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원제 『미국 인프라 투자 계획의 주요 내용과 전망』) 내용 중 주요 부분 공유)
1. 배경
■ 미국의 도로, 다리, 댐, 운하, 학교와 같은 인프라 시설은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다고 평가받고 있음.
자료: World Economic Forum(2019), “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19,” http://www3.weforum.org/docs/WEF_The GlobalCompetitivenessReport2019.pdf (검색일: 2021. 4. 2). |
■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정부와 의회는 인프라 투자 계획을 여러 차례 발표한 바 있으나, 재원 조달방법, 투자규모 등의 이슈에 양당간 이견을 보이며 입법화에 성공하지 못함.
2. 인프라 투자 계획의 주요 내용
■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3월 31일 국가 기반시설 재건을 위한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American Jobs Plan)’을 발표함.
■ [주요 투자 부문] 인프라 투자 계획은 크게 △운송 인프라 △제조업·혁신 △돌봄 시설 △주택·학교·병원 △상수·통신·전력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중 운송 인프라 부문에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될 예정임.
■ [재원 조달방안] 경기부양책으로는 이례적으로 15년에 걸쳐 2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Made in America Tax Plan)이 포함되었는데, 법인세 인상, 부자증세, 국세청(IRS) 역량 강화 등이 주요 내용임.
3. 평가 및 전망
■ [경제적 효과]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미국 경제는 향후 2년 동안 빠른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장기적인 성장에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음.
- 2021년 2/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9.7%(전기대비 연율, 2021년 4월 6일 기준)로,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음.
-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1,9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발표함.
- 다만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빠른 경기확장은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고 과도한 레버리지 기반의 투자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음.
■ [재정악화 우려]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재정정책은 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
- 바이든 대통령은 3월 11일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예산법안(American Rescue Plan)」에 서명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함(3월 31일).
- 연방정부의 부채 총액은 28조 1,000억 달러(2021년 4월 2일 기준)23)로, GDP(20.9조 달러, 2020년 기준)의 130%를 상회하고 있음.
- 한편 미 연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지속적으로 매입하여 총자산이 1년동안 3조 4,000억 달러(3월 초 기준) 증가함.
■ [공화당] 공화당은 ‘인프라 재건’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하나, 증세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음.
-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이 공화당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힘.
- 공화당은 인프라 투자 계획을 6,150억 달러로 줄이고 도로, 교량과 같은 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것을 촉구함.
- 테이트 리브스(Tate Reeves) 미시시피 주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2조 달러 ‘증세 계획(tax hike plan)’으로 보이며, 경제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상당수의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함.
■ [기업] 민간기업 측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법인세 인상률(21%→28%) 등 증세정책이 과도하다고 보고 인프라 계획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음.
- 미국 상공회의소 및 미국의 주요 기업 CEO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에서 공식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계획안에 반대하고 있음.
- 국내 법인세 등 세율이 인상되면 미국기업의 해외 이전과 일자리 유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미국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음.
- 일부 기업인들은 25%의 법인세율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글로벌 최저세율 정책을 동반하지 않고 기업 납세 부담만으로 국내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음.
- 기업인들은 미국의 유류세(fuel tax)를 올리고 전기차 사용자에게 주행 마일리지에 대한 세금인 VMT를 도입하는 방안을 주장했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유류세 인상이 저소득층의 부담을 늘린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함.
■ [의회 통과 가능성] 민주당은 8월 휴회 이전에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고자 하나, 공화당이 법인세 인상 반대, 투자규모 축소 등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법안 통과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됨.
- 5개(교통부, 에너지부, 주택도시개발부, 노동부, 상무부) 부처 장관을 중심으로 구성된 팀에서 의회와 협의하여 인프라 투자 제안의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향후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임.
- 2022년 회계연도가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전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힘.
-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해 초당적 지지를 호소하였으나 공화당 의원들이 세금 인상 반대, 투자 규모 축소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제안된 인프라 투자 계획의 수정 없이 초당적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임.
- 민주당은 이미 통과된 회계연도 2021년 예산결의안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고 단순 과반만으로 표결하기 위하여 예산조정(reconciliation) 제도의 활용을 검토하고 있음.
■ [한국에 대한 영향] 대규모 인프라 투자정책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은 한국의 수출, 투자 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나,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현실화, 고위험 투자손실 발생 가능성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임.
- 건축자재, 중장비, 기계 및 부품, 철강 등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청정에너지 제품에 대한 연방조달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 바이든 대통령은 4월 2일 첫 내각회의에서 ‘연방조달 물품에 대한 미국산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한 ‘Buy American’ 정책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어 관련 논의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인상으로 미국 내 첨단기술 기업과 제약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정부는 자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하여 각국 정부에 “함께 법인세 인하 경쟁을 멈추자”며 법인세율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음.
-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위험관리에 앞서 고수익 추구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경우 금융 불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 보유자산에 비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해온 아케고스 캐피탈(Archegos Capital)이 3월 말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실패함에 따라, 아케고스 캐피탈에 돈을 빌려준 Credit Suisse, Nomura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관련 손실을 줄이기 위해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하는 일이 발생함.
- 경기하락 상황에서는 아케고스 캐피탈 사태와 유사한 사례가 재연될 경우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