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매주 월요일 아침, MBC 라디오 손에잡히는경제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 주에 예정된 주요 국내외 경제 통계 발표 일정과 금융시장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행사 계획을 추려서 소개하고, 그 가운데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할 한두 가지 사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늘 2024년 1월 15일 방송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사진 출처: fibre2fashion.com) |
Q: 이번 주 눈여겨 볼 지표나 행사
- 지난 주 금융시장 성적을 간단히 정리하면, 코스피는 2.1% 하락하면서 3.1%와 1.8% 각각 오른 나스닥과 S&P500지수에 크게 뒤졌다. 원화와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큰 변동이 없었다. 이번 주 일정으로는 15일(월) 대만이 총통 및 입법위원 선거 이후 첫 영업일을 맞는다. 미국은 휴일로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16일(화) 한국에서는 12월 수출입물가지수가 발표된다. 17일(수) 한국에서는 11월 통화ㆍ유동성 지표가, 중국에서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12월 생산, 소비, 투자 지표가 각각 발표된다. 같은 날,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행사도 개최된다. 18일(목)은 큰 일정이 없고, 19일(금)에는 일본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와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조사 통계가 각각 발표된다.
Q: 중국 성장률 지표
- 경제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경제나 금융시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 중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이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훨씬 앞서는 상황이다. 그만큼 중국에 의존도가 특별히 크고 인접국인 한국 경제에는 중국 상황이 최대 위험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들의 중국 4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 5.2%로 집계됐는데, 이는 직전 분기, 즉, 3분기의 실제 성적인 4.9% 성장에서 약간 높아진 것이다.
Q: 그럼 중국 경제가 회복에 성공했다고 말 할 수 있는 건가?
- 물론 3분기보다 성장률이 높으면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각각 4.5%와 6.3%였으니, 4분기 성장률 5.2%는 확실한 반등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울퉁불퉁한, 진폭이 큰 추세가 이어진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는다. 평균을 내 보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5.2%가 된다. 성장률이 1%대 초반인 우리로서는 저 정도면 부럽다고 하겠지만, 문제는 중국은 아직 1인당 GDP가 1만2천달러 수준인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저 정도 성장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3천달러 수준이니까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Q: 그래도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소식 아닌가?
-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중국 성장률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모양으로 개선된다면 다행스러운 소식일 것이다. 다만, 아직 들쭉날쭉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서 오히려 헷갈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즉, 성장률이 걱정스러울만큼 나쁘면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확산할 것이다. 또, 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될 테고, 투자자들은 당국의 태도를 보면서 선제적으로 베팅에 나설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당국이 망설이는 가운데 숫자가 좋다가 나쁘다가 하고 부양책 얘기도 나오다가 말다가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면 투자자들은 그냥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오히려 심각해지는 것이다.
Q: 그럼 중국 성장률 둔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 중국 성장률 부진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다만, 소득수준이 중진국 대열에 진입하거나 진입하기 직전에 성장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진단이 대세다. 노동력 증가에 따른 생산 증가가 지금껏 성장을 주도했다고 보이는데, 인구가 줄고 값싼 노동력 공급은 정체되는 반면에, 생산성의 획기적 개선이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미국과의 패권 및 기술 경쟁으로 다방면에서 제약이 따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를 부양해서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면 좋겠는데, 부동산 부문의 부실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깊어서, 그것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결국, 성장률은 상당기간 부진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Q: 국내 통계 중에는 수출입물가지수?
-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입 물가를 원화 환율로 환산한 뒤 이를 지수로 만든 것이다. 월별로 변동이 제법 커서 주로 전년 동월 대비 변동률을 기준으로 추세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수출물가는 수출기업들의 영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름대로 중요하다. 반면, 수입물가는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처럼 인플레이션에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는 주로 수입물가에 관심이 더 큰 편이다. 직전 발표 기간이었던 지난해 11월의 경우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5% 떨어지면서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올랐던 효과가 꺼지면서 나타나는, 이른바 역기저효과 때문이다. 다만, 하락폭은 점차 작아지는 추세다. 물론,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하긴 하지만, 하락폭이 작아질 때는 업체들이 수입물가 하락 효과를 반영하는 데 망설일 수도 있어서, 앞으로 환율과 내수 소비 등을 보고 업체들이 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