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보험공사가 Jonathan Rose의 『대공황 이후 발생한 뱅크런의 특징 비교(Understanding the Speed and Size of Bank Runs in Historical Comparison)』라는 논문의 요약 부분을 번역해 소개했다. 이 논문에서는 최근 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실버게이트 등에서 발생한 뱅크런의 특징을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이 과정에서 과거 미국의 뱅크런 역사를 잘 정리하고 있다.
□ (배경) 최근 미국 은행의 연이은 뱅크런은 규모와 속도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그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규제·감독 측면에서 대응 필요
ㅇ 본 연구는 최근에 발생한 뱅크런의 심각성을 증폭시킨 요인으로 다음 세 가지에 주목
- ① 인출 기술의 발달, ② 대규모 기업예금, ③ 예금자 간의 연결성·유사성
ㅇ 위 요인들이 과거 뱅크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여 최근 발생한 뱅크런의 고유 특징을 파악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
□ (뱅크런의 속도와 규모) 최근 발생한 뱅크런은 과거 사례와 비교하여 훨씬 짧은 기간에 더 큰 규모로 예금인출이 진행됨
ㅇ (과거) ’22년 이전 발생한 뱅크런 중 가장 심각한 사례인 ’84년 컨티넨탈 일리노이(자산 8위)를 비롯해 ’08년 워싱턴뮤추얼(자산 6위)과 와코비아(자산 4위)는 7~15영업일 동안 전체 예금의 4~30%가 인출
ㅇ (최근) 반면, 최근 뱅크런이 발생한 SVB(자산 16위), 시그니처은행(자산 29위), 퍼스트리퍼블릭(자산 14위), 실버게이트(자산 128위)는 1~7영업일 동안 전체 예금의 29~87%가 인출된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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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출속도 증가 원인) 과거 사례들로부터 인출 기술의 발달, 대규모 기업예금, 예금자 간의 연결성·유사성이 인출속도 증가에 미친 영향을 비교
ㅇ (인출 기술의 발달) 최근의 기술발전이 예금인출 속도를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가계와 소기업에만 해당
- 과거 뱅크런 사례에서 예금인출의 주도적 주체는 대기업의 대규모 비보호예금이었고, 대기업은 1970년대 후반부터 이미 은행 전신실(wire room)을 통해 자동화된 전자식 예금인출이 가능했음
- 전신실: 전자방식으로 고객의 예금 입출금 등 자금이체 및 주문 요청을 이행
- FDIC 전 의장인 Sprague는 '84년 컨티넨탈 일리노이에서 발생한 뱅크런을 전 세계적 규모의 "번개처럼 빠른 전자방식의 런"으로 묘사
-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뱅킹은 가계 및 소기업의 인출속도를 몇시간에서 하루 또는 이틀 앞당겼지만, 과거에 예금자들이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예금인출을 며칠씩 기다렸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음
- 1970년대에 거액예금자들이 선호하지 않았던 수표를 통한 인출의 경우에도 평균 2일 미만이 소요
-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은행은 두 은행이 각각 운영했던 지급 네트워크 때문에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았음
- 각각 Silvergate Exchange Network(SEN)와 Signet으로 가상자산 고객들이 은행간 자금이체로 인한 지연 없이 실시간 자금을 이체하기 위해 사용
- SVB 예금자는 기술·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의 비중이 높았으며, 이들은 공통의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인출 조언을 받았고, 런이 진행 중인 동안에도 서로 소통한 것으로 알려짐
- 반면, 과거 컨티넨탈은행도 기업의 비보호예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기업고객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업종에 분산됨
- 워싱턴뮤추얼과 와코비아는 소매예금을 포함해 훨씬 더 다양한 예금자 기반을 가짐
□ (결론)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뱅크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예금자 기반의 특성(연결성 및 유사성)이며, 이를 규제·감독에 반영 필요
ㅇ (대상) 대규모 기업예금이 집중되어 있는 대형은행 등
ㅇ (수집정보) 예금자들의 연결성·유사성 등 동시인출에 영향을 주는 정보
ㅇ (활용방안) 스트레스 테스트, 예금보험료 산정 등 규제·감독 목적으로 활용
☞ 평가 및 시사점
□ 본 논문은 여러 매체의 주장과는 달리 예금인출 기술의 발전이 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나, SNS 등을 이용한 정보확산은 예금자행태의 동조성을 강화시켜 런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
ㅇ 특히, 예금자들이 특정 업종이나 집단에 편중되어 있을 때 이들 간의 정보공유는 런을 가속화시키며, 실제로 SVB 사태 당시 트위터를 통한 정보확산이 런을 더욱 촉진함(Cookson et al, 2023, "Social Media as a Bank Run Catalyst", SSRN 4422754)
□ 다만, 규제당국은 예금자들 간의 연결성 및 유사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대규모 기업예금의 인출 유인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
ㅇ 과거 뱅크런에서 예금인출은 주로 기업의 비보호예금에서 나타났고, 특히 기업의 결제성예금은 미지급 시 실물경제에 파급효과가 큼
ㅇ 이에 대한 안전장치로서 최근 FDIC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업의 결제성 예금에 대한 보호확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