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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암호자산 성장은 국채와 통화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ㆍ김태현 RA님이 발간한 보고서의 일부분을 공유한다. 디지털화폐가 과연 살아남을까에 논의가 집중됐던 것이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는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는 느낌이다.)

암호자산 거래대금 코스피 추월, 일부 기업들 결제수단으로 암호자산 추가


(출처: www.ssb.texas.gov)

전세계적으로 Crypto Currency(암호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 일 평균 거래규모가 코스피 평균 거래액을 추월하는 등 이례적인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동안 암호자산에 대해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나 거품”일 뿐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던 조지 소로스, 다이먼 JP모건 회장, 레이 달리오 등은 최근 들어 한 자산군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며 입장을 선회했고 JP모건은 암호자산 펀드 출시를 결정했다.

지난 3월 테슬라 기업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수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WeWork 등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암호자산을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은 암호자산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은 암호자산을 하나의 투자자산으로는 인정하지만 결제통화로써의 지위는 인정하지 않는 흐름이 강하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결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향후 법정통화와 공존하며 결제의 기능을 갖게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암호자산 상용화는 기존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중앙은행 역할에 큰 변화 초래

블록체인 기술이 각 산업에 적용되고 민간 디지털통화가 더욱 상용화된다면 그동안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왔던 금융시장의 구조, 중앙은행의 역할, 민간은행의 역할 등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채권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암호자산 등장과 관련해 가장 민감하면서도 논쟁적이고 중요한 이슈들은 다음 내용들일 것이다.

- 민간 암호자산(Crypto currency)이 장기적으로 결제통화로써 기능을 갖게 될 것인가?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법정통화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가?

- 민간 암호자산의 등장과 중앙은행들의 디지털화폐 발행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중앙은행은 CBDC를 활용해 더 효과적인 통화정책 툴을 갖출 수 있는가?

- 국채 수요 일부가 암호자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가?

-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기존 전통적인 금융기관 기능들을 어느정도 대체할 것인가? 

민감하고 논쟁적이면서도 고민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슈들

Q. 민간 암호자산(Crypto currency)이 장기적으로 결제통화로써 기능을 갖게 될 것인가? 궁극적으로 법정통화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가?

A. 민간 암호자산은 현재 목도하는 바와 같이 높은 가격 변동성, 결제 가능한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결제 통화로써의 기능을 갖기에 한계가 있고 법정 통화에도 거의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암호화폐가 상용화되고 가격 변동성이 둔화된다면 법정통화가 유일하게 가졌던 “결제기능”을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암호자산은 거래소 보안 등 기술적 취약점들이 남아있지만 높은 유동성과 낮은 거래비용, 익명성 등은 대체 통화로써의 높은 경쟁력이다.

Q. 암호자산의 상용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이 향후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A. 이는 민간 암호화폐가 향후 어느 정도로 이용이 확산되고, 결제의 기능을 공유하게 될 것인가에 달려있다. 민간에서 발행한 화폐가 자유롭게 발행되고 결제 수단으로써 광범위하게 활용될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적인 금리결정력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 대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통화정책에 따른 시중금리 조절 효과, 장단기 금리 간 전달 경로 등이 작동되기 어려워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영향력은 약화될 위험이 있다.

또한 자국 내에서 주로 통용되는 특정 디지털 통화의 입지가 견고해지고 타 통화 대비 경쟁력을 갖출 경우 현재와 같은 미 달러 중심의 패권주의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러시아 중앙은행이 고유 디지털 화폐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Q.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와 민간 암호화폐가 공존하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A. 민간 암호화폐의 등장은 이제껏 결제통화 기능을 유일하게 가져왔던 법정통화에 대해 잠재적 경쟁을 유발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과 각국 정부들은 필연적으로 자국의 Fiat money가 민간 암호화폐 대비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다. 1) 타 통화와의 자유로운 교환, 2) 결제의 편리성(User-friendly in the digital world), 3) 보안성 향상, 4) 안정적 가치 유지, 5) CBDC에 대한 이자 부여 방안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Q.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 증가는 국채 수요를 위축시킬 것인가?

A. 국채는 잠재적으로 민간 암호화폐, CBDC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과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갖추고, 탈 중앙화 된 구조로 가치보존의 강점을 확보한 민간 암호화폐가 예금이나 채권처럼 “이자”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암호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워낙 커 이자지급에도 불구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 어렵지만 이 역시 장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약화되고 가치 보존의 장점이 부각된다면 현재 0%에 가까운 금리를 제공하는 일부 선진국 등의 국채 수요를 일부 구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Q.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기존 전통적 금융산업의 기능을 얼마나 대체하게 될까?

A. 현재 시중 은행들은 수신, 여신, 결제, 송금 등 여러 서비스들을 한꺼번에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서비스에 도입된다면 그동안 은행만이 영위해왔던 위 기능들을 많은 핀테크 회사들이 전문화된 기능을 각각 나누어 갖추게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Unbundle of Bank).

결제나 외화 송금 시 암호자산 간에는 이미 금융기관 등 중간 매개자 없이 훨씬 낮은 수수료로 더 빠르게 실행이 가능하다. 대출 또한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암호자산 대출 또는 이를 담보로 한 법정통화 대출이 더 낮은 금리로 가능해진다. 민간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코인을 발행하고 상장하는 사례들은 향후 기업들의 새로운 자본조달 모델로써 참고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유무형 자산과 기존 전통자산에 대한 *토큰화는 통화량 증가 없이도 거래규모와 유동성을 늘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토큰화: 주식, 채권, 부동산, 그림 등의 소유권을 대변하는 토큰을 발행하는 것

다양한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잘게 쪼개어 증권화시키고 디지털상에서 쉽게 거래하는 토큰화는 유동성이 없던 유/무형 자산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예금과 채권 외에도 “이자”를 제공하는 다양한 디지털 자산이 생긴다는 점이 1차적인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민간 암호자산이 상용화된 이후에도 통화정책 유효성을 확보하고, 민간이 발행한 통화 대비 경쟁력있는 CBDC를 유지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기존 체제와 마찰을 일으키며 기존 구조를 깨뜨리는 파괴적 성격을 띄는 동시에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와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함께 몰고오는 경향이 있었다. 기술개발과 혁신의 속도가 규제의 속도를 추월해버리는 것은 신기술의 태생적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하고 지원하는 규제당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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