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斷想) 성장잠재력은 성장으로 입증할 때만 의미가 있다

(※ 단상(斷想)이란 '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이라는 뜻이다. 아래 글은 평소 생각했던 것을 가볍게 적은 것이다.)

인구도 많고 땅도 넓은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을 이야기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이렇게 말하는 데는 나름대로, 그리고 말하는 사람마다 이런 저런 근거가 많을 것이다. 내수시장이 큰 데다가 국내적으로 정치 상황도 안정된 편이다. 더구나 정부는 꾸준히 경제 발전을 목표로 내세운다. 게다가 부존 자원도 풍족한 편이다.

하지만 성장잠재력이란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객관적인 지표로 살펴 본 성장잠재력이 같은 두 나라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돌아본 실제 경제 성장 결과는 크게 다를 수 있으며, 실제 그런 경우도 많이 본다. 몇년 전 자카르타에서 짧게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현지 경영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과제도 수행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현지 금융업체의 한 간부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던 중 나는 "인도네시아는 정말 성장잠재력이 엄청나다"고 말해줬다. 상대에 대한 칭찬도 할 겸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던진 말이었다. 그런데 고맙다고 답례를 하는 듯하더니 상대는 화라도 난 것처럼 다소 흥분해서 "그런 소리 다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안하면서도 의아해하는 내게 그 사람은 "그런 말은 아마 천년 전부터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는 성장잠재력이라는 것은 실현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실제로 다음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의 반응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위 그림은 실질구매력평가(PPP) 환율을 기준으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를 해당 년도 미국 GDP 대비 퍼센트로 환산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일단 연도별로 퍼센트를 구한 다음 다시 퍼센트 수치별로 재배열해 각각 10% 정도일 때를 기준으로 재배치하고, 그 다음 연도별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 미국 대비 중국의 1인당 GDP는 10%에서 15%까지 성장하는 데 약 6년 걸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무려 17년이나 걸렸다. 게다가 인도네시아의 미국 대비 1인당 GDP 비율은 19년차부터 다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으며 20년차에는 35%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게 두 나라 사이의 성과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중국이 정상적이 아니라거나 운이 좋았다거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중국보다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점을 부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그림 중간에 인도에 대한 자료가 포함된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이며 영토도 세계 최대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핵보유국이며 영어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국민들의 지적 능력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수학 실력은 이미 유명하다. 그런 것을 포함해 인도에 대해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실제로 인도는 미국 대비 1인당 GDP 비율 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과 비교하면 훨씬 뒤쳐진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미국 대비 1인당 GDP 비율이 10%에서 15%까지 성장하는 데 약 6년이 걸린 반면 인도는 11년이 걸렸다. 물론 인도네시아의 16년보다 짧고, 앞으로 이런 추세를 지속한다면 거대한 인구와 영토를 고려할 때 또 하나의 경제 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성장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성장잠재력을 실제 성장으로 실현시켜야 하는 제일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인도의 1인당 GDP는 겨우 미국의 15%를 돌파한 낮은 수준이다. 아직 성공을 말하기는 이르다.


★★★
★★★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스크랩 KoreaViews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암호화페 AI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미국 인구 한은 에너지 인공지능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논평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경제학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