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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지표로 확인된 중국 경제 부진의 늪

중국 경제와 관련한 우려가 날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수출입 실적과 각종 심리 지표에 이어 최근 발표된 실물 경제 지표도 중국 경제가 회복은커녕 부진의 늪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 민간소비, 고정자산 투자 등이 전년 동월보다 감소하지는 않았으나 증가율이 시장의 기대보다 낮고 최근 둔화 추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 팬데믹에서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답을 찾으려면 배경을 분석해야 할 텐데, 배경을 파악하는 일 자체가 보안 스티커를 붙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처럼 답답한 상황이다. 

(중국 1인당 국민소득. 출처: World Bank)

중진국 함정,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모순, 현재 정치 지도체제의 본질적 약점, 전례없는 미국의 견제 등 전문가들의 지적은 전공 분야만큼이나 다양하게 나온다. 중국 당국의 대처도 답답할 정도로 소극적이다. 어쩌면 중국 당국도 현황 파악이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일 듯하다.

오래된 게임 중 하나인 '신문지 올라가기' 게임을 지켜보는 심정이다. 신문지를 펼쳐놓고 최대한 많은 사람이 올라간 다음 성공하면 절반씩 신문지를 접는 게임이다. 면적이 줄어드는 만큼 좁은 곳에서 최대한 참가자들이 단합해 중심을 잡는 수 밖에 묘수가 없다. 그나마 이 게임에서는 경쟁자가 전부 탈락하면 승리가 결정되고 게임이 끝나지만, 중국 경제는 그런 상태도 아니다.

그래도 결국 중국 당국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일이다. 어떤 정책이어야 한다는 정답도 없고 그런 훈수를 두는 사람이 책임질 것도 아니다. 당분간 중국 정부를 바라보는 전세계의 눈에 점점 힘이 들어갈 것 같다. 최근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하이투자증권 자료를 소개한다.


- 쌍절벽 리스크 직면을 보여주는 중국 7 월 경제지표
  • 중국 경제가 이례적으로 수출입 절벽과 함께 내수 절벽이라는 쌍절벽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당사가 강조했던 질서 있는 경기침체(혹은 신용리스크가)가 현실화되고 있음
  • 7월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소비, 생산 및 투자의 트리플 둔화는 물론 둔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줌
  •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개발업체의 잇따른 채무 불이행 사태가 고용시장 악화와 투자 부진을 압력을 높이는 가운데 수출 부진은 제조업 경기 및 고정투자 부진을 가속화시키고 있음
  • 참고로 질서있는 경기침체(혹은 신용리스크)란 정부 통제하의 금융시스템이 무질서한 신용이벤트 발생 및 은행시스템 붕괴를 막아주는 상황에서 경기는 침체국면에 진입함을 의미함. 그러나, 부채 리스크를 은행들이 떠안고 각종 구조적 리스크 해소가 지연되면서 경기는 장기 불황, 즉 일본형 대차대조표 불황에 진입할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음을 동시에 의미함
- 청년실업률 지표 발표마저 중단
  • 생산자물가와 함께 중국 경기의 부진을 대변하던 청년실업률(16~24세)의 발표를 중단한 조치는 중국 경기가 직면한 심각한 침체 리스크와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확대를 뒷받침함. 참고로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21.3%였음
  • 특히, 청년실업률 발표 중단 파장은 중국 정책 불확실성 확산과 함께 투자 심리 추가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높음
  • 청년실업률 중단 발표가 수시간 만에 중국 소셜 미디어인 Weibo(웨이보)에서 1억 4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중국인들에게도 관심사이 높은 이슈였음
  • 중국 정부가 올 봄 33년전에 시작한 월간 소비자신뢰지수 공개를 중단한데 이어 청년실업률마저 발표를 중단한 배경에는 이들 경제지표가 시진핑 3기 체제의 주요 아젠다인 공동부유와 국진민퇴(민간기업은 역할을 다 했으니 이제 물러나고 국유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 정책의 실패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여겨짐
- 뒷북 금리인하로는 올해 5%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
  •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대출금리를 종전 2.65%에서 2.50%로 0.15%p 인하를 단행함.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지난 6월 2.75%에서 2.65%로 MLF 대출 금리를 인하한 이후 2개월 만임. 또한 인민은행은 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당초 1.9%에서 1.8%로 0.1%p 인하함.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약 6,050억 위안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함
  • 그러나, 다소 뒤늦은 금리인하 조치만으로 중국 경기가 질서있는 침체 리스크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임.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한 5.5% 달성이 이미 어려워진 상황이며 5% 달성 마저도 쉽지 않음
  • JP Morgan은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을 4.9%로 하향 조정했고 바클레이즈 역시 중국 GDP 성장률을 0.4%p 하향한 4.5%로 대폭 하향함.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이 3%였음을 감안하면 4%대 성장률은 중국 경제 입장에서는 사실상 침체 수준임
- 신용리스크를 동반한 구조적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
  • 중국 경제가 일본형 장기 불황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금리인하와 미세적인 재정부양책만으로 위기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워짐
  • 더욱이 미국이 중국 경제의 위기를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음도 중국 경제에는 또 다른 리스크임. 얼마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부를 '악당(Bad folks)'이라 칭하며 최근 악화된 중국 경제 상황을 '시한폭탄'에 빗댄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음
  • 결국 중국 정부입장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성이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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