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 중 하나는 부동산 PF 대출 부실 우려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정책 실패와 코로나 팬데믹 대응 통화 완화 정책에 이은 투자 열풍에 2017년 말부터 2021년 중반까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이어 2021년 중ㆍ후반부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이를 억제하기 위한 초긴축 정책 선회로 부동산 시장은 급랭했다.
아래 그림은 한국부동산원 자료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전국)를 이용해 필자가 계산한 전국, 수도권 및 서울의 실질 단위당 중위 아파트 매매가격의 지난 10년간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 실질 기준 단위당 아파트 매매가격 중간값은 최근 2년간 그야말로 폭락했으며, 최근 들어 바닥권을 다지고 있다.
전국 가격은 이미 문재인 정부 초기 수준으로 돌아갔을 정도로 하락세가 가팔랐다. 그 여파와 시중 금리 급등으로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해 집행된 PF 대출도 부실화가 불가피했다. 당국의 잇따른 대책으로 위기 국면은 넘어섰다지만, 여전히 금융업권별로, 업체별로 부실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래 그림은 9월12일 제3차 PF 사업 정상화 추진 상황 점검 회의에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정리한 최근 상황이다. 그림에서 보듯 전체 연체율은 2.17%로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증권사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17.28%로 3월보다 상당폭 상승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업체 연체율도 3개월 사이 상승했다.
이에 금리를 낮추거나 통화 긴축을 완화하면 도움이 되겠으나 역시 부동산 시장 재과열 위험과 이미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문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가계 DSR은 2022년 말 기준 14.3%로 미국의 7.7%를 큰 폭으로 웃돈다.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축소 의지는 강하지만,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