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부실화 문제와 미국 시장금리 상승 충격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 코스피도 지난 5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오늘도 하락 출발했다. 코스피는 지난 11거래일 가운데 하루만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이달 들어 4.3% 떨어진 것이어서 다소 충격이 크지만, 좀 길게 보면 올해 들어 12.7% 올랐고 1년 전보다 0.1% 높은 수준이다. 환율도 급등하고 채권금리도 상승세다.
주식시장 상황에 대해 이미 하반기에 조심하라고 주장해 온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님의 오늘 보고서는 주가가 1차 지지선에 다다랐으며 추가 하락해도 속도는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나는 시장 관련 보고서에서 늘 전망의 숫자나 방향도 중요하지만, 전망의 근거로 제시하는 배경과 논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오늘 보고서는 의미있게 읽었다.
오늘 보고서에서 중국 상황에 대해 "(미국) 리쇼어링(정책)의 영향으로 제조업과 수출이 부진한데 부동산 규제를 수년간 진행해온 결과 3대 디벨로퍼들의 크레딧 디폴트가 우려되는 정도까지 왔다"라는 진단이 눈길을 끌었다. 두 가지 큰 요인 모두 '정책적'인 부분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책이야 그렇다고 해도, 중국 국내 부동산 문제는 '수년간 진행해 온 규제'의 여파라는 지적이다. 규제로 일단 어느정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세계 경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거의 매일, 매시간 뉴스에 언급될 만큼 단골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폐친 작가님이 저서에서 지적했듯이 우리가 아는 중국은 그저 초고속 열차를 타고 휙 지나가며 느낀 수준에 그칠 지도 모른다.
우리는 옆 나라인데다가 역사적으로 가깝게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를 추가하면서 중국을 "좀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이 책에서 본 명, 청, 뭐 그런 나라인가? 그렇다고 쳐도 오늘날 한국이 고려, 조선, 뭐 그런 나라인가? 금융시장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요즘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다 망했다"라든가 "다 왔다"라든가 하는 막연한 말에 신경쓸 일이 아니다. 가격은 비싸면 더 못 오르고, 싸면 더 못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