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이슈도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하는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주요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는 원유 등 1차에너지의 세계 및 대한민국 공급망 데이터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사진 출처: www.enterprisesg.gov.sg) |
세계 에너지 생산ㆍ소비ㆍ이동
2022년 기준으로 세계 원유의 28.8%는 중동국가 중심의 OPEC에서 생산되었다. 2023년 3분기
OPEC의 원유생산 비중은 27.3%로 예상된다. 2023년 3분기 잠정 수요는 102.17mb/d, 잠정 생산은 100.73mb/d로 수요량이 생산량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는 소비지와 생산지가 상이하여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3년 3분기에 북해 원유를 생산하는 유럽도 약 26% 내외의 자급능력을 가지며, OECD 회원국 전체 자급능력 수준도 67~70% 수준이다. 다만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자급능력은 100% 내외로 미국만이 원유의 자립을 이루었다. 2023년 3분기에 미국 액상천연가스 등의 증산으로 미국내 생산량이 소폭 증가할 것이다.
천연가스의 경우도 소비지와 생산지 간 불일치의 정도가크다.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한민국과 일본은 천연가스 소비가 큰 국가이나 생산이 없는 자급능력 ‘0’인 국가이다. 미국은 천연가스 자급률 100%에 이미 도달하였으며, 천연가스를 액화한 LNG를 수출하는 국가이다. 러시아는 미국 다음의 천연가스 생산국가이다.
[표3]은 인도네시아, 호주, 러시아가 석탄의 3대 수출국임을 보여준다. 석탄 교역량의 76.1%가 아시아로 수출되며 중국, 일본, 대한민국이 3대 수입국이다. 석탄 발전량이 발전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제철을 위한 코크스 사용이 많은 아시아로의 이동 물량이 전체 교역량의 3/4을 차지한다. 미국은 2022년 기준으로 석탄 순수출국이다.
미국이 원유ㆍ가스ㆍ석탄에서 에너지 자립을 이루었다는 점은 1970년대의 오일쇼크 시기의 시장상황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에너지 자원의 공급망 분석과 대응
우선, 에너지원의 가격 폭등의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은 연료원을 다양화하여 특정 에너지에서 시작된 가격 충격이 시차를 두고 변화하도록 하여 전체 가격 급등을 방지하고 물가 안정 정책 마련을 마련하는 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내 1차에너지 공급 구조는 2022년 기준으로 석유 38%, 가스 20%, 석탄 26%, 원자력 11%, 재생에너지 5%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기본은 특정 국가 의존성 완화와 국내 연료 전달체계의 효율 향상이다. 에너지 자원의 분포 특징은 생산지가 일부 지역 편중되어 있고 미국을 제외한 대규모 소비국의 자급 능력이 낮다는 것이다. 소비국의 공급 통제권이 없어 대부분의 소비국은 에너지 가격의 외부 충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에너지 가격 폭등 시 국가 경제를 어렵게 하는 이유이다.
국내 에너지 도입선 구조와 연료 도입 비중을 정리한 것이 [표 6]이다. 원유의 경우 2019년에 약 1억 4,300만 톤을 수입하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입량은 감소하여 2021년에는 1억 2,900만 톤을 도입하였다.
에너지 자원별 도입처를 살펴보면 2019년 이래로 원유 수입량의 70% 내외가 중동으로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2023년 8월까지의 국내 누적 원유 수입량 중 중동 물량 비중은 74%에 육박하여 2022년 말보다 5%p 증가하는데, 이는 러시아 도입 물량 비중이 줄면서 중동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갔기 때문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지역 간 가격 차이가 벌어져 도입선이 다양화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도입 비중은 중동 35%, 오세아니아 25%, 아프리카 16% 그리고 북미 11%로 나타난다. 석탄 도입은 아시아, 러시아, 오세아니아로 삼분되어 있다.
국내 세제 및 에너지 시장 구조도 에너지 가격 충격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 「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법」은 유류세 세율을 행정부가 상황 변화에 대응하도록 탄력세율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동법 제2조제3항). 이로써 최종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가격을 정부가 조정할 수 있다.
둘째, 전력ㆍ가스시장 구조는 유가가 전기ㆍ가스 요금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전기의 경우 전력 도매가격을 주로 결정하는 발전용 가스 요금을 반영하되 약 2~4개월 후행하여 반영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열ㆍ난방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민수용ㆍ상업용ㆍ도시가스발전용 가스의 경우 LNG 원가 변동 이후 1~2개월 시간차를 두고 요금에 원가를 반영한다. 이로써 유가 폭등이 발생해도 전기ㆍ가스 요금 인상 요인을 완충할 수 있다.
에너지 자원 수급 및 가격 완충 대책 필요
전쟁의 확대 여부와 지속 기간의 불확실성에 따라 에너지 가격은 요동칠 것이며 국가 간 수급도 이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기도 전에 이란 등 중동국가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개입하면 에너지 가격 불안정과 수송로 봉쇄에 따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분쟁에 대한 단기 대응 방안으로는 ① 전기차 보급 확산 등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의 영향, 세계 경제 상황 및 두 개의 전쟁에 따른 영향 등에 대한 종합적인 모니터링 강화, ② 다양한 상황을 상정한 대응책 준비 ③ 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의 적정성 검토 등을 들 수 있다.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장기 대응책으로 ① 에너지 도입선 및 에너지원 다변화, ② 적정 수준의 장기계약을 통한 가격 헷징(hedging), ③ 에너지 자원 가격의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결정 구조의 개선 ④ 전문성에 기반한 구매 시점 선택, ⑤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투자, ⑥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 개선 및 관련 연구개발 확충 등의 전략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2022년과 같이 연료 가격 급등에 따른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 발생 방지를 위하여 연료 가격 중심의 전력시장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