.25로 확대함과 아울러, 주식 편중이나 가격 왜곡 등 부작용을 감안하여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프로그램은 중단하기로 함. 일본은행의 정책방향은 여전히 디플레이션 기대심리 해소에 무게감이 실리는 가운데, 실물경제 부양 강화와 그 부작용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의 유연한 수립 및 집행에 주력하는 특징을 보임.
■ 일본 통화당국은 최근 인플레이션 발생 여부를 둘러싼 찬반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장기화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
■ 지난 3월 19일 일본은행은 정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국민들의 소비 및 금융회사의 대출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미세조정(fine-tuning)함.
-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유지하되 디플레이션 탈피와 2.0%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해 필요시 –0.2% 이하로 인하하는 등 마이너스금리정책을 확대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음.
- 이와 아울러 수익률곡선관리정책의 일환으로 0%로 설정하고 있는 장기금리 유도 목표치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변동폭을 기존의 ±0.20%에서 ±0.25%로 확대하기로 하였음.
■ 일본은 다양한 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
- 물가 하락은 소비자에 입장에서 구매력이 증대되는 혜택을 발생시키지만, 물가 하락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 기업의 설비투자 및 임금 정체라는 부작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
■ 이러한 일본의 디플레이션 장기화 사례(Japanization)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운영방향을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기대심리(deflationary mind-set) 해소에 초점을 맞추도록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함.
- 미국의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상당기간 상회하기 이전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천명함.
- 바이든 행정부의 1.9조 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사태의 극복을 위한 경기진작대책과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억눌렸던 수요(pent-up demand) 증가가 소비자물가의 과다상승(overshooting)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함.
■ 일본의 디플레이션 기대심리는 통상적으로 물가상승을 자극하는 요인들에 대해서도 무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복잡하고 만성적인(complex and sticky)’ 측면이 있음.
- 올해 들어 일본의 벤치마크 주가지수(니케이-225)는 투자자들의 위험감수 성향 증대를 겨냥한 일본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프로그램에 힘입어 30년래 최고치를 기록함.
- 이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가계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이유 등으로 인해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격상승 효과가 내구재 등 고가제품의 구입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
- ETF 매입 프로그램의 실물경제 부양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주식 편중이나 가격 왜곡 등 부작용만 부각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2016년부터 설정한 연간 6조엔 규모의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다만 연간 12조엔으로 설정된 매입 상한은 유지한 채 필요시 유연하게 개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함.
■ 일본은행의 정책방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기대심리 해소에 무게감이 실리는 가운데, 실물경제 부양 강화와 그 부작용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의 유연한 수립 및 집행에 주력하는 특징을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